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0월 24일 월요일

선거때면 십자가 대신 총대를 메는 목사들


이글은 한겨레신문 조현기자의블로그 2011-10-24익 글 '선거때면 십자가 대신 총대를 메는 목사들'을 퍼왔습니다.

금란교회 김홍도 목사 사진 <한겨레> 자료

3일 주일 예배에서 “심장부와 같은 서울에 사탄 마귀에 속한 사람이 시장이 되면 어떻게 하나”라며 사상 논증을 제기한 서울 금란교회 김홍도 목사는 개신교 내에서도 대표적인 우파 목사로 통한다. 그는 지난 2007년 대통령 선거운동 기간에도 예배에서 “장로님(이명박 후보)이 꼭 대통령 되게 기도해 다라”고 설교해 법원에서 벌금 200만원을 선고 받기도 했다.

그는 지난 8월30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국민행동본부와 재향군인회 등이 함께 개최한  ‘왕재산 간첩단 사건 철저조사 촉구를 위한 반공·애국 국민총궐기대회’에 참석해 태극기를 흔들며 종복좌파 척결을 외치는 등 우파단체들과 행동을 함께 해왔다.
김 목사를 비롯한 보수교회 목사들의 색깔 공세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이들이 색깔론의 본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보수교회들의 반북 정서는 뿌리가 깊다. 해방 전 평안도를 비롯한 북에서 공산당으로부터 재산을 빼앗기고 남하해 ‘원조 장로 대통령’인 이승만 정권과 공고한 협력관계를 구축한 보수교회들은 이후 박정희-전두환-노태우 정권과 공생하며 최고의 성장기를 누렸다. 
 대형교회는 우파 정권의 울타리가 되었고, 선거 때가 되면 우파 정권의 승리를 위해 앞장서왔다. 지난 8월 24일 치러진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앞두고도 이명박 대통령이 장로로 있는 소망교회를 비롯한 9개 교회가 서울시선관위로부터 단속 대상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인 길자연 목사가 담임으로 있는 왕성교회와 소망교회 등은 주보와 광고를 통해 주민투표를 독려하는가 하면, 온누리교회는 ‘투표를 하지 않으면 학교에서 예배 수업을 못하게 된다’거나 ‘학교에 동성애자가 급증한다’는 내용을 담은 문자 메시지를 무차별적으로 보내기도 했다.
나경원 서울시장 한나라당 후보가 지난 12일 참석해 “애국자”라고 추켜세운 복지포퓰리즘추방본부의 행사에서 연사로 나선 이광선·엄신형·길자연 목사는 모두 한기총 전현 대표회장들이다. 나 후보는 이에 앞서 한기총을 방문하기도 했는데, 한기총 간부들은 ‘건축물을 지을 때 주변 땅으로부터 3미터 안으로 들여서 짓도록 한 규정’을 들어 “교회를 짓기말라는 법”이라며 미리 민원성 주문을 내놓기도 했다.
교회개혁실천연대 남오성 사무국장은 “대형교회들이 과거 독재 정권들과 공생에 의해 발전한 반면, 그 이후 성장세가 꺾이자 위기감의 책임을 밖으로 돌리면서 회개와 성찰을 하기보다는 우파와 권력관계를 통해 무언가를 모색하려한다”고 말했다.
또 손봉호 서울대명예교수는 이날 김홍도 목사 발언과 관련해  “상대가 설사 아무리 못된 짓을 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사탄이라고 규정지을 권한은 누구에게도 없다”면서 “기독교인의 소양의 문제여서 기독교인으로서 부끄럽다”고 밝혔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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