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6월 30일 목요일

[열차여행] 곡성 섬진강 ‘기차마을’

이글은 경향신문의 기사를 퍼왔습니다.

ㆍ강바람 가르는 기적소리, 과거와 마주치다

길은 강을 따라 난다. 아니, 강을 따라 달릴 때 가장 아름답다. 전남 곡성을 지나는 17번 국도는 섬진강의 강 허리를 한 움큼 베어 안는다. 유하면서 안온하게 흐르는 섬진강처럼 길은 조용하지만 정확하게 강 모양을 빼닮았다. 이 길 위로 철로가 포개진다. 마치 철로도 강을 따라 달릴 때 가장 아름답다는 듯 기찻길은 직선을 포기하고 곡선을 택했다. 모두가 빨리를 외칠 때 느릿느릿 한숨 쉬고 돌아가는 곡성여행이 강따라 길따라 철로따라 펼쳐진다.

열차는 우리에게 과거일까 현재일까 미래일까. 그 해답을 찾는 여정으로 전남 곡성을 택했다. 전남 곡성역에서 약 1㎞ 떨어진 곳에 옛 곡성역이 있다. 순서를 따지자면 옛 곡성역이 먼저다. 일제강점기인 1933년 세워졌다. 옛 곡성역이 있는 곡성읍 오곡면 오지리 주민은 “전라도의 곡식을 실어가기 위해 생긴 역”이라 했다. 혹자는 “섬진강의 고운 모래를 실어가던 역”이라 했다. 역 앞에는 일본인이 쓰던 양곡창고가 여전히 남아있다. 한때 ‘곡식 곡(穀)’자를 써 곡성을 표기했다니 땅의 비옥함이 역이 생긴 이유였으리라.


역은 1999년 기능을 잃었다. 섬진강을 따라 S라인으로 흐르는 철로가 문제였다. 속도를 낼 수 없는 곡선 철로 대신 직선 전라선이 생겼다. 60여년 자리를 지키던 역과 함께 폐선은 흉물로 남을 위기에 처했다. 곡성군은 2005년 옛 곡성역과 13.2㎞에 달하는 철로를 모두 매입했다. 

과거로 묻힐 뻔한 옛 곡성역은 재해석되기 시작했다. 증기기관차와 레일바이크가 폐선을 오고가고 역 주변에는 1950년대를 재현한 영화세트장이 들어섰다. 옛 곡성역은 역사적 가치가 인정돼 2004년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맞배지붕을 멋스럽게 드러낸 역사와 수하물창고는 영화촬영 때문에 조금 손을 본 것 외에는 옛 모습 그대로다. 

옛 곡성역에 서 있노라면 ‘뚜우뚜우’ 기적 소리가 아련하게 들려온다. 1967년까지 70여년간 우리 땅을 누볐던 증기기관차 소리다. 이어 시커먼 옷을 입은 증기기관차가 곡성역에 몸을 드러낸다. 일반 디젤기관차를 개조해 옛 증기기관차를 재현한 것이지만 새하얀 수증기까지 내뿜으며 숨고르기를 한다. 

곡성역에서 가정역까지 약 10㎞의 거리. 열차는 고작해야 시속 25~30㎞ 속력을 낸다. 그렇다고 느리다 무시할 수 없다. 이 길은 느리게 지날수록 매력적이기 때문. 길이가 무려 212.3㎞에 달하는 섬진강이 ‘강다운 모양새’를 갖추는 곳이 곡성에서부터다. 끊임없이 덜컹대며 열차의 리듬과 유유자적 강의 흐름이 이곳만큼 잘 어울리는 곳도 없을 터. 유홍준 교수는 책 에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철길 중 하나로 꼽았다. 


곡성에서 출발해 약 25분을 달린 열차는 가정역에 멈춘다. 가정역 근처에는 기차펜션, 곡성섬진강천문대, 곡성청소년야영장 등이 있다. 25분을 쉬고 되돌아가는 열차에 오르지 않아도 된다면 가정역 인근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다. 특히 이 일대를 따라 조성된 자전거길은 매혹적이다. 가정역에서 섬진강 건너편 두계마을과 가정마을 앞으로 자전거길이 나있다. 섬진강과 17번 국도, 철로를 나란히 왼쪽에 두고 페달을 밟으면 들꽃 향기가 강바람에 실려 온다. 자전거는 가정역 인근 매점과 청소년야영장에서 빌릴 수 있다. 

침곡~가정역까지는 레일바이크도 운행 중이다. 증기기관차가 지나간 길을 따라 5.1㎞ 철로 위로 페달을 구른다. 속도는 더 느려지고 섬진강의 풍경은 그만큼 더 많이 담긴다. 4~5월 철쭉이 필 때가 가장 예쁘다고들 하지만 장마철 우비를 입고 타는 레일바이크 체험객도 많다.


섬진강 기차마을에 돌아오면 시간여행이 계속된다. 50년대 풍광을 재현해놓은 영화 세트장이 자리잡고 있다. 사진관, 전당포, 국밥집을 비롯해 1968년 영화 의 간판이 걸려있는 영화관도 있다. 영화 도 여기서 촬영했다.최근에는 곡성 5일장도 명물이 됐다. 끝자리 3, 8일에 서는 전통장에서는 할머니들이 보따리를 들고 나와 야채·나물 등을 내놓는다. 섬진강 기차마을을 구경왔다가 전통장까지 담아간다. 과거로 묻혔던 ‘열차’를 되살리자 곡성의 ‘미래’가 밝아진 셈. 느림의 미학이 빠름의 경제학을 앞서갈 수 있다는 것을 섬진강 기차마을이 보여주고 있다. 

■ 기차 펜션·한옥·야영장 잠자리도 풍족


곡성 섬진강기차마을에 들른다면 하룻밤을 묵어갈 것을 권한다. 쉽게 체험할 수 없는 잠자리가 인근에 포진해 있기 때문. 먼저 가정역의 기차 펜션. 실제 기차를 펜션으로 개조했는데 내부는 일반 숙소처럼 깔끔하고 쾌적하다. 

가정역 맞은편에는 곡성청소년야영장이 있다. 텐트를 빌려서 야영하는데 1동당 2만원이다. 오토캠핑객이 섬진강 바로 옆에 텐트를 칠 수 있는 잔디밭도 있다. 텐트를 가져오면 1동당 1만원.

심청의 효를 떠올리며 한옥을 체험하는 ‘심청 이야기마을’도 유명하다. 옛날 곡성까지 중국의 무역선이 왕래했는데 눈 먼 아버지를 둔 곡성의 효녀가 절에 시주됐다. 그는 우여곡절 끝에 섬진강 뱃길을 따라 중국 양쯔강 어귀의 보타섬으로 건너가 귀인이 됐고 그 공덕으로 아버지가 눈을 떴다고 한다. 어릴 때 듣던 효녀 심청전과 흡사하다.

곡성군이 심청의 고향으로 떠오르면서 조성된 전통테마마을에서는 한옥 체험이 가능하다.

겉모습은 으리으리한 한옥이지만 내부는 에어컨까지 갖춘 현대식 펜션이다. 숙박 이용요금은 3만~19만원. (061-363-9910)

▲ 여행 길잡이

용산역에서 KTX를 타고 가다 익산에서 환승하면 곡성까지 3시간30분 걸린다. 옛 곡성역~가정역 구간 증기기관차는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하루 다섯 번 운행된다. 왕복요금이 어른 6000원, 어린이 5500원이다. 침곡역~가정역 구간 레일바이크 이용요금은 2인승 1만5000원, 4인승 2만2000원이다. (061-363-9900) 

코레일관광개발에서는 곡성역과 주변 관광지를 결합한 다양한 여행 상품을 내놓았다. 자세한 정보는 코레일관광개발 홈페이지(www.korailtravel.com)를 참고하면 된다. (1544-7755)

2011년 6월 28일 화요일

해무 두른 섬이 불쑥~ 거, 장관일세!

이기사는 오마이뉴스에서 퍼온 기사 입니다.


전라북도 군산의 서해 앞바다에는 고군산군도라고 불리는 무인도를 포함한 40여 개의 섬들이 떠있다. 그 중 선유도는 한 폭의 동양화 같은 풍광을 지닌 아름다운 곳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신선들이 놀다가는 섬 선유도(仙遊島)이라고 했나 보다.

게다가 이웃 섬인 장자도, 대장도, 무녀도 사이에 작은 다리가 연결되어 있어 섬을 좋아하는 자전거 여행자에게는 종합선물세트 같은 곳이기도 하다. 군산 여객선 터미널에서 배를 타고 1시간 20분 정도 바다 위를 달려가면 옹기종기 모여 있는 4개의 섬과 그 안에 담긴 호수처럼 고요한 마을과 바다가 기다리고 있다.

군산버스터미널에 같이 내린 애마 자전거의 페달을 부지런히 밟으며 거대한 굴뚝들이 서 있는 부둣가와 군산항을 지나 선유도 가는 배를 탈 수 있는 군산여객선터미널으로 달려간다. 여객선은 두 가지가 있는데 선유도 가는 배와 이웃 섬인 장자도 가는 배가 있다. 뱃삯 1만2000원을 내고 시간이 맞는 장자도행 배를 탔다. 선유도행이나 장자도행 배들 모두 작지만 야무지고 날쌔게 생겼다 했더니, 그동안 섬에 갈 때 탔었던 차량들이 같이 승선하는 '카페리호'가 아닌 승객 전용배다. (선유도 가는 배 예약 및 운항안내 www.sunyudo.com)

사람들만 타는 배지만 자전거는 따로 뱃삯도 받지 않고 우대한다. 흰머리가 은빛 갈치처럼 반짝거리는 한 부부 라이더와 반갑게 눈인사를 하며 같이 승선했다. 군산 선유도는 젊은이도 노인들도 자전거 여행을 할 수 있는 부담 없는 평탄한 섬인 듯해 안심이 된다. 장자도행 배에는 좌석 이외에 두 개의 넓은 마루가 있다. 새우처럼 등을 옆으로 구부리고 누워있는 섬마을 아낙네들 사이에 같이 누워 엔진열에 뜨듯해진 마룻바닥에 등을 지지며 있자니 잠이 솔솔 몰려온다.  

  
▲ 섬을 찾은 여행자를 처음 반기는 건 섬의 봉우리를 감싸안은 짙고 몽환적인 해무다.
ⓒ 김종성
 선유도
몽환적인 안개가 맞이해 주는 섬

바다 위를 얼마쯤 달렸을까, 배 안의 사람들이 창밖을 보며 감탄을 하는 소리에 잠이 깼다. 거의 도착을 했는지 배는 속도를 줄이며 선착장에 다가서고 있다. 섬 주변이 온통 하얀 해무로 뒤덮여 있다. 낮에는 한여름처럼 덥고 밤에는 쌀쌀한 날씨로 인한 기온차는 과일만 맛나게 하는 게 아니라 이처럼 짙은 안개도 만들어 낸다. 섬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선유봉, 대장봉, 대봉…. 우뚝 솟은 섬의 봉우리들이 하얀 해무를 몸에 두르고 바다 위에 불쑥 나타난다. 와 ~ 나도 모르게 감탄사가 나오게 하는 몽환적인 풍경이다. 

장자도에 가뿐하게 내려 생선 말리는 짭조름한 냄새가 나는 바닷가의 포구를 따라 바로 옆의 섬 대장도를 향해 먼저 간다. 군산여객선터미널의 여직원이 대장도에 있는 봉우리 대장봉이 멋있으니 한 번 올라가 보라고 추천해서다. 장자도와 대장도 사이를 연결하는 다리이자 해 질 녘 노을이 아름답다는 '장자대교' 앞에 섰다. '대교'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내가 탄 자전거가 넉넉히 지나갈 정도의 작고 귀여운 빨간색 다리다. 포구에 한가로이 떠있는 동네 어선들을 눈 아래로 구경하며 장자대교를 건너면 딴딴하게 생긴 커다란 바위산이 마을을 병풍처럼 둘러선 대장도가 나타난다.

  
▲ 대장도의 울창한 숲속 대장봉에 오르다보면 섬의 풍경과 섬 마을속 삶의 모습이 오롯이 펼쳐진다.
ⓒ 김종성
 대장도
마을의 포구가에 나무 데크 계단으로 만든 대장봉 오르는 초입길이 표지판과 함께 보인다. 입구를 못 찾는다면 주변의 주민들에게 물어봐도 되겠다. 나무 계단 길은 곧 끝나고 낭랑하게도 지저귀는 새소리를 경음악처럼 감상하며 타박타박 흙길을 걸어 오르면 온통 초록뿐인 울창한 숲 속이다.

숲길 한가운데에 다 쓰러져 가는 목조건물이 한 채 있다. 섬의 무속인들이 찾아와 굿을 하거나 제를 올리는 곳이었다고 쓰인 팻말이 서 있어 잠시 읽어보니 대장봉에는 '장자할미바위'라는 뾰족하게 생긴 신묘한 암봉이 붙어 있는데 무속인들이 숭배하는 것이란다.  

포구에서 대장봉 정상까지는 20분이면 넉넉히 닿는다. 정상을 앞두고 밧줄을 잡고 올라야 하는 바위길이 있어 굳이 끝까지 올라가지는 않았지만, 언제라도 고개를 바다 쪽으로 돌리면 발밑 가까이에 대장도에서 장자도 다시 선유도를 잇는 다리와 길이 시원하게 눈에 들어온다. 그 뒤로는 무녀도와 무인도들의 풍광이 바다와 어울려 가슴을 탁 트이게 한다. 섬마을마다 포구에 매어 놓은 고깃배들이며 고기잡이에 나선 어선들이 바다를 향해 나아가는 모습이 더없이 평화롭고 고즈넉해 보이고 덩달아 내 마음까지 편안해진다

  
▲ 관광객들이 이용하는 섬의 교통수단은 전동카트와 자전거다.
ⓒ 김종성
 선유도
섬마을 교통수단은 전동카트, 자전거, 걷기  

장자도, 대장도, 무녀도, 선유도 각각의 섬들을 만날 때마다 그 사이를 잇는 빨간색 다리를 지나가게 된다. 보행자를 위한 작은 다리지만 차들이 쌩쌩 오가는 크고 삭막한 다리들과 달리 친근하고 정답게 느껴져 자전거에서 내려 걸어보기도 한다. 면적이 크지 않은 덕에 섬 마을의 다리와 길은 애초에 이렇게 사람 위주로 만들어져서 차량은 아예 들어서지 못하고 보행자나 자전거, 오토바이 정도만 오갈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선유도에는 차량을 싣고 운항하는 '카페리호'들이 오질 못한다. 차량이라고 해봐야 주민들이 운행하는 승합차가 몇 대 보일 뿐이다. 대장도에서 무녀도로 가는 바닷길가에 관광객들을 위한 전기차 또는 전동카트가 다니고 있다. 관광객들은 전동카트를 빌려 섬을 차례차례 돌아보고, 나 같은 여행자들은 자전거를 타고 혹은 빌려 타고 섬을 누빈다.

  
▲ 여행길에서 만난 염전밭과 소금창고는 언제봐도 이채롭고 끌리는 대상이다.
ⓒ 김종성
 무녀도
처음부터 미래를 내다보고 의도적으로 한 것은 아니었겠지만 그러다 보니 선유도는 친환경 청정섬의 이미지를 갖게 되었다. 하지만 아담한 섬 마을이 한가로이 모여있는 이 고군산군도에도 내후년이면 새만금방조제에서 연육교가 이어진단다. 가뜩이나 크지도 않은 섬에 오가는 차량들로 가득할 선유도가 떠올라 씁쓸하고 아쉽기만 하다.

이름도 독특한 무녀도에 들어서자 담장이 없어 보기 좋은 무녀 초등학교가 맞이한다. 여행을 다니면서 폐교된 초등학교를 많이 보았는데 이 초등학교는 다행히 멀쩡하게 잘있다. 학교 건물 벽에 쓰여 있는 보기드문 문구를 보니 이 초등학교의 끈질긴 생명력이 설명이 된다.

"한 가지만 잘해도 성공한다!"

  
▲ 길 안내도 해주고 나름 멋지게 사진포즈도 취해준 무녀도 사는 귀여운 초딩녀석.
ⓒ 김종성
 무녀도
군산여객선터미널에서 받은 고군산군도 지도에 무녀도 염전밭이 나온다. 동네주민들에게 물어보며 집들 사이 골목길을 따라 가다 보면 갑자기 넓은 갈대밭과 들판이 나오고 저 앞에 정말 소금이 난다는 염전밭이 보인다. 아쉽게도 대부분의 염전은 빨간 풀들이 자라나는 버려진 밭이 되고 있고, 아저씨 한 분만이 몇 개의 소금밭을 돌보고 있다. 완양염전이라고 쓰여 있는 소금창고의 나무간판도 참 오래되어 보인다. 인천에서, 석모도에서, 안면도에서… 자전거 여행길에 만난 염전과 소금창고는 참 이채롭고 끌리는 대상이다. 인간에게 아니 지구의 모든 생명체가 살아가는 데 없어서는 안 될 것이 소금이어서 그런걸까.  

그렇게 갈대밭과 포구를 돌아보며 산책 삼아 무녀도를 한 바퀴 돌고 있는데 길 정면에 또 다른 자전거 탄 이가 마주 오고 있다. 반가운 마음에 자전거 속도를 줄이며 인사를 나누려고 보니 무녀도 초등학교에 다닌다는 동네 꼬마 녀석이다. 길도 알려주고 나름 멋진 포즈를 취해주며 사진 모델도 해주는 순수하고 귀여운 아이 덕에 나도 활짝 웃어본다.

  
▲ 부드러운 모래와 잔잔한 파도가 편안해서 좋은 명사십리해변은 주변 풍광또한 일품이다.
ⓒ 김종성
 명사십리해변
산수화 같은 풍경에 취하다

파도가 잔잔하게 몰고 오는 바닷바람을 마시며 선유도가 있는 명사십리 해변가를 달려간다. 요즘엔 갑오징어가 많이 잡히는지 도시에선 보기 드믄 딱딱한 갑옷을 두른 갑오징어가 바닷가 횟집 수족관에 그득하다. 명사십리 해안가는 고운 모래도 좋고 주변에 망주봉이라는 바위산이 떡하니 버티고 서 있어 그 어디보다 멋진 바닷가 풍광을 뽐내는 곳이다. 누구라도 사진을 찍으면 풍경 작품사진이 되겠다.

선유도에 들어서니 햇볕 아래 밭일을 하시는 아주머니가 자전거 타고 다니느라 고생이 많다고 위로를 해주고 달리는 자전거만 보면 짖어대는 동네 개들이 반긴다. 오가는 파도소리가 음악소리같은 몽돌해변도 가보고 그렇게 선유도를 돌다 보니 섬 안내 지도에도 안 나오는 작은 표지판을 발견하게 되었다. '구불길'이라고 쓰인 팻말 앞에 서서 지나가는 주민들에게 물어 보니 최근에 군산시에서 만든 오솔길로 선유도의 뒷산인 '대봉'으로 올라가는 길이라고 한다. 올레길이니 둘레길이니 해서 요즘 걷는 길이 유행인데 이곳에도 그런 길을 만들었나 보다.

  
▲ 푹신한 '구불길'을 따라 선유도의 대봉에 오르면 고군산군도의 아담한 섬들이 한 눈에 펼쳐지기 시작한다.
ⓒ 김종성
 선유도
대봉은 고군산군도의 최고봉이라지만 높이가 160m 남짓으로 구불길을 따라 오르면 30분 정도 걸려 자전거 여행자에게도 부담이 없는 길이다. 솔방울과 솔가지들로 푹신푹신하고 수목이 울창한 숲길은 그늘이 드리워져 따가운 햇살 아래에서도 시원한 기분이 든다. 고군산군도는 발길 닿는 곳 어디나 좋지만, 그중에서도 선유도의 대봉은 섬 여행의 하이라이트이다. 제주도 여행을 가서 마지막 날 한라산을 오르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까.

발 아래로 내가 자전거를 타고 지나온 바위산 망주봉 길과 호수같이 잔잔한 바다의 명사십리 해변이 이어져 있다. 그 뒤로 무녀도와 대장도, 첩첩이 겹쳐진 크고 작은 섬들과 마을이 보이고, 고개를 왼쪽으로 돌리면 저 멀리 새만금방조제가 마치 바다위 수평선처럼 펼쳐져 있다. 자연이 만들어 놓은 멋진 산수화 같은 풍경에 흠뻑 취해 하루종일 페달을 밟느라 팍팍해진 다리가 아픈 줄도 모르겠다.

  
▲ 가로등 불빛이 비추는 민박집 주변 포구를 걷자니 밤바다의 파도소리가 은은하게도 들려온다.
ⓒ 김종성
 선유도
작은 어선들이 정박한 마을 포구에서 주민들이 모여 앉아 그물을 한 땀 한 땀 손질하고 있다. 어느덧 오후 7시가 넘어서고 있지만 아직도 섬은 환하다. 배도 고프고 다리도 아프고 해서 섬 포구마다 들어선 민박집을 기웃거린다. 취사가 되는 넓은 방과 아직 밤엔 춥다며 전기담요를 챙겨주시는 주인 아주머니는 해가 지면 멋진 노을을 볼 수 있다는 장자대교도 알려 주신다.  

선유도에서는 당일코스가 아닌 하루쯤 묵는 여행을 권한다. 섬 마을 구석구석을 유유자적 돌아다니며 저녁나절까지 여유롭게 자전거 여행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찰랑찰랑 반짝거리는 명사십리 해변에 발을 담가보고, 썰물 때면 드넓게 펼쳐지는 갯벌 위를 맨발로 걸어보기도 하고, 4개의 섬들 속에 호수처럼 담긴 마을과 바다가 보이는 숲길도 올라보고, 해 질 녘에는 섬 주변을 온통 붉게 물들이는 노을에 푹 빠져도 보며, 저녁밥을 배불리 먹고 나와 달빛 아래 고요한 포구를 걸으며 들려오는 은은한 파도소리를 감상하다 보면 왜 이곳이 신선이 노니는 섬인지 알게 될 것이다.

2011년 6월 27일 월요일

운남 곤명여행5 - 대리에서 쿤밍으로 가는길의 한버스 3가지 요금과 쿤밍에 도착해 문화향으로 가다!

바이칼23님의 운남 곤명여행5를 퍼온글 입니다 - 대리에서 쿤밍으로 가는길의 한버스 3가지 요금과 쿤밍에 도착해 문화향으로 가다!
운남곤명여행5 - 쿤밍으로 가는길의 한버스 3가지요금과 쿤밍의 문화향!

운남곤명여행5 - 쿤밍으로 가는길의 한버스 3가지요금과 쿤밍의 문화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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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부부와 선배님 부부든 4명은 운남성 곤명으로 들어와 운남 민족촌과 용문,
덴츠 호수와 원통사를 보았는 데  그건 "곤명여행1~ 4편" 에 이미 올렸습니다.




  그러고는 웬모와 대리 리지앙을 거쳐 다시 대리를 보고는.... 1월 14일 아침 일찍
체크아웃을 하고 9시에 양런지에 거리 끝에 있는 티켓오피스 에 도착하여.....
  9시 10분에 29인승 버스를 탄다 ( 얘들은 큰차라며 따쳐(大車) 라고 강조하네! )
대리 고성을 출발한 버스는 샤관(下館) 을 거쳐 일로 쿤밍 으로 달리는 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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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대 초반의 중국인 한 남자 와 여자가 우리 옆좌석에 앉았는데... 어찌나 목소리
가 크고 시끄러운 지....  게다가 단 1~ 2초도 쉬는 법이 없다. 
  하여 내가 좀 조용히 해달라고 점잖게 말하니 그만 속삭이는 목소리 로 변하네....
그 변신이 너무나도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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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중에 휴게소에 내렸는데, 기사가 시간을 에기해주지 않아 바쁜 걸음을 치는데...
側所 ( 측소, 화장실 ) 는 0.5 위엔을 내라니 서양 녀석이 당황을 한다.
  그래서 내가 1위엔을 내며 같이 들어 가자고 하여 무사히 일을 보았는 데...  녀석
이 고맙다는 말 한마디가 없어 괘씸한 생각이 든다.



   차에 타서 보니 이 녀석이 인터넷에서 뽑은 자료가 히브리어 이니... 이스라엘
놈이네...
   그러고 보니 호도협 나시게스트에서 만난 이스라엘 청년을 리지앙 에서 2번,
이곳 따리의 길거리 에서 1번을 또 만났는 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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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왠모에서본 50대를 리지앙에서 두차례 본 것이나, 나시게스트의 가족 팀을 쿤밍의
민박 에서 또 만나는등....
   관광객의 동선이 한결같이 같다보니 생기는 일이다. 태국에서도 그러했듯이 이스
라엘 사람들이 개인 여행 을 많이하는 민족임을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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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가 오래 쉬는 바람에 한국인 3팀 9명이 자연히 모였는 데....  한 부인은 따리
에 도착 하자마자 초등학생 아들이 감기가 심해서.....
  폐렴이 아닌가 걱정이 되어 급히 귀국하는 길이란다.  그런데 따리고성의 한인
민박집의 방문이 제대로 잠기지 않는등 스트레스를 받은 데다가....




   쿤밍까지 호화버스로 120위엔 에 3명의 표를 민박집 (주인은 같으나 우리가 묵었
 곳에서는 길 건너편에 300m 떨어져 있는 다른 숙소 ) 에서 끊었단다.
  고성에서 출발하여 9시반에 샤관을 지나갈 때 당연히 시외버스정류소 에 들러 호화
버스로 바꾸어 줄줄 알았는 데......
  그냥 지나쳐서 이 보통버스 를 계속 탄다고 불만이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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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린 양런지에 거리의 티켓 오피스에서 75위엔 씩을 주었고, 옆의 젊은 부부는
같은 티켓 오피스에서 출발 직전인지라 시외버스요금을 할인(!) 하여.....
  65위엔 에 끊었다니 화를 북돋을 말이네...  세상에 버스비도 할인 하다니...
하기야 중국은 호텔비도 할인하는 나라이니....



  아마 티켓오피스에서 출발 직전에는 어차피 버스 좌석이 남다보니 자기들 몫에서
에누리해준 걸까?
   민박집 중국인 종업원이 따리고성에서 이 버스에 태워주며 운전기사 에게 무어라
말하는 것은 들었다는 데...
  그럼 버스 기사의 잘못일까?  아니면 민박집 종업원의 잘못일까?  민박집에 한국어
를 하는 사람이 없다 보니 일어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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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스를 타고 가다보니 예의 40대 중국인 녀석이 톤이 올라가더니 다시 시끄러워
진다. 버스내 나머지 사람들은 죽은듯이 조용한데....
  이 녀석은 단 1초도 쉬는 법이 없네!!!  하여 짜증을 내시는 사모님을 보고 이제
직접 한번 말씀해 보시라 얘기를 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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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스비 바가지로 열받았던 그 부인이 손으로 남자의 어깨를 내리치며 “조용히
좀 하란 말이야!  따따따다...
  따발총이네, 무슨 남자가 1분 1초도 쉬는법이 없어” 하고 고함을 친다?


 


  놀란 남자는 겁을 집어먹고 한마디 대꾸도 못한채 앞좌석 등받이에 머리를 박고
죽은 듯이 가는데 안쓰럽네...
   교양은 몰라도 본성은 착하고 순진한 사람이다. 일부 한국인처럼 악한 구석이라
는 전혀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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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버스는 4시간 만에 드디어 쿤밍에 도착하는 데 “남 버스정류소”가 아니라 기차
 옆에 서는데...  보니 화차역버스정류소 라고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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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베이징루를 따라서 10여분을 걸어 난야오버스정류소를 지나 환청난루
(환성남로) 로 좌회전하니  중국민생은행 이 입주해 있는 춘천영상 건물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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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층 BBC 쿤밍에 들러 인사를 하는 데.... 호도협에서 만난 가족을 여기서 다시
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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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층 독채에 짐을 푼후 늦은 점심을 먹으러 택시를 타고는 인민중로 금수 대하
호텔 앞에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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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여행가이드북에 있는 시내지도의 “한강”은 좀체 찾을 수 없어 포기하고
는 지도를 보며 걸어서....
  문린제 文林街(문림가) 로 가는 데, 건설로와 취호서로의 중간도로를 따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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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중에 사모님이 지쳐서 주저 앉으신 것도 모르고.... 앞만 보고 달리는 데, 마침
한글로 된 옷가게를 만나 들어가서 물으니....
  문림가와 만나는 자그만 네거리를 지나 도로를 넘어가면 곧 보인다는 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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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0m 쯤 가니 한국음식점 “한강‘이 여기 있네, 조금 더 가면 아리랑과 청와대
도 있다고 해서 혼자 걸어가서는 확인해 본다!




  여기가 윈난대학 云南大學 앞으로 워언화썅 文化巷 인 데  65, 96, 101로 버스
가 자주 다닌다.




  오후 4시가 넘은 시간이라 식사시간이 아닌듯.... 종업원들이 그냥 의자에 앉아
쉬고 있는 데... 
  종업원에게서 3층으로 안내를 받아 올라가니 여기서는  아예 누워자고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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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심때 먹은 그릇들을 전혀 치울 생각도 하지 않고...  역시나 한국인 사장을
 볼수는 없고....




    주인이 직접 일하는 유럽과는 여기 중국은 집세와 인건비가 싼 때문일까?  
대규모 시설은 단체관광객을 주 손님으로 하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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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시가 되니 그릇들을 치우는 것이 이제 저녁손님을 받을 준비를 하는 모양이다.
음식은 별론 데.... 그래도 김치 만은 아주 맛있다.




   그러고는 음식점을 나와 문화향을 뒤로 하고는 취호 호수에 이르니.... 아!!!!
여기 도심에 이른 푸른 호수라니!!!  나의홈페이지 : cafe.daum.net/baika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