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28일 금요일

“새누리, 젊은층 투표 겁난다 고백하는 것” “민주당, 투표못한 상당수 야권층이라 봐”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9-27일자 기사 '“새누리, 젊은층 투표 겁난다 고백하는 것” “민주당, 투표못한 상당수 야권층이라 봐”'를 퍼왔습니다.

여-야 논쟁 속내

투표시간 연장을 두고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여야 모두 상대 당의 “정략적 접근”을 문제 삼고 있다.민주통합당은 국민의 기본권인 투표권 보장과 투표율 증가를 투표시간 연장의 핵심 근거로 내걸고 있다. 투표시간 연장을 거부하는 새누리당의 태도는 “국민기본권 제한행위”로 “투표율을 높여야 할 정치적 책임도 회피하고 있다”는 것이다.새누리당은 민주당의 투표시간 연장 공세에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하진 않는다. 대신 논의시간 부족, 투표시간 변경에 따른 국민적 혼란, 선거관리 비용의 증가 등을 주요한 반대 논리로 내세운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의 공보단장인 이정현 최고위원이 27일 “대선 투표일은 공휴일로 지정돼 있고, 오랫동안 유지해온 투표제도의 관행이 있는데 대선이 임박한 시점에서 갑자기 (투표시간 연장) 논의를 서두른다는 건 정치적 이유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말한 건 이런 맥락이다.민주당의 핵심 논리인 ‘투표권 보장’과 ‘투표율 제고’와 ‘투표시간 연장’과의 직접적 연관성이 증명되지 않았다는 게 새누리당의 반박 논리다. 이철우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영국과 일본을 제외한 대다수 선진국의 투표시간이 12시간을 넘지 않는다면서 “우리보다 투표율이 낮은 선진국들이 왜 시간을 연장하지 않겠느냐”고 말한 게 대표적이다.그러나 대선을 80여일 앞둔 시점에서 여야 모두 승리를 위해 투표시간 연장 논쟁을 벌이고 있다는 건 공공연한 비밀이다. 새누리당 한 핵심 당직자는 “투표시간 연장에 대해 새누리당이 반대한다는 건 ‘우리는 젊은이들이 투표할까봐 겁나요’라고 고백하는 것”이라며 “선거에 불리해도 투표율을 올리는 게 대의”라고 말했다.민주당 관계자는 “투표시간을 연장하면 그동안 투표를 제대로 하지 못했던 비정규직의 참여기회가 늘고, 젊은층의 투표율도 올라갈 것”이라며 “이들중 상당수는 야권 지지층이라고 본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새누리당의 강고한 지지층인 고령층은 투표시간과 상관없이 투표율이 높은만큼 투표시간 연장에 따른 투표율 상승 효과가 야권 지지층에 집중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여야의 박빙 승부가 예상되는 이번 대선에서 투표율이 당락을 좌우할 수 있어 새누리당은 명분과 여론의 불리함을 무릅쓰고서라도 투표시간 연장을 강하게 반대할 것으로 보인다.정치권 안팎에선 대선 투표율이 70%를 넘을 경우 상대적으로 젊은층 지지도가 높은 야당 후보가 유리하고, 이를 밑돌 경우 반대로 여당 후보에게 유리하다는 게 정설로 통한다. 실제로 김대중 후보가 승리해 첫 정권교체가 이뤄진 1997년 대선 투표율은 80.7%였다. 야당 소속 노무현 후보가 승리한 2002년 대선 투표율도 70.8%였다. 반면, 여당의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된 지난 2007년 대선 투표율은 63%였다. 야권의 박원순 후보가 승리한 지난해 10·26 서울시장 재보선에서도 오후 6시까지 39.9%에 그쳤던 투표율이 오후 8시 마감 때에는 48.6%까지 치솟았다.

신승근 손원제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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