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30일 일요일

왕성교회 당회, 세습 결의


이글은 뉴스엔조이(NEWSNJOY) 2012-09-28일자 기사 '왕성교회 당회, 세습 결의'를 퍼왔습니다.
99명 중 85명 찬성…10월 7일 공동의회서 길요나 목사 청빙 최종 결정


▲ 왕성교회 당회가 세습을 결의했다. 당회는 길자연 목사 아들 길요나 목사를 후임 목사로 청빙하는 안건을 9월 27일 열린 회의에서 투표에 부쳤고, 장로 99명 중 85명이 찬성해 세습이 통과됐다. 공동의회까지 통과하면 세습이 확정된다. ⓒ뉴스앤조이 김은실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회)가 세습을 교단 법으로 금지한 가운데, 서울의 대표적인 대형 교회인 왕성교회(길자연 목사) 당회가 세습을 확정해 주목을 받고 있다. 왕성교회 당회는 9월 27일 저녁 회의를 열어 길자연 목사 아들 길요나 목사를 후임 목사로 청빙하는 안건을 투표에 부쳤다. 출석 당회원 99명 중 85명이 찬성하고 12명이 반대해 세습 안건은 당회를 통과했다.
왕성교회는 오는 10월 7일 공동의회를 열어 세습 여부를 결정하는 투표를 할 예정이다. 공동의회에서 출석 교인 2/3 이상이 찬성하면 세습은 확정된다.
당회에서도 소수지만 반대 목소리가 있었다. 장로 한두 명은 강하게 반대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습을 반대한 한 장로는 "세습은 교회를 배타적으로 만드는 관행이다. 세습의 고리를 끊지 않으면 한국교회는 쇠퇴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왕성교회는 지난해 말부터 세습 준비를 시작했고, 올해 본격적으로 세습을 절차를 밟았다. 왕성교회가 올해 3월 아들 길요나 목사가 시무하는 과천왕성교회와 합병을 결의했고, 과천왕성교회도 9월 합병을 결정했다. 청빙위원회는 일찌감치 후임으로 길요나 목사를 결정하고 후임 공개 모집을 하지 않았다.
왕성교회 세습 행보는 감리회에서 세습 금지법이 통과된 직후에 나온 결정이라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올해 6월 대형 교회 세습의 원조로 꼽히는 충현교회 김창인 목사가 세습을 공개 사과했고, 지난 9월 27일 감리회는 아예 세습을 막는 법안을 만들었다. 김동호 목사(높은뜻연합선교회), 손봉호 교수 등 교계 인사는 직접 세습을 반대하고 나섰고, 언론도 일제히 '세습 금지'를 환영했다.
손봉호 석좌교수(고신대)는 왕성교회의 세습 추진 소식에 "사회가 한국교회를 어떻게 보겠느냐"며 "복음 전파를 막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손 교수는 "사회에서 세습이 잘못이라고 하는데도 굳이 아들에게 교회를 물려주는 행위는 자신들만 옳다는 오만한 태도"라고 지적했다.
손 교수가 자문위원을 맡은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은, 세습 반대 운동의 신호탄을 쏜 김동호 목사, 교회개혁실천연대와 함께 세습 반대 운동을 활발히 펼칠 계획이다.
왕성교회가 세습을 강행한다면 감리회의 세습 방지 법안이 통과된 이후 첫 대형 교회 세습 사례가 된다. 한국교회 세습 관행이 끊어지느냐를 지켜보고 있는 언론의 주목을 받을 것은 분명하다. 또 한 번의 대형 교회 세습을 기록할지 세습을 반대하고 새로운 길을 갈지는 왕성교회 교인들 손에 달렸다.

김은실 (raindrops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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