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경향신문 2011-10-11일자 사서 'SNS 선거운동 옥죄기 시대착오적이다'를 퍼왔습니다.
대검찰청 공안부가 엊그제 ‘선거전담 부장검사회의’를 열고 이번 10·26 재·보선에서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한 불법선거운동을 집중 단속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한다. 특정후보의 당선과 낙선을 위해 후보자나 그 가족을 대상으로 허위사실을 SNS에 집중 유포하는 행위를 집중 단속하겠다는 것이다. 또 투표독려를 가장해 사실상 특정후보를 지지하는 행위도 철저히 가려내 처벌할 것이라고 검찰은 밝히고 있다.
근거없는 흑색선전을 적발하고 선거판의 혼탁·과열을 방지함으로써 공정하고 깨끗한 선거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검찰의 조처를 반대할 이유는 전혀 없다. SNS를 이용한 선거운동이 단속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점도 어느 정도 사실이다. 문제는 이번 SNS 집중 단속이 위법·불법행위를 적발하는 것을 뛰어넘어 자칫 유권자의 표현의 자유와 정치참여의 자유를 근본적으로 제약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현행 선거법 규정에는 불법과 합법, 선거운동과 비선거운동의 경계가 모호한 구석이 적지 않아 검찰과 선거관리위원회 등 국가행정력이 이를 자의적으로 해석·적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SNS 이용자들 사이의 지극히 사적(私的) 표현들에 대해 어디까지를 불법으로 규정할 것인지 단속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것도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검찰은 ‘투표독려를 가장한 특정후보 지지·반대 행위’도 엄단하겠다지만 ‘투표독려 가장’을 어떻게 어디까지 규정할 것인지는 ‘조자룡 헌 칼 휘두르듯’ 마구잡이식으로 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단속기준이 포괄적이고 모호할 경우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 오늘 투표합시다’라는 트위터의 문구를 ‘미래 운운은 사실상 야당후보 지지’라고 자의적으로 해석하면서 단속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자칫 일반 유권자들이 대거 선거사범으로 몰릴 수도 있는 것이다.
몇번의 선거를 계기로 SNS는 시민들의 자발적이고 창의적인 참여를 북돋우는 새로운 소통 시스템으로 자리잡았다. 이런 상황에서 검찰의 SNS 집중 단속 방침은 소통과 축제의 마당이 돼야 할 선거의 분위기를 억압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선거 때마다 SNS 때문에 여야의 승패가 엇갈렸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검찰의 이번 조처는 ‘여당 편들기’ 또는 ‘야당 입막기’로 비쳐질 수도 있다. ‘돈은 묶고 입은 푼다’는 선거공영화의 원칙에 따라 돈은 이전에 비해 현저히 묶였지만 입은 제대로 풀리지 않았다. 그런데 SNS 옥죄기가 현실화될 경우 ‘돈은 묶고 입은 더 꽁꽁 묶는’ 형국이 될 수밖에 없다. 검찰은 시대착오적인 ‘SNS 옥죄기’를 철회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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