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13일 목요일

서규용 장관, 동문 로펌에 부처 소송 ‘몰아주기’


이글은 경향신문 2012-09-13일자 기사 '서규용 장관, 동문 로펌에 부처 소송 ‘몰아주기’'를 퍼왔습니다.

ㆍ올해 13건 중 10건 맡겨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이 취임한 뒤 농식품부와 관련된 소송 대부분을 서 장관의 고교·대학 동문이 대표로 있는 특정 로펌에 몰아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민주통합당 배기운 의원실은 농식품부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농식품부가 올해 진행한 민사소송 13건 중 10건을 법무법인 (유)에이펙스에서 수임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2일 밝혔다. 나머지 3건은 정부법무공단에서 맡았기 때문에 민간 로펌에서 농식품부의 일을 맡은 것은 에이펙스뿐이다. 에이펙스는 서 장관과 청주고·고려대 동문인 민홍기 변호사가 대표로 있는 곳이다. 

민 변호사는 서 장관 취임 후인 지난해 9월 2년 임기의 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 평가원 비상임이사로도 선임됐다. 그는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탈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는 6건 중 2건을 에이펙스에서 수임했는데 사건을 맡은 시기가 모두 서 장관이 취임한 이후인 9월과 10월이다. 서 장관은 지난해 6월 취임했다. 서 장관이 취임하기 전인 2008~2011년 6월까지 에이펙스는 농식품부 사건을 단 한 건도 맡은 적이 없다. 이전에는 대부분 정부법무공단에서 진행하거나 각각 다른 로펌에서 수임했다. 배 의원실 관계자는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농식품부가 특정 로펌에 사건을 몰아준 전례가 없는데 서 장관의 사적인 이해관계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농식품부는 서 장관이 에이펙스의 민홍기 변호사와 동문이라는 이유로 사건을 몰아준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에이펙스에 몰아준 소송은 모두 구제역과 관련된 것”이라며 “구제역 관련 전문 변호사가 있기 때문에 사건을 그곳에 의뢰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 장관과 민 변호사가 고교 동문 사이인 것은 맞지만 서 장관이 민 변호사를 보고 사건을 맡긴 것은 전혀 아니다”라며 “에이펙스를 추천한 사람도 서 장관이 아니라 농식품부 법무담당 변호사”라고 말했다. 

그러나 배 의원실 관계자는 “구제역은 이미 2009년부터 사회적으로 문제가 됐는데 구제역을 명분으로 갑자기 장관 동문이 대표로 있는 로펌에 일을 몰아준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관련 경력이 없는 민 변호사가 농기평의 이사로 선임된 것부터 사건 수임까지 공교롭게도 모두 서 장관의 취임 후에 이뤄졌다”고 말했다.

장은교·오창민 기자 ind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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