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8일 토요일

정준길 사직 "태섭아 기자회견 왜 3시에 했나"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9-07일자 기사 '정준길 사직 "태섭아 기자회견 왜 3시에 했나"'를 퍼왔습니다.
대국민 사퇴성명 사찰의혹 해명없이 금태섭 변호사만 추궁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의 대선 불출마를 종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박근혜 캠프의 정준길 공보위원이 이 의혹을 폭로한 금태섭 변호사에 대해 "친구 버리는 게 이 땅의 정치인가"라고 적반하장 식의 태도를 보였다. 

정 위원은 7일 저녁 발표한 보도자료 '공보위원을 사직하며'라는 대국민 사퇴 성명에서 "저의 부적절한 처신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오늘 공보위원직을 물러난다"며 "저는 공보위원을 사퇴하면서 친구로서 나를 부정한, 그리고, 결국 구태적인 정치행태를 보인 태섭이에게 마지막으로 몇 가지 질문을 남기고자 한다"고 밝혔다. 

정 위원은 6일 열린 긴급 기자회견이 금 변호사가 친구로서의 도리를 버리고 사적인 대화 내용을 폭로한 '구태 정치'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국민을 대상으로 발표한 사퇴 성명인데도 금 변호사를 '태섭이 네가'라고 지칭한 것도 이런 의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친구를 버리고, 친구를 부정하는 것이 이 땅의 정치인지 의문이 아닐 수 없고, 이 일은 결국 국민들에게 또다시 정치에 대한 혐오감을 더하는 사건이 돼버렸다"고 말했다. 

이어 "친구로서" 질문을 던진다며 정 위원은 "태섭이 네가 어떤 이유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하게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기자회견을 하기 전이나 후에 나에게 전화나 메시지로 그 사정을 설명하는 것이 친구로서의 도리라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라고 물었다. 

 
정준길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 공보위원 ©연합뉴스

정 위원은 금 변호사가 지난 6일 긴급 기자회견을 연 것에 대해서도 음모론적 시각으로 바라봤다. 정 위원은 "지난 화요일에 나와 전화 통화 했는데 중간에 아무런 확인작업 없이 이틀이 지난 후에 발표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9월 4일 오후 3시에 프레스센터까지 빌려 기자회견을 하였는데, 언론 마감시간까지 계산하여 나에게 대응할 시간을 주지 않으려는 생각으로 발표시간을 오후 3시로 의도적으로 잡은 것은 아닌가"라고 몰아갔다. 

또한 그는 "기자 회견 자리에 민주당 의원까지 함께 배석을 하게된 구체적인 경위는 무엇인가", "태섭이 너의 기자회견에 대해 안교수님이 동의한 것인가"에 대해서도 질문했다.

하지만 '사정기관과 새누리당이 안 원장의 대선불출마를 위해 공조했느냐'는 등 제기된 핵심의혹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금 변호사는 지난 6일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기획단의 정준길 공보위원이 '안 원장이 대선에 출마할 경우 뇌물과 여자문제를 폭로하겠다'고 협박하며 대선 불출마를 종용했다"고 밝혔다. 

금 변호사는 "정 위원이 구체적 근거를 말하지 않은 채 '우리가 조사해서 다 알고 있다, 그걸 터뜨릴 것이기에 대선에 나오면 죽는다'고 말하면서 안 원장에게 그 사실을 전하고 불출마하라고 여러 차례 협박했다"고 했다.

그는 또 "언론에 보도된 안 원장에 대한 사찰 논란과 '우리가 조사해 다 알고 있다'는 정 위원의 언동을 비춰볼 때 정보기관 또는 사정기관의 조직적 뒷조사가 이뤄지고, 그 내용이 새누리당에 전달되는 것 아니냐는 강한 의심이 든다"고 불법사찰 의혹을 제기했다.

정 위원은 6일 금 변호사의 회견에 이어 곧바로 연 반박 기자회견에서 "지난 4일 오전 7시반에서 8시쯤 차를 타고 출근하던 중 친구인 태섭이가 생각나서 전화했다"며 전화통화한 사실과 안 원장 여자·뇌물 문제를 언급한 사실을 시인했다. 그러나 그는 "정치공작이나 사찰기관, 이런 이야기는 절대 아니다"고 해명했다. 그는 '안 원장이 출마하면 죽는다'는 말을 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시중에 떠도는 여러 가지 의혹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면 선거에 나가더라도 쉽지 않다는 취지였다"고 말했다.

조수경 기자 | jsk@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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