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0월 11일 화요일

[사설]‘편법·위법 의혹’ 대통령 사저 신축 재고해야


이글은 경향신문 2011-10-10일자 사설 '‘편법·위법 의혹’ 대통령 사저 신축 재고해야'를 퍼왔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의 퇴임 후 사저를 서울 강남 노른자위 땅인 서초구 내곡동에 신축함으로써 불거진 갖가지 의혹과 논란은 청와대의 일 처리 방식이 얼마나 국민의 보편적인 의식과 사회통념에 벗어나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실소유주는 이 대통령 부부인데도 사저 부지의 법적 소유자는 아들 시형씨로 돼 있다거나, 공시지가의 절반도 되지 않는 턱없이 낮은 가격으로 땅을 매입해 다운계약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 등 의심을 살 만한 대목이 하나둘이 아니기 때문이다. 더욱이 시형씨가 사들인 땅은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 재임시절인 2006년 그린벨트에서 해제돼 지가 급등이 예상되고 있다고 하니 참으로 절묘하다고밖에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이러한 일들이 이 대통령이 자랑스럽게 언명한 ‘도덕적으로 완벽한 정권’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그야말로 완벽한 소극(笑劇) 한 편을 감상하는 느낌마저 준다. 

우선 실소유자가 아닌 시형씨의 ‘대리매입’은 부동산에 관한 물권을 명의수탁자의 명의로 등기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는 부동산실명제법 위반 의혹이 나온다. 이 대통령 부부는 당연히 위법에 따른 과징금을 납부해야 하며, 이러한 불법행위 의혹에 대해 국민들에게 소상히 밝혀야 한다. 모두 788평에 이르는 광대한 부지 가운데 140평 땅값 11억2000만원은 시형씨가 지불했고, 나머지 경호시설 부지 648평의 땅값 42억8000만원은 대통령실이 국고로 부담했다고 한다. 문제는 시형씨가 동원한 자금의 출처에 대해 청와대는 “지인으로부터 빌린 것”이라고만 할 뿐 철저히 함구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편법증여라는 의혹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당연히 그 지인이 누구인지, 30대의 ‘월급쟁이’가 한 달에 수백만원이나 되는 이자는 어떻게 물고 있는지 청와대는 낱낱이 밝혀야 한다. 

사저 건축과정에서 발생할 경호·보안상의 문제를 고려해 시형씨의 이름으로 땅을 구입했다는 청와대의 해명도 군색하기 짝이 없다. 어차피 전직 대통령 사저를 새로 짓게 되면 대규모 경호시설이 함께 들어서는 만큼 비밀이 될 수도 없고, 실제로 역대 대통령 그 누구도 퇴임 이후 사저를 신축하면서 아들의 이름을 빌리는 따위의 편법은 쓰지 않았다. 유독 이 대통령만 자신의 이름을 숨겨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 참으로 궁금하다. 청와대는 이러한 위법·편법 의혹으로 얼룩진 사저 신축 계획을 지금이라도 백지화하고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 그것이 국가적 논란과 소모적 정쟁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는 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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