이글은 경향신문 2011-10-06일자 사설 '‘부자감세’ 철회하면서 부자세금 깎아주다니'를 퍼왔습니다.
정부가 소득세 추가감세를 철회하면서 고소득자에 대한 공제 축소안도 함께 없애 고소득 근로자의 세부담이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지난 9월 여론에 등떠밀려 소득세 최고구간 세율 인하를 포기한 데 따른 고소득자의 세부담 증가분을 사실상 보전해준 셈이어서 추가감세 철회의 진정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이 정부가 제출한 내년도 세법 개정안을 적용해 고액 연봉 근로소득자의 세금을 분석한 결과 소득세 최고구간(과표 8800만원 초과)이 최초로 적용되는 연봉 1억3000만원 근로자의 실질 세부담은 1516만원으로 추가감세와 공제(공제율 및 공제 한도) 축소가 이뤄진 경우보다 104만원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세 최고 세율을 현행 35%에서 33%로 낮추고(추가감세) 공제를 축소하는 경우보다 현행 세율을 그대로 두고(추가감세 철회) 공제를 줄이지 않는 경우의 감세 효과가 더 컸다는 얘기다.
연봉 1억5000만원인 경우는 추가감세에다 공제축소를 적용했을 때보다 92만원, 2억원인 경우는 63만원의 세금이 더 적은 것으로 계산됐다. 2009년 세법 개정 때 소득 1억원 초과자의 경우 세액공제(한도 50만원)를 없애고 공제율도 5%에서 1%로 낮추기로 했던 것을 개정안에서 삭제한 결과다.
정부는 최고세율 인하를 백지화함에 따라 공제 축소도 폐기한 것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둘을 패키지로 다뤄야 한다는 논리다. 하지만 최고세율 인하 백지화에 따른 고소득자들의 불만을 무마하기 위해 공제율과 공제한도를 그대로 유지시킨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고소득자의 세금이 줄게 된 것은 추가감세를 철회한 취지와 전혀 맞지 않는다. 고소득자의 실질 세부담이 늘거나 최소한 감소하지는 않도록 공제 제도를 손질했어야 마땅하다.
겉으로는 ‘부자감세’를 철회한다고 해놓고 억대 연봉자들의 세금을 오히려 깎아주겠다면 정부가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인가. 고소득자에 대한 소득공제는 최고세율 인하 여부와 상관없이 ‘비과세 감면 축소’ 문제로 다뤄야 한다는 이 의원의 지적은 백번 옳다. 8000만원 소득자의 경우 이미 1400만원의 소득공제를 받게 돼 있는 실정이다. 국회는 부자감세를 철회한다면서 실제로는 부자감세를 더 확대하는 세법 개정안을 바로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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