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8일 토요일

"YTN 무기력·순종주의 극복" 노조가 팔걷어붙여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9-07일자 ㅣ사 '"YTN 무기력·순종주의 극복" 노조가 팔걷어붙여'를 퍼왔습니다.
사내 혁신 '프로젝트 Y' 가동…20~30대 후배 그룹 주도할 듯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지부장 김종욱·YTN 노조)가 사내 구성원들에게 보도와 조직을 혁신하기 위한 논의를 제안했다. 일명 ‘프로젝트 Y'이다. 내부 혁신을 노조가 주도한다는 점에서 눈에 띈다. 

YTN 노조는 7일 자료를 내어 “‘프로젝트 Y’는 YTN 정상화 이후의 도약과 혁신 구상을 전 조합원이 참여하는 방식으로 구체화하는 프로젝트”라며 “보도 콘텐츠와 조직체계를 아우르는 대기획을 구상하고 있으며 세부 내용은 아직 미정”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이날 티저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구성원들에게 “무엇이든 자유롭게 말해 달라”고 제안했다. 무엇을 어떻게 혁신할지를 구성원들의 여론 수렴을 통해 정하겠다는 것이다. 김수진 YTN노조 홍보부장은 “그동안 회사가 젊은 기자들의 언로와 창의성을 막은 측면이 있다”며 “프로젝트 내용은 구성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시급한 문제가 무엇인지 의견을 구하고 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의는 20~30대 후배 그룹이 이끌고 해직자를 포함한 시니어 그룹이 멘토로 참여한다는 것이 기본 구상이다. YTN에서는 2005년 당시 노종면 앵커(전 YTN노조 위원장·해직기자) 등이 주축이 돼 YTN 혁신방안(CI·콘텐츠 혁신)을 만들기도 했다. 당시는 회사가 혁신을 주도했다면 이번에는 노조가 주도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노조는 “당시 혁신방안과 비교하면 혁신대상이 확대되고 논의 구조가 개방된다는 점에서 업그레이드됐다”고 설명했다.

논의 대상은 조직 인사부터 콘텐츠, 보도 공정성, 사내 민주주의 등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노조에 따르면 YTN에서는 1년여 전부터 사내보도정보시스템 게시판에 회사를 비판하는 글을 쓰면 삭제됐다.

배석규 사장이 취임한 이후에는 사내 메일센터 개편으로 기존에 회사 공지사항과 함께 노출되던 노조 공지사항도 못 올리게 됐다. 이 같은 사건들은 젊은 기자들을 중심으로 사내 민주주의에 대한 불만을 키웠다.


▲ 일명 '프로젝트 Y'를 알리는 YTN 노조 티저 프레젠테이션 화면 일부 ⓒYTN노조

또한 최근 YTN은 이전의 ‘돌발영상’의 명성에 버금가는 아이템을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촌천살인’의 풍자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돌발영상은 예전의 명성을 얻지 못하고 있다. YTN 구성원 입장에서는 뉴스 전문 채널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차별성을 갖춰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지난달 31일에는 법조팀 기자가 송고한 기사가 삭제되는 일도 있었다. 배석규 사장의 ‘황제골프’를 비판하는 글을 노조 게시판에 올린 것은 명예훼손이 아니라는 법원 판결 기사였다. KBS 새노조가 파업 당시 폭로한 언론사 사찰 문건, 재미 치과 의사 신명씨가 입국해 ‘BBK 가짜 편자’ 사건을 폭로할 것이라는 내용도 제대로 방송을 타지 못한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김수진 노조 홍보부장은 “새로운 시도나 데스크와 부딪힐 것 같은 아이템은 더 이상 말을 꺼내지도 않는 자기검열이 제일 무섭다”며 “이는 YTN뿐만 아니라 최근 모든 언론사에서 일어나는 일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노조는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정권 차원의 YTN 장악으로 훼손된 보도와 조직을 혁신하겠다는 의지이며 실행 전략을 마련하려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YTN 언론인들은 그동안 사측이 사실상 강요해온 무기력과 순종주의를 극복해낼 것”이라고 밝혔다.

김종욱 YTN 노조 위원장은 “지난 4년 동안 상처도 있고, 조직 내 분위기를 쇄신할 필요도 있다”며 “보도와 관련된 콘텐츠뿐만 아니라 조직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혁신 방안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조현미 | ssal@mediatoday.co.kr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