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경향신문 2011-10-09일자 사설 '독선·불통의 극치 보인 대통령의 4대강 발언'을 퍼왔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그제 “소수의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사람이 있다. 정치하는 사람들이 반대한다”며 “그러나 국민들은 절대 환영”이라고 말했다. 경기의 팔당댐 인근 양서문화체육공원에서 열린 ‘남한강 자전거길 길트임 기념식’에 참석해서 한 말이다. 무려 22조원을 투입해 오는 11월이면 사실상 마무리를 하는 4대강 사업에 대한 이 대통령의 집착을 모르는 바는 아니나 아무리 아전인수, 견강부회라 해도 정도가 심했다.
문제의 발언은 이 대통령이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소통을 단절한 채 독선적 국정운영에 매진할 것임을 예고하는 것 같아 걱정스러울 따름이다. 이 대통령의 자아몰입적 발언 속에는 대화와 타협의 여지가 전무하다. 국가재정 운용이나 환경 문제, 하천관리 등 여러 측면에서 4대강 사업의 문제점을 제기해온 많은 국민과 학자들의 존재를 이처럼 송두리째 무시할 수 있다니 그 단세포적 발상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국민들은 절대 환영’이라는데 과연 어떤 국민들을 말하는지 묻고 싶다. 4대강에 반대하면 이 나라 국민도 아니라는 뜻인가. 대통령의 어법은 보통 사람의 상식으로도 받아들이기 어렵다.
정치인과 국민들을 편가르려는 접근법도 지도자의 자세는 아니다. ‘4대강을 반대하는 소수의 정치인’이라는 메시지는 은연중 ‘정치는 나쁘다’는 대통령의 평소 생각을 담고 있는 듯하다. 단견이다. 이 대통령은 ‘안철수 바람’이 휩쓸 당시에도 남의 일처럼 “올 것이 왔다”고 말해 책임을 오롯이 정치권으로 돌린 바 있다. 정치인은 기본적으로 민심, 즉 표를 먹고 산다. 이 대통령의 말대로 반대하는 소수의 정치인이 있다면 그들은 소신이나 이념을 지키기 위해서라기보다 민심을 반영한 결과이기 십상이다. 그게 민의를 대변하는 정치의 속성이고 요체다. 그게 아니라면 특정 집단의 이해를 대변하려는 로비스트와 하등 다를 바가 없다. 민심을 저버리고, 살아 있는 권력에 밉보이면서까지 집권 세력의 주요 정책을 저지하려는 정치인이 어디 있겠는가.
이 대통령 국정운영의 많은 문제점이 독선과 불통에서 비롯됐다는 것은 그의 집권 기간 내내 지적해온 바다. 측근 비리가 터졌을 때도 대통령은 “(우리는)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이므로 조그마한 허점도 남기면 안된다”고 말했다.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성역없는 진상규명을 지시해도 시원찮을 판에 오히려 국민들의 부아만 돋운 격이다.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 1년4개월은 그리 짧지 않은 기간이다. 대통령의 현실 인식이 두렵게 느껴지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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