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0월 28일 금요일

개인의 안락만 추구하는 한국불교는 잘못된 불교


이글은 한겨레신문 조현기자 휴심정블로그의 2011-10-26일자 기사 '개인의 안락만 추구하는 한국불교는 잘못된 불교'를 퍼왔습니다.

도법 스님 사진 <한겨레> 자료

“하나같이 자신의 이익을 도모하려하지만, ‘내 이익만 추구하면 편안할 수 없으며, 상대의 평화와 행복을 위해 노력하다보면 자기 삶은 저절로 행복해진다’는 게 붓다가 깨달은 연기법의 세계관이다.그런데 한국 불교는 반대로 하고 있다. ”

자신의 안락만을 추구하기 위해 참선하고 염불하고, ‘깨달았다’고 주장하는데도 중생들의 삶에 도움을 주지 못하는 한국 불교의 문제점을 예리하게 파고든 것은 도법 스님이다. 그는 지난해 전북 남원 실상사에서 강의한 내용을 묶어 펴낸 (불광출판사) 출간 간담회를 가졌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지난 7월 그를 조계종 ‘자성과쇄신 결사추진본부장’으로 임명하면서 ‘사실상 (총무)원외 원장’이라고 지칭할만큼 힘을 실어주었다. 그런데도 그는 현 불교를 옹호하기보다는 문제점에 대한 질타를 멈추지 않는다.

‘45년간 절집에 살았는데, 30년간은 참선하며 아등바등하며 살아봤지만 속시원하게 풀리는 게 없었다’는 그는 15년 전부터 온 생명을 살리는 의 정신에 따라 인드라망 생명공동체를 꾸려 생명운동을 펼쳐왔다. 그가 씨앗을 뿌린 지리산 실상사 일대는 ‘많이 가져 많이 쓰며 잘 살아보세’에서 ‘좀 더 적게 가지고 너와 내와 자연이 함께 어울려 행복하게 살아보세’로 삶의 가치관을 바꾸려는 이들이 모여들어 생명운동의 메카로 자리잡고 있다.

 그가 이번에 펴낸 을 요즘 말로 바꾸면 ‘부처로 사는 10가지 방법’이다. 화엄경의 정신을 삶 속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를 담고 있는 경전이다. 도법 스님은 이 책을 “선방이나 법당이아니라 사람들과의 관계속에서 실천해야할 내용들”이라고 설명했다.


기존의 도그마를 무조건적으로 답습하며 주장하기보다는 열린 대화의 장에서 삶으로 체현하려는 그는 선방에서 참선하는 선승들도 세상에서 좀 더 긍정적인 역할을 해내도록 끌어내려고 한다. 참선 수행을 하고 ‘깨달은 바’가 있다면, 그것이 먼 훗날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우리에게 어떤 가치가 있는지 설명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그의 논지다. 고시에 합격해 일신의 출세를 도모하는 이들과 다름 없이 참선해 견성해서 선원장이나 조실이나 방장이나 종정이 되어 명예를 얻고, 대우를 받으려할 뿐, 중생들을 위해 헌신적으로 자신을 내놓을 서원을 품고 실행하는 이가 거의 없는 한국 선가의 고질적인 병폐를 간접적으로 짚은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는 “붓다는 조상이나 환경, 사주팔자 등의 조건에 의해 자신의 운명이 이미 결정되어져 바꿀 수 없다고 믿던 시대에 자신의 운명은 자신이 만들수 있으며, 돈이 많고 적고, 학벌이 높고 낮냐에 상관 없이 인간 존재 자체가 이미 거룩하고 신성하고 완성된 존재라고 했다”면서 “다른 차원의 깨달음을 이야기하지 않아도, 이것만으로도 붓다의 가르침은 위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더 많이 갖자, 더 많이 쓰자’ 등 소유의 논리로 해답을 찾으려는데 그렇게 해서는 삶이 평화로울 수도 행복할 수도 없다“면서 소유가 아닌 존재 가치의 삶을 제시했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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