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0월 30일 일요일

SNS 혁명, 유년의 끝

이글은 한겨레신문 hook 2011-10-28일자 기사 'SNS 혁명, 유년의 끝'을 퍼왔습니다.


다큐멘터리사진가. 이미지프레시안 기획위원을 맡고 있다. 사람들이 치열하게 부딪히는 삶의 현장에 카메라를 들고 뛰어 들지만, 기실 홀로 오지를 떠도는 일을 좋아한다. <흐르는 강물 처럼>, <레닌이 있는 풍경>, <낡은 카메라를 들고 떠나다>, <사진가로 사는 법> 등을 쓰고 <중국 1997~2006>, <이상한 숲, DMZ> 등을 전시했다. 블로그 http://blog.naver.com/inpho 를 운영한다.



제 35대 서울 시장 선거를 상징하는 한장의 사진이다. 모바일 단말기로 수집하고 저장하고 공유하는 속도의 혁명. 밤 12시, 시청광장에서 찍었다.


의 브이는 철저하게 자신의 정보를 감추면서 파시즘에 대항한다. 그것이 정보로 지배되는 사회에서 저항하는 유일한 수단이다. 하지만 역으로 브이가 대중에 모습을 나타내고 소통할 때 비로써 인민의 대규모 저항이 파시즘을 무너뜨린다. 정보의 유통은 결국 양날의 칼인가?


한국 언론사들의 소수정예 기자들이다. 이들 중 정보를 필터링하고 왜곡하고 편집해 그릇된 정보를 전달한 이가 태반이다. 이들이 전달하는 정보는 더 이상 신뢰성을 얻지 못한다. 사람들은 SNS 통해 그 정보의 진위를 점검하고 검토하고 판단한다.


제 16대 대통령 선거 당시 막판 배신 때린 정몽준에 위기감을 느낀 30~40대 들이 핸드폰을 들었다. 당시는 피쳐폰이었다. 그래서 문자로 소통했다. 이번 서울 시장 선거에는 스마트폰이 대신했다. 문자와 동시에 이미지로 소통했다. 소통의 장은 트위터와 페이스북이었다. 가히 SNS 혁명이라 할만하다.


투표를 몇일 앞두고 KBS  9시 뉴스는 “인터넷과 SNS가 인간의 만남을 부정하고 고립시킨다”고 보도했다. 내 경우를 보자면 완전한 왜곡보도다. 조국과 만나고 금태섭과 통화하고 김부선과 친할 수 있는 것은 SNS를 통한 소통이다. 여기 모인 사람들 역시 조금 전 까지 타인이었을지도 모른다.



아서 C 클라크의 에 나오는 아이들이나 의 AT필드는 모두 소통의 진화를 이야기한다. 인간이 완전한 소통을 이룰 때 비로써 진화한다는 것이다. 오늘 우리는 입과 귀를 이용한 언어라는 원시 소통기구에 모바일 단말기를 덧붙였다. 소통이 진화한 것이다. 유년이 끝나고 청년으로 진화하고 있다. 물론 진화는 진보의 동의어가 아니다. 하지만 우리는 오늘 그 가능성을 봤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