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25일 화요일

‘안철수 옆 이헌재’ 비판 확산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9-24일자 기사 '‘안철수 옆 이헌재’ 비판 확산'을 퍼왔습니다.
안철수 측 이헌재 역할 오락가락…중앙일보 “안 캠프 경제는 환경전문가 주도”

최근 ‘안철수 옆 이헌재’가 뜨거운 논란이 되고 있다. ‘모피아의 대부’, ‘신자유주의 전도사’라 불린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가, ‘경제 패러다임의 변화’를 주장해 온 안철수 무소속 후보 측에 서자 진보진영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탓이다.

즉 안철수의 생각을 통해 ‘재벌개혁’과 ‘복지’를 강조해 온 안철수 원장이 이헌재 전 부총리를 멘토로 삼으면서 정작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 실패한 구 경제정책모델로 방향을 트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실제로 안 원장은 지난 19일 출마선언문에서 ‘복지’보다 ‘정치개혁’과 ‘통합’에 방점을 찍었다.

안철수 원장이 야권 후보로 분류되고 높은 지지율로 대권에 가까이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진보개혁진영의 반발이 심하다. 조국 서울대 교수는 지난 21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안철수건 문재인이건 이헌재 같은 ‘모피아’와 함께 한다면 비판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도 지난 21일 한 토론회에서 “(현재의)실패를 가져온 과거의 정책을 깨끗이 정리해야 하는데, 이런 정책의 주 설계자인 이 전 부총리가 정계에 다시 등장해 굉장히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같은 날 ‘경제민주화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에서는 “이 전 부총리의 정계 진출을 누가 좀 말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태인 새로운사회를 여는 연구원장 역시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전 부총리가 위험한 것은 그와 모피아가 정부와 금융을 아우르는 금융제국을 꿈꾸고 있기 때문”이라며 “후배 모피아가 금융정책을 만들고 그가 수많은 펀드를 주무르는 수장이 되면, 어떤 정권이 들어서도 흔들리지 않는 금융제국이 건설될 것”이라고 말했다.

▲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19일 오후 서울 충정로 구세군아트홀에서 대선출마 선언 기자회견장으로 입장하며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문제는 논란이 확산되고 있지만 정작 안철수 캠프에서 이헌재 전 총리의 역할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데 있다. 유민영 대변인을 통해 “이 전 부총리는 도와주겠다는 뜻을 가진 분”이라며 “경험을 가진 분으로서 자문하는 역할이고, 경제정책의 주도적 제언은 홍종호 교수가 담당한다”고 전했다.

안철수 후보 측 김수진 이화여대 교수도 24일 PBS라디오 (열린세상 오늘)과의 인터뷰에서 “ 이헌재씨가 안 후보의 앞으로의 경제정책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결정적으로 주도해나갈 분이라고는 생각이 잘 안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선거를 총괄하는 박선숙 안철수 캠프 총괄본부장은 24일 국민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전 부총리에게 계속 도움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헌재와 홍종호)두 분이 가진 경험과 지식이 서로 다른 분야”라며 “홍 교수는 경제혁신 분야를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헌재 전 부총리가 안철수의 멘토 역할에서 변한 것이 없다는 얘기다.

위처럼 ‘안철수 옆 이헌재’에 대한 진보개혁진영의 논란이 일자 보수진영은 이를 파고들고 있다. 조선일보는 22일자 2면 제하 기사에서 “안 후보 본인이 지적한 ‘경제적 집중’과 ‘양극화 심화’를 주도한 사람을 안 후보가 다시 기용하려 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앙일보는 24일자 8면 (안 캠프 “경제정책 홍종호가 주도…이헌재는 자문역”)제하 기사에서 “(이 전 부총리가)처음엔 비중있는 역할을 할 듯 했으나 ‘모피아 올드보이의 재활용’ 논란이 일자 멘토에서 자문역으로 밀려난 모양새”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중앙일보는 홍종호 교수와 이원재 정책기획팀장(전 한겨레 기자)을 소개하며 “안철수 캠프에선 환경전문가와 신문기자 출신이 경제정책을 총괄한다는 얘기”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정상근 기자 | dal@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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