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13일 목요일

“KT 인력퇴출프로그램으로 고통받은 이들에게 속죄하고 싶다”


이글은 미디어스 2012-09-12일자 기사 '“KT 인력퇴출프로그램으로 고통받은 이들에게 속죄하고 싶다”'를 퍼왔습니다.
또 양심고백…박찬성 씨, “2003년부터 전담반 꾸려 본사가 관리”

KT 본사에 의해 부진인력퇴출 프로그램(C-Player)이 실행됐고 지금도 진행 중이라는 양심고백이 또 나왔다. 퇴출프로그램을 기획했다고 소개한 박찬성 씨는 “KT가 2003년부터 전담반을 구성해 중기적정인력규모를 산정하고 그에 따른 퇴출프로그램을 가동했으며 본사가 직접 관리했다”고 폭로했다.

 
▲ 9월 12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박찬성 씨가 KT의 부진인력퇴출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실행했다고 양심고백을 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은 지난해 해당 프로그램을 실행한 중간관리자였다고 양심고백한 반기룡씨와 CP 프로그램 대상자였던 김옥희 시가 함께했다ⓒ미디어스

12일 박찬성 씨는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03년부터 2005년까지 매출액 대비 인건비를 19%대로 유지하는 ‘중기인적자원관리계획’을 수립하라는 지시에 따라 부장을 포함한 5명이 전담반을 구성해 작업했다”고 밝혔다.
박찬성 씨는 “(전담반에서는)중기적정인력규모를 산정하고 초과인력에 대한 퇴출프로그램을 세우고 2007년까지 퇴출 규모를 산정하는 작업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의 고백에 따르면, 당시 KT는 2007년까지 1470명을 퇴출시켜 적정인력 3만6600명을 유지하는 계획을 확정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퇴출 대상자에는 ‘명퇴거부자’, ‘직위미부여자’, ‘D고과자’, ‘해사행위자(민동회)’ 등이 포함됐다.
박찬성 씨는 “본 계획은 인재경영실장에 보고됐고 인사담당과 공유해 실행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인재경영실에서는 퇴출프로그램 가동이 불법적인 것임을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관련 담당자 이외에는 극비로 추진됐다”며 “지역본부에는 직접 찾아가 목표인력을 보여주고 지역 본부별 부진 인력을 선별해 본사에서 전체를 관리하는 방식으로 추진됐다”고 설명했다.
박찬성 씨가 이날 밝힌 KT 본사의 ‘부진인력퇴출 프로그램’ 실행 프로세스는 지난해 스스로를 ‘KT의 직원퇴출프로그램을 하달 받아 실행했던 중간관리자’라고 밝힌 반기룡 씨의 양심고백 내용과 일치한다.
박찬성 씨는 “당시에는 (위에서)지시하는 데로 작성하고 기획했으나 추후 시행단계에서 선배와 동료 등이 압박을 받고 퇴사했다는 소리에 죄책감이 들어 2007년 자진해 글로벌현장에서 영업을 하는 업무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박찬성 씨는 “신문 기사를 통해 ‘KT본사 차원의 CP관리는 없었고 지역단위의 일부 시행이었다’는 KT의 주장을 접하면서 진실은 은폐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비록 지시에 의해서였지만 전담반원과 기획한 중기인적자원관리계획보고서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았던 사실에 대해 속죄하고 싶다”고 양심고백의 배경을 설명했다. 
박찬성 씨는 KT의 ‘부진인력퇴출 프로그램’을 “반인륜적 인사관리”라면서 “아직도 해당인력을 따로 관리하고 감시하고 소외시키는 관리가 아무런 죄책감 없이 시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씨는 지난 8월 말 낙하산으로 KT에 영입된 김홍진 부사장의 해사행위를 신고했다가 회사 이미지 훼손 및 업무지시 불이행으로 해임된 상태다.

“고용학대 프로그램…근절위한 관련 법 개정 검토할 것”

이날 기자회견을 공동주최한 은수미 민주통합당 의원은 “KT가 중기인력자원관리계획이라는 고용학대 프로그램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으며 현재까지도 운용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은수미 의원은 “퇴직을 거부할 경우, 회사 차원의 징계와 임금체불, 전환배치, 지위를 부여하지 않는 방식으로 노동자들을 끊임없이 학대했던 것”이라면서 “KT는 10여 년간 집계된 사망자만 266명(자살자 15명)”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해외에서는 이 같은 고용학대를 형법을 통해 형사처벌하고 있다”며 관련 법 개정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권순택 기자  |  nana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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