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1일 토요일

“KBS 교향악단 법인화,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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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음악계 “사실상 구조조정 법인화…일방통행식 폭거”

오는 1일 KBS 교향악단이 재단법인으로 출범하는 가운데, KBS 교향악단 구성원들은 물론 정치권, 음악계에서도 이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연이어 터져 나오고 있다. 31일 우상호 민주당 의원과 음악계 인사들도 기자회견을 통해 교향악단 법인화는 “‘구조조정’과 ‘졸속법인화’를 위장하기 위한 술책일 뿐”이라며 “교향악단 재단법인화 시도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이 KBS 교향악단 법인화를 반대하는 이유는 첫째 “KBS 교향악단이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해 왔고 소외계층과 소외지역에 클래식 문화를 향유할 기회를 제공”해 왔으나 “법인화는 시장논리에 의해 교향악단을 운영하겠다는 점”을 꼽았다. 이들은 “예술단체 법인화는 공공성은 배제된 채 수익창출을 통해 재정자립도에 치중한다”며 “KBS의 공공성을 훼손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추진 과정도 “밀어붙이기 식”이었다며 “노동조합과의 협의를 생략한 채 법인화를 강행했고 말 안 듣고 골치 아픈 단원들을 내보내고자 무리하게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다른 예술단체 법인화 과정에서는 의견수렴 절차를 걸치고 구성원들의 전적동의를 받은 후 관련법과 조례를 개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나 KBS교향악단의 법인화는 이와 반대로 추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교향악단 사장 선임과정도 밀실에서 이루어졌다”며 “박인건은 인천 종합문화예술회관의 쇄신책으로 법인화를 주장하는 기고를 하며 마치 ‘경영에 대한 고민’을 하는 척 하다, 불과 이틀 뒤 몰래 세종문화회관 사장에 응모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 6.10 항쟁 기념대회 서울시청앞 KBS교향악단 © KBS교향악단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KBS는 교향악단 상임지휘자 선임과정부터 불협화음을 내더니 정기연주회 취소, 단원의 무더기 징계 등 일방통행 식으로 음악계의 공익성과 전문성을 훼손하고 있다”며 “KBS는 파행을 조장하면서, 재단법인화를 추진하기 위한 명분 쌓기를 지속했고, 급기야 이런 의구심은 재단법인 설립이라는 현실로 다가왔다”고 비판했다.

이어 “KBS는 겉으로 교향악단 재단법인화가 문화예술단체로서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비용 절감’, ‘구조조정’, ‘아웃소싱’이 공공연하게 언급되고 있다”며 “오로지 ‘구조조정’과 ‘졸속법인화’를 위장하기 위한 술책일 뿐이며, KBS 교향악단의 재단법인 추진은 노사 쌍방 간 합리적인 토론 없이 일방통행 식으로 자행된 폭거”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KBS 교향악단 법인화에 대해)교향악단 단원들 대부분이 반대하고, 전적동의도 하지 않고 있다”며 “지난 22일 세계음악인연맹과 국제사무직노조연합 미디어분과는 사실상 구조조정 정책인 KBS교향악단 법인화 계획을 중단하라고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고 여기에는 법인화가 음악계와 국민에게 미칠 공공문화의 훼손을 우려했다”고 밝혔다.

한편 KBS는 지난 5월 “단원들의 연주력 및 경쟁력을 강화하고 전문 인력 중심으로 운영체계를 개편하기 위하여 교향악단을 법인화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KBS는 “‘인력감축’이나 ‘비용절감’을 위한 법인화가 아니”라며 “(단원들은)전원 고용이 승계되며, 급여와 후생복지도 KBS재직시와 동일한 수준을 받게 된다”고 밝혔다.

정상근 기자 | dal@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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