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22일 토요일

MBC, 송영선 제명 소식 끼워넣기 ‘신공’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9-21일자 기사 'MBC, 송영선 제명 소식 끼워넣기 ‘신공’'을 퍼왔습니다.
수해 피해 복구현장 방문 소식 마지막에 한 줄 붙이기… 강한 쇄신책 주문? 황당한 3류 묶음 기사

18대 대통령 선거를 3개월 앞두고 MBC 뉴스가 노골적인 편파 보도 양상을 보이면서 비난을 받고 있다.
특히 19일 MBC (뉴스데스크)에서 송영선 전 의원의 불법자금 수수 의혹 소식을 전하는 리포트는 최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MBC (뉴스데스크)는 이날 (박근혜, 태풍 복구 현장 방문…송영선 제명)이라는 5번째 리포트에서 박근혜 후보 동정 소식에 송영선 전 의원의 새누리당 제명 소식을 끼워넣어 보도했다. 누리꾼들은 MBC가 박 후보를 감싸기 위해 끼워넣기 '신공'을 발휘했다는 냉소를 보였다.
MBC (뉴스데스크)는 "박근혜 후보 지원을 거론하며 사업가에게 돈을 요구했다는 녹취록이 공개된 송영선 전의원에 대해 새누리당이 제명조치를 내렸다. 박 후보는 경남 태풍 피해 지역을 방문했다"고 리포트 첫머리를 열었지만 정작 리포트 본문에는 태풍 피해 현장을 방문한 박 후보의 동선을 따라가 화면을 비추고, 제명 소식은 "새누리당은 사업가에게 돈을 요구한 의혹이 불거진 송영선 전 의원을 제명했다"는 한 문장으로 정리했다.
(뉴스데스크)는 "경남 사천의 태풍 피해 현장을 찾은 박근혜 후보는 흙탕물로 더러워진 옷가지를 씻고, 딸기밭의 흙을 옮겨 담으며 복구를 도왔다"면서 주민과 함께 흙탕물을 치우는 장면을 보여줬다.
이어 박 후보는 "이게 벌써 몇번째 겪은신 거예요"라고 묻고 태풍 피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민과의 대화 장면도 전파를 탔다. 특히 는 송영선 제명 소식에 앞서 "박 후보는 정치쇄신특위에 참석해 강력한 쇄신책을 주문했다"고 보도했다.
다른 방송과 신문이 송 전 의원의 녹취록까지 공개하며 단독 리포트와 기사를 쏟아낸 반면 제명 소식에 맞춰 박 후보의 쇄신 노력을 강조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 19일 MBC <뉴스데스크> 화면

일례로 SBS (8시 뉴스)는 ("내가 원하는 건 국방장관" 송영선 녹취 공개)라는 단독 리포트를 내고 "새누리당에 또 비리 의혹이 터졌습니다. 친 박근혜계 인사인 송영선 전 의원이 한 사업가에게 억대 금품을 요구하는 육성 녹음이 공개됐습니다. 깜짝 놀란 새누리당은 의혹이 불거진지 반나절 만에 송 전 의원을 전격 제명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SBS는 "A 씨가 공개한 내용을 보면 송 전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에서 박근혜 후보 지지표 6만 표를 얻으려면, 1억 5천만 원이 필요하다면서, 6만 표를 얻으면 장관도 될 수 있다고 말한다"며 송 전 의원의 관련 발언이 담긴 육성 녹취록을 내보냈다.
또한 SBS는 "지난 총선 당시 박 후보 측 실세 의원에게 돈을 건넸다면 더 좋은 지역구를 공천받을 수 있었다는 말도 나왔다"며 다시 한번 송 전 의원의 육성 녹취록을 공개했다.
반면, MBC는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송영선 전 의원은 '대선에서 박 후보를 돕기 위해 1억 5천이 필요하다', '오피스텔 운영경비를 도와달라'는 등의 발언을 했다"고 전하고 육성 녹취록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재훈 MBC 노조 민주방송실천위원회 간사는 "방송은 신문과 달리 시청자들이 직접 들을 수 있는 녹취를 따오는 것이 생명이다. 다른 방송이 모두 녹취까지 공개했는데 유독 녹취록을 보도하지 않은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 19일 SBS <8> 보도 화면

KBS (뉴스 9)도 "송영선 새누리당 전 의원이 박근혜 후보를 돕겠다며 한 사업가에게 금품을 요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며 곧바로 " 한 6만표 넘어가면 내가 일등 공신이에요. 내가 원하는 건 국방장관이에요" 라고 말한 송 전 의원의 육성 녹취록을 내보냈다. 또한 KBS 뉴스 9는 송 전 의원 제명 소식과 함께 박 후보의 쇄신 발언을 소개하면서 민주통합당의 반응도 함께 내보냈다.
MBC 노조는 SBS와 KBS 보도와 MBC의 보도를 비교하면서 "정말 황당하기 그지없는 3류 묶음 기사"라고 혹평했다.
MBC 노조는 "MBC (뉴스데스크)가 이들의 비리 의혹을 다룬 태도는 언론의 본령을 포기한 것이나 다름 없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수준"이라며 특히 "이 같은 일이 반복되거나 더욱 기승을 부리는 것을 보면 단순한 무능의 결과라기보다는 특정 정치세력에게 노골적인 추파를 던지기 위한 불순한 의도의 산물"이라고 꼬집었다.
김재철 사장이 자신의 거취 문제와 관련해 생존하기 위해서 특정 정치세력에게 유리하거나 또는 불리하도록 보도 흐름을 조작하고 있다는 것이 노조의 주장이다.

▲ 19일 KBS 뉴스 9 화면

또한 뉴스데스크 편집 라인에 있는 김장겸 정치부장이 (뉴스데스크) 보도를 망치는 주범이라는 주장도 내놨다.
MBC 노조는 "김장겸 정치부장과 정치부는 지난 2년간 숱한 불명예스러운 일과 좋지 않은 평가로 얼룩졌다"면서 "김 부장은 조합으로부터 문책 요구까지 받았지만 파업 기간 중 김재철과 호흡을 맞춘 외눈박이 시각과 강경 행동으로 여전히 정치부장 자리를 지키며 뉴스를 망치고 있다"고 비난했다.
MBC 노조에 따르면 김장겸 정치부장은 정치적 편견을 과감히 표현하며 특정 지역 출신과 사회적 약자 대변 세력에 대해서도 강한 반감을 표출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일례로 지난 2008년 미국 대통령으로 오바마가 당선될 때 국제부장이었던 김 부장은 편집회의에서 오바마에 대한 강한 반감을 드러내고 아이템을 많이 낼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고 MBC 노조는 전했다.
MBC 노조는 "지금의 MBC가 정상 시스템이 작동하는 언론사였다면 그는 정치부장은 물론 보도국의 다른 취재 부서를 맡기에도 매우 위험한 생각을 가진 인물"이라고 지적했다.

이재진 기자 | jinpress@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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