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경향신문 2011-10-13일자 경향신문 사설 '대통령 사저 의혹, 국정조사 불가피하다'를 퍼왔습니다.
도대체 그 끝은 어디인가. 이명박 대통령의 서울 서초구 내곡동 사저를 둘러싸고 불거져 나오는 갖가지 의혹과 논란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자연스레 이러한 의문이 생기게 된다. 처음에는 사저 부지를 평범한 봉급생활자인 대통령 아들 시형씨가 사들였다는 ‘대리매입’ 문제가 부각되면서 편법증여 및 부동산실명제법 위반 의혹이 제기됐다. 또 지나치게 넓은 경호부지와 과다한 구입비용 등 ‘초호화 사저’ 논란이 생기자 청와대는 이를 축소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사저 부지를 구입하면서 정부예산이 이 대통령 본인이나 아들 시형씨에게 전용됐다는 의혹도 나왔다.
내곡동 사저부지와는 별개지만 대통령 일가의 선영이 있는 경기도 이천시 호법면에 신설될 남이천 나들목(IC)을 둘러싸고도 온갖 의혹과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나들목 공사는 대통령 일가의 ‘성묘도로’를 닦기 위해서이며, 이곳에 대규모 토지를 소유하고 있는 대통령 친형 이상득 의원이 지가 상승으로 막대한 이득을 보게 됐다는 것이다. 남이천 의혹도 대통령 일가의 사적 이익을 위해 국가 자원이 자의적으로 사용됐을지도 모른다는 점에서 내곡동 의혹과 궤를 같이한다고 하겠다.
문제는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는 의혹과 의구심에도 불구하고 청와대나 이 대통령이 상황의 심각성을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저 부지 명의를 아들에서 아버지로 변경하고, 경호부지를 축소하는 것 등은 문제의 근원을 해결한다기보다는 일단 ‘소나기만 피하고 보자’는 식의 여론호도용 미봉책일 뿐이다. 놀라운 것은 이 대통령의 인식이다. 미국을 방문 중인 그는 워싱턴에서 열린 동포 간담회에서 “국내 신문에는 매일 시커먼 것(신문제목)이 나온다”며 “우리나라는 시끄러운 나라”라고 말했다. 내곡동 사저와 남이천 IC를 둘러싼 거센 논란을 ‘시끄러운 남의 일’쯤으로 여기고 있는 듯하다.
대통령의 이 같은 현실인식이나 청와대의 일처리 방식을 감안하면 이들에게 책임있는 해명과 납득할 만한 문제 해결을 기대하기란 어렵다고 본다. 그렇다면 국회가 나서서 진상을 규명하는 수밖에 없다. 때마침 민주당 김진표 원내대표가 대통령 친인척을 둘러싼 의혹을 조사하기 위해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국정조사가 이뤄진다면 국회는 내곡동 사저부지 구입과 남이천 IC 신설이 어떻게 추진됐는지, 누가 개입하고 실행했는지 낱낱이 밝혀 국민의 의구심을 해소해야 한다. 불법·위법사항이 확인된다면 당연히 사법적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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