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10일 월요일

[이사람] “MB정부 탄압 맞서며 시민들 더 각성했어요”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9-09일자 기사 '[이사람] “MB정부 탄압 맞서며 시민들 더 각성했어요”'를 퍼왔습니다.

참여연대 이태호 사무처장
창립 18돌 맞은 참여연대 이태호 사무처장
 천안함 보고서 파문뒤 회원 폭증
인터넷실명제 위헌 결정 등 성과
 10일 세종문화회관서 후원의 밤

“이명박 정부 들어 공권력의 전방위적인 압박 탓에 활동이 굉장히 위축됐던 게 사실이에요. 하지만 지난 5년 동안 시민들이 스스로 조직하고 스스로 말하기 시작한 것은 한국 사회가 얻은 중요한 성과입니다.”지난 6일 서울 통인동 참여연대 건물 1층의 카페 통인에서 만난 이태호(사진) 참여연대 사무처장의 눈은 충혈돼 있었고 얼굴은 꺼칠했다. 제주 강정마을을 오가며 각종 현안에 대한 보고서를 검토하느라 최근 새벽 4~5시에 잠드는 일을 반복한 탓이라고 했다. 그러나 지난 1994년 창립한 참여연대가 오는 1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여는 창립 18돌 기념 후원의 밤을 소개하는 목소리는 들떠 있었다.그는 인터뷰 내내 “시민들이 달라졌다”고 강조했다. “지난 8월 강정마을에서 연 평화콘서트에1500여명의 시민들이 전국에서 자발적으로 모였어요. 제주도 현지 활동가들이 육지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제주를 찾은 적이 없다며 놀랐죠. 해군기지 문제의 해결을 원하는 시민들이 왕복으로 20만원에 이르는 교통비 부담과 휴가 반납 같은 희생을 기꺼이 감수한 거예요.”참여연대는 지난 2010년 천안함 사건에 대한 의혹을 정리한 전자우편을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 의장국에 보낸 것을 두고 보수 언론이 ‘친북’, ‘종북’으로 매도한 덕분에 오히려 회원 수가 2천여명가량 폭증했다. 천안함 사건의 진상 규명을 바라는 시민들의 의지가 회원 가입으로 표출된 것이다. “이제 시민들은 시민단체가 자신을 대변해주기를 기대하기보다 스스로를 대변하면서 시민단체를 이용할 줄 알아요. 정말로 필요한 곳에는 돈을 줘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계시기도 하고요.(웃음)”참여연대는 그동안 표현의 자유 침해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해왔다. “많은 시민들이 온라인을 통해서 스스로를 표현하고 행동하고 조직하는데, 이런 시민의 자유를 규제하는 대표적인 두가지 악법을 바꿔낸 데 보람을 느낍니다.”지난 8월23일 헌법재판소의 인터넷실명제 위헌 결정은 참여연대 공익법센터가 2010년 1월 제기한 헌법소원에 따른 것이었다.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투표 독려나 특정 후보 지지를 할 수 있게 된 것도 참여연대가 나서서 제기한 헌법소원에 대해 지난해 11월 헌재의 위헌 결정이 나온 덕분이다.이 사무처장은 앞으로 참여연대는 경계에 선 시민들을 만나는 일에 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리해고 당한 통닭집 주인 아저씨가 참여연대를 ‘내 친구다’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고통의 현장에서 함께 호흡하고 유대감을 주고 싶어요.”

글·사진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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