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29일 토요일

응답하라 콘서트 다음날, PD수첩 대체작가 모집 공고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9-28일자 기사 '응답하라 콘서트 다음날, PD수첩 대체작가 모집 공고'를 퍼왔습니다.
방송작가협회 거센 반발, "대체작가들 제명, 신입은 입회자격 박탈 방침"

MBC 경영진이 26일 PD수첩 대체작가를 모집한다고 공고하면서 반발이 커지고 있다. 

MBC 경영진은 PD수첩 작가 6명 전원을 해고 조치 한 뒤 불방 사태가 이어지고 있고 922명의 시사교양작가들이 대체집필 거부를 선언한 상황이다. 특히 지난 25일 안철수 후보를 비롯한 각계 인사들이 참여해 성황을 이룬 'PD수첩 정상화를 위한 콘서트'를 마친 후에 나온 공고라는 점에서 비난 여론이 거세다.

시사교양PD에 따르면 배연규 PD수첩 팀장은 PD들과 회의에서 대체작가를 공개체용하겠다고 통보하자 PD수첩 PD들은 "공개채용의 방식으로 작가를 충원하는 것은 PD수첩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반대했지만 26일 MBC 홈페이지를 통해 대체작가 모집을 공고했다.
작가 모집 공고에는 PD수첩에 배치된 손현동, 정재우, 조준 등 시용PD들이 적극 나서 작가 모집을 위해 다른 방송국에 인력을 알아보고 홈페이지에 모집 공고 게시물을 올린 것으로 알려져 PD수첩 내부에서 갈등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한국방송작가협회는 "큰 사회적 공감대 속에 열린 콘서트가 끝나자마자 이루어진 작가 공개 모집 공고는 PD수첩 정상화에 대한 대중들의 뜨거운 호응과 염원을 짓밟는 폭거이며, 방송작가라는 직업군 전체에 대한 모욕이자 이 사태를 주시하고 있는 방송작가협회에 대한 개념을 상실한 도전임을 명확히 한다"고 반발했다.
한국방송작가협회는 성명서 발표와 함께 협회 회원이 PD수첩 대체작가로 일할 경우 제명 퇴출하고 비회원일 경우 입회자격을 영구 박탈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가 25일 홍대 롤링홀에서 열린 'PD수첩 정상화를 위한 호프 콘서트 응답하라! PD수첩' 행사에 참석해 'PD수첩' 문제 해결 방안과 MBC 문제를 포함한 언론 정책에 대한 의견을 밝히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해고된 정재홍 작가는 "작가들이 MBC 경영진 공고대로 PD수첩 자리에 간다는 것은 언론의 자유를 훼손하는 것"이라며 "시사프로그램 작가라면 국민의 알권리와 작가의 역할에 대해 고민해야 하는데 PD수첩 자리에 간다는 것은 그것을 무너뜨리는데 일조를 한다는 것이어서 작가협회에서는 이들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정 작가는 "많은 사람들이 PD수첩 정상화에 대해 응답하라고 하고 있는데 대체작가를 뽑는다는 것은 그야말로 언론의 역할을 복원하는 것이 아니라 입맛에 맞는 작가들을 뽑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정 작가는 또한 시용PD에 대해 "언론 본연의 역할을 했던 기존 PD들을 쫓아내고 권력의 눈치를 보면서 적당히 하고 있는 PD들을 구하는 과정에서 시한부 PD들을 뽑은 것"이라며 "이들은 신분상 제약이 있기 때문에 말을 들을 수밖에 없다. 부역 PD들인데 부역 작가를 찾고 있는 것"이라고 거듭 비판했다.
이금림 작가협회 이사장은 "MBC 사측이 사태 해결을 위한 어떠한 노력이나 제스처도 취한 적이 없다"면서 이번 작가 모집 공고가 PD수첩 정상화가 아니라 보여주기식 '쇼'임을 의심했다.
지상파 4사 구성다큐연구회 최미혜회장은 “방송작가들에게 PD수첩 경력은 가장 빛나는 영광이었지만 이제는 낙인이 될 것”이라며 “자신의 경력에 대체작가라는 꼬리표를 달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며 이성과 상식이 있는 작가라면 더더욱 그 자리에 갈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MBC 시사교양PD도 성명을 내고 "김현종 국장은 작가협회의 의견을 묻기는커녕 공개채용이란 강경책을 꺼내듦으로써, 오히려 작가 사회의 분노를 극대화하는 무리수를 두고 말았다"면서 "PD수첩 파행이 이제는 작가협회와의 파워게임으로 비화되며 악화일로를 걷게 된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재진 기자 | jinpress@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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