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0월 18일 화요일

해금강 갈 때 반드시 사수해야 할 것은?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1-10-17일자 기사 '해금강 갈 때 반드시 사수해야 할 것은?'을 퍼왔습니다.
[여행] 바다의 금강산 거제 해금강, 배 앞머리에서 즐기세요

우리나라에는 해금강이 두 곳이 있습니다. 하나는 북쪽에 있고, 다른 하나는 남쪽에 있습니다. 둘 다 '바다의 금강산'이라는 뜻으로 해금강이라고 하지요. 북쪽에 있는 해금강은 잘 아시다시피 금강산 외금강 동쪽 해안에 위치해 있습니다.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지척에 있는 그곳을 볼 수 있습니다만, 안타깝게도 쉽게 가지는 못하는 곳이죠.

또 다른 하나는 남쪽 거제도에 있는 해금강입니다. 거제도 남동쪽을 살펴보면 툭 튀어나온 갈곶이 있는데, 그 갈곶 끝에서 떨어져 나간 한 무리의 돌섬을 우리는 해금강이라고 부릅니다. 이곳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갈 수 있습니다. 단, 날씨가 좋아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따르죠.

저희가 거제도 해금강을 찾은 날(지난 9월 24일)도, 오랜만에 배가 뜰 수 있는 날이라고 했습니다. 지난주에도 많은 사람들이 안타깝게 배를 못타고 돌아갔다고 하더군요. 하긴, 저희 어머니도 언젠가 외도와 해금강을 보려고 거제도까지 가셨지만 파도가 심해서 배를 못 타셨다고 하시더라고요. 표까지 끊었는데 말이죠.

통영에서 신거제대교를 지나 거제도로 넘어온 저희는 구조라해수욕장 근처에서 배를 탈 생각이었습니다. 아버지가 예전에 구조라에서 배를 타고 해금강과 외도에 가셨다고 하셨거든요. 그런데 가는 길에 장승포에서도 '해금강, 외도' 가는 유람선이 있다는 표지판을 보고는 가까운 장승포에서 출발하기로 했습니다.

참고로 거제도에서 외도까지 가는 선착장은 장승포, 와현, 구조라, 학동, 도장포, 해금강 포구 등 여러 곳이 있다고 합니다. 저희 가족은 오전 11시 50분에 출발하는 유람선에 올랐습니다. 먼저 해금강을 향해 출발했습니다.

▲ 자! 이제 장승포 포구를 빠져나가 먼 바다로 나갑니다. 유람선은 생각보다 작았는데, 나중에 알았지만, 외도와 해금강을 가는 배는 모두 똑같은 크기에 배였습니다. 이유는 아마도 해금강 십자성 굴에 들어가기 위해서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 방상철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면 처음 만나게 되는 섬이 있습니다. 해금강으로 가는 길 왼쪽에 위치한 섬인데 유명한 '지심도'라고 하더군요. 동백꽃이 가득 피어나는 지심도. 선장님 말씀에 의하면 외도는 딱 1시간 30분 동안만 머물 수 있는데 반해, 저 섬에서는 하루 종일 아니 며칠을 있어도 된다고 하네요. 다음에 오시면 꼭 지심도에 가보라는 안내 방송을 들으며, 정말 섬 여행을 제대로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 동백꽃이 가득 피어나는 지심도 ⓒ 방상철

그렇게 지심도를 지나 배가 달리는 데, 선장님이 사람들에게 묻습니다. "지심도를 빠져나오면서 왼쪽 바다를 유심히 살펴보세요. 혹시 섬이 보이지 않나요?"라고 말이죠. 전 눈을 크게 뜨고 섬이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하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더군요. 혹시 '이어도'처럼 바다에 잠겼다 떠오르는 섬이 있는지 궁금해 하던 찰나, 선장님 왈. "섬이 안 보이지요? 네, 그렇습니다. 저 바다에는 우리나라 섬이 하나도 없습니다."

헉! 이 무슨 농담을? 하지만 계속된 선장님은 '날씨가 아주 좋은 날, 한 달에 약 7일 정도는 여기서 일본 대마도가 보인다'고 합니다. 즉 배로 약 2시간만 달리면 대마도라는 얘기죠. 참 생각보다 가깝죠?

▲ 배를 타고 외도를 지나갑니다. ⓒ 방상

이런 저런 얘기를 듣는 사이, 유람선은 이제 좀 있다가 저희가 돌아 볼 외도를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잠시 유람선에 침묵이 흐르고 드디어 해금강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 저 돌섬이 바로 해금강! ⓒ 방상철

자! 이제부터 다음에 해금강 여행을 기약하시는 분들은 주의 깊게 들으세요. 해금강 구경은 이렇게 유람선에서 둘러보는 것입니다. 배를 타고 십자성 굴에도 들어가고 해금강 주변을 배가 빙빙 돕니다. 그렇다면 좋은 자리를 잡는 것이 우선이겠죠?

제일 좋은 자리는 선두 오른쪽입니다. 십자성에 들어 갈 때도 제일 스릴 있게 잘 보이고, 섬 주위를 빙빙 돌 때도 오른쪽에 있어야 똑바로 섬을 볼 수 있습니다. 왼쪽에 있으면 배에 가려서 모든 것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려면 우선 배에 탈 때 가능한 앞자리, 그것도 오른쪽에(선미에서 선두를 볼 때 오른쪽) 앉아야 합니다. 해금강까지 갈 때는 배 안에서 밖으로 나가지 못하지만 해금강에 도착하면 선장님이 먼저 앞자리 승객부터 밖으로 내보내거든요. 앞자리 승객들은 배 앞쪽 난간에, 뒷자리 손님들은 배 뒤쪽 난간에!

하여간 앞자리를 놓쳤어도 가능한 오른쪽 자리에 앉아야합니다. 그래야 배 오른쪽 난간에 설 수 있으니까요. 왼쪽에 있다가 오른쪽으로 올 수도 있지만 이미 자리가 꽉 차있어서 자리 잡기가 쉽지 않습니다.

▲ 바다의 금강산이라고 불리는 해금강 ⓒ 방상철

이날도 역류성 파도가 심해서 십자성 굴을 완전히 통과하지는 못했습니다. 선장님 말로는 날씨가 안 좋으면 아예 섬 가까이 가지도 못한다는데, 그나마 십자성 굴 절반은 들어갔다 나와서 다행이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관광객 입장에서 많이 아쉬운 건 사실이죠.

▲ 해금강은 이렇게 섬이 나뉘어 있어서, 배로 완전 통과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 방상철
▲ 자! 이제 굴 안으로 들어갑니다. ⓒ 방상철
▲ 선장님의 실력이 대단합니다. 파도가 넘실대는데, 아슬아슬 하지만 동굴 벽에는 안 닿고, 배를 넣다가 뺐다가 하시더라고요. ⓒ 방상철

전 배 왼쪽에 서 있다가 가까스로 오른쪽 사람들 사이의 비좁은 틈을 뚫고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래서 배가 십자성으로 들어갈 때 앞에서 못 본 것이 참 아쉽더라고요(십자성 중간까지 들어가지도 못했지만 말이죠). 그 중간에 서서 하늘을 보면 십자 모양의 하늘이 보인다고 하던데…. 참 아쉬웠습니다.

이제 유람선은 섬 밖을 한바퀴 돌며 아름다운 해금강의 모습을 사람들에게 보여줍니다. 마이크를 잡으신 선장님의 안내 방송을 들었지만 기억나는 것은 별로 없었습니다. 다만 촛대바위와 그 옆에 신랑·신부 바위, 사자 바위 등만 기억에 남더군요.


▲ 촛대바위 ⓒ 방상철
▲ 왼쪽 바위가 '사자바위' ⓒ 방상철

'일출 즈음에 사자바위와 옆 바위 사이에서 태양이 올라오는데 그 모습이 참 멋지다'는 설명을 마지막으로 저희는 해금강에서 멀어졌습니다. 유람선은 외도를 향해 속력을 내며 달려갔습니다.

여러분! 잊지 마세요. 해금강을 잘 보시려면, 가능한 선두 오른쪽에 자리를 잡으셔야 합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개인 블로그에도 포스팅 됐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개인 블로그에도 포스팅 됐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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