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5일 수요일

검찰·법원, MB 임기말 '주변 정리' 나섰나?


이글은 프레시안 2012-09-04일자 기사 '검찰·법원, MB 임기말 '주변 정리' 나섰나?'를 퍼왔습니다.
MB 둘러싼 의혹의 '핵심 키맨'들, 줄줄이 솜방망이 처벌

최근 이명박 대통령 측근 비리와 관련한 사법처리가 지지부진하고 있다. 이 대통령 임기가 불과 5개월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검찰과 사법부가 대통령 주변을 둘러싼 비리를 털고 가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특히 최근 사법부에서 무죄 선고를 받았거나, 감형된 인물이 대부분 이 대통령을 둘러싼 BBK 사건, 태광실업 세무조사, 대선 자금 의혹 등의 핵심 '키맨'들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4일 방송통신위원회 보좌역으로 재직하던 시절 국회의원들에게 금품 로비한 의혹을 받고 있는 정용욱 씨에 대해 참고인중지 처분을 내렸다고 밝혔다. 정 씨는 파이시티 인허가 관련 비리 등으로 구속된 이 대통령의 '멘토'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양아들'로 불리는 최측근이다.

민주당 김진욱 부대변인은 "정용욱 씨를 검찰이 참고인중지 처분을 내린 것은 표면적으로는 그가 태국으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되고 행방이 묘연해서이지만, 내면적으로는 최시중 전 방통위원장의 금품 로비 수사를 조기에 종결하기 위한 궁여지책에 불과하다"며 "한마디로 최시중 전 방통위원장과 정용욱 씨를 동시에 살려 MB정권의 부담을 덜고, 불법사찰을 통한 정권차원의 언론 탄압의 실체를 규명하지 못하게 하려는 정권엄호차원의 수사종결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부산저축은행 경영진 등으로부터 거액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던 은진수 전 감사원 감사위원은 지난 7월 30일 가석방돼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야당에서는 "권력형 탈옥"이라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은 전 감사위원은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으로 2007년 대선 당시 BBK 법률 대응을 담당했던 인사다. 은 전 감사위원은 'BBK 가짜편지'의 실제 작성자인 신명 씨로부터 사건의 배후로 지목되기도 했던 인물이다. BBK의혹의 '키맨' 중 하나였던 셈이다.

은 전 감사위원은 저축은행 비리와 관련해 유죄 선고를 받았지만 이례적으로 항소를 포기해 "정권 차원에서 은 전 감사위원의 가석방 등을 약속했기 때문에 본인의 명예를 실추시키면서까지 항소를 포기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기도 했다.

부산저축은행 사건과 관련해 로비스트 박태규 씨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이 대통령의 측근 김두우 전 청와대 홍보수석도 지난달 25일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고간 계기였던 '태광실업 세무조사'의 배후로 지목됐던 한상률 전 국세청장 역시 지난달 31일 '그림 로비' 사건과 관련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지난 6월 대법원은 대우조선해양 협력업체로부터 로비 명목으로 금품 47억 원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에 대해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 일부를 파기환송했다. 천 회장이 물어야 할 추징금이 줄어들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검찰은 앞선 2심에서 천 회장이 무죄 판결을 받은 부분에 대해 상고를 포기해 논란을 자초한 적이 있다.

 /박세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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