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10일 월요일

‘6명 자살’ 영구임대서 2명 더 숨져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9-09일자 기사 '‘6명 자살’ 영구임대서 2명 더 숨져'를 퍼왔습니다.

최근 100일 동안 6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서울 강북의 영구임대아파트단지. 10평 안팎의 집에는 홀로 사는 노인세대가 많다. 이정우 선임기자
‘자살고위험군’ 70대 이씨 목매
60대 서씨 돌연사로 7일뒤 발견
박원순 시장, 13일 이곳서 1박2일

지난 5월 이후 100여일 새 주민 6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서울 강북지역 영구임대아파트(▷ 100일간 6명이…어느 영구임대아파트의 자살행렬)에서 같은 기간에 자살한 주민이 1명 더 있었고, 돌연사한 1명이 뒤늦게 발견된 사실이 9일 확인됐다.이아무개(71)씨는 지난 5월23일 새벽 11평 집 안 가스관에 목을 맸다. 자살을 10여차례 시도한 ‘자살 고위험군’이었지만, 다른 자살자들처럼 종합사회복지관이나 정신보건센터, 자치구의 관리·상담보호군에 포함된 바 없다. 아내(65)는 “말도 못하게 가난했다. 술 마시고 식구도 자주 때렸다”며 “최근 바짝 우울해해 집 안에 끈이 보이면 잘라놓기도 했다. 목매면 끊어지게”라고 말했다.1991년 이 아파트에 입주하기 전 이씨 가족은 공동 유료화장실에 딸린 단칸방에 살았다. 이씨는 유료화장실 문지기였다. 주거 부담이 완화되며 이씨는 보일러 수리나 경비일 등을 했다. 아내는 “여기로 온 뒤 한 10여년 괜찮았는데, 주변에서 죽어나가고 힘들어지니까 다시 자살을 시도했다”고 말했다. 5월1일 같은 동 9층에서 30대 여성이, 5월15일엔 13층에서 60대 남성이 목숨을 끊었다. 11층에 사는 이씨 부부는 5월22일 저녁 다퉜다. 딸(35) 집으로 간 아내에게 남편이 밤 11시께, 이튿날 새벽 2시께 전화했으나 닿지 않았다. 아내는 지쳐 잠들어 있었고, 남편은 죽어 잠들었다.다른 주민 서아무개(60·여)씨가 부패가 시작된 모습으로 경찰에 발견된 건 지난 6월11일이다. 7년 전 이혼하고 혼자 지내왔다. 여동생은 7일 전부터 전화했는데 받지 않아 경찰에 신고했다. 부검 결과 앉은 채로 숨진 돌연사로만 밝혀졌다. 서씨를 안다는 이웃을 찾기도 어려웠다.박원순 서울시장은 13~14일 영구임대아파트에 1박2일 머물며 주민, 전문가들과 대책을 숙의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10일 관할 사회복지관 업무점검에 나선다. 관할 자치구는 조사원 100명을 동원해 지난 6일 이 아파트 모든 주민들의 생활실태 조사에 들어갔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