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13일 목요일

"박근혜, 인간에 대한 예의는 있는가"


이글은 미디어스 2012-09-12일자 기사 '"박근혜, 인간에 대한 예의는 있는가"'를 퍼왔습니다.
인혁당 유가족 및 관련단체, 항의 규탄 기자회견

최근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의 인민혁명당(인혁당)사건 발언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12일 74년 인혁당 유가족과 관련 단체들이 새누리당 앞에서 항의 및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인혁당 유가족, ‘최소한 인간에 대한 예의는 있는가’     이날 인혁당 재건위 사건 사형수 유가족들과 징역형을 받은 관련자들은 “이 땅에 인혁당 재건위 사건과 같은 무고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새누리당과 박근혜는 역사와 국민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당시 사형수였던 고 송상진의 아들인 송철환 씨가 낭독한 회견문에서 이들은 “소위 인혁당 재건위 사건은 이미 법원으로부터 불법구금과 고문 등 가혹행위를 통해 사건이 조작되었음이 밝혀졌고, 재심을 통하여 무죄가 선고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두 개의 판결문이 존재한다는 말로 유족을 두 번 죽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 기자회견 도중 오열하는 인혁당 유가족들 ⓒ 연합뉴스

이들은 “박근혜는 2005년도 인혁당재건위 사건이 조작되었다는 조사 결과를 두고도 ‘한마디로 가치가 없는 것이며 모함’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며 “사람이 억울하게 여덟 분이나 사형을 당한 사건을 두고 가치 없고 자신에 대한 모함이라고 강변하는 박근혜는 최소한 인간에 대한 예의조차 있는가”라고 규탄했다. 2005년 12월 9일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는 국민일보와의 창간인터뷰에서 모함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이들은 “나라의 국정을 책임질 대통령이 되자고 나선 집권 여당의 대통령 후보가 사법부의 결정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은 헌정질서를 부정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다시 암흑천지인 유신의 시대로 되돌리려 하는 박근혜는 대통령 후보로서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헌정 위협하는 잠재적 반란수괴가 될 것인가’
이날 참석한 박정희 정권 피해자 단체와 40여개 단체로 구성된 유신 잔재 청산과 역사정의를 위한 민주행동은 박근혜 후보를 향해 “내란선동혐의로 고발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어 헌법을 수호하겠다는 후보로서 헌정 유린을 옹호하는 발언을 거듭한다면 박근혜 씨를 내란 선동 혐의로 형사 고발할 것을 진지하게 검토할 것임을 천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박근혜 씨는 진정으로 헌법을 수호하고 대한민국의 민주질서를 지키는 대통령 후보가 될 것인지, 헌정을 위협하는 잠재적인 반란의 수괴가 될 것인지, 명확히 입장을 밝히라“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박근혜 씨가 아버지 박정희의 죄과를 올바로 인식하고 정수장학회와 영남대 등 과거 박정희가 총칼로 빼앗은 장물들을 사회와 피해자 유족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와 함께 반환함으로써 자유롭고 떳떳한 자격으로 선거에 임할 것을 충심으로 권한다”며 “그것이야말로 박근혜 씨가 주장하는 국민대통합을 진정으로 실현할 수 있는 전제이자, 용서와 화해를 통해 국민들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는 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새누리당은 이런 터무니없는 생각을 하는 후보를 자당의 대통령 후보로 뽑은 데 대해 국민 앞에 그 어떤 책임 있는 해명을 한 일이 있는가? 쿠데타를 선동하는 후보를 국민들에게 뽑아달라는 말이냐”며 “과거의 망령을 붙들고 역사를 과거로 되돌리려 하는 후보가  어떤 행복과 안정을 보장해 줄 수 있나”고 비판했다. 이어 ‘과거는 배가 불러 따지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배가 부르기 위해 따지는 것’이라는 역사학자 E.H.카의 명언을 전했다.
이들은 “박근혜 씨에게 5.16과 유신 등에 대해 묻는 것은 딸로서 아버지에 대한 사적인 입장을 묻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이 되어 헌정을 수호하겠다는 공인으로서의 의지 여부를 묻는 것”이라며 “5.16과 유신 쿠데타는 한마디로 헌법에 대한 유린이고 헌정 질서에 대한 극악한 파괴적 범죄 행위다. 불가피한 이유가 있든 없든 5.16과 유신이 헌정 파괴라는 사실 자체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 규탄 발언하는 이현배 상임대표, '박근혜는 칠푼이가 맞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마이크를 잡은 이현배 ‘유신잔재 청산과 역사정의를 위한 민주행동’ 대표는 “고위인사가 박 후보를 칠푼이라고 하기에 의아해 했는데, 정말 칠푼이”라며 “어떻게 사법부에서 판결난 사안을 부정할 수 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현배 대표는 인혁당 사건 당시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았으나, 2심에서 감형됐다. 이 대표는 “10월 26일 관련자들에 대한 진혼제를 준비 중”이라며 “올 10월 17일은 유신선포 40년째”라고 말했다.
또, 피해자 유홍선 씨 부인인 강홍순 여사는 “인혁당이란 것은 역사에 존재하지 않는다”며, “목숨 걸고 맹세한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 후, 이들은 박근혜 후보를 만나기 위해 새누리당 당사로 들어가려고 시도했으나 경찰에 막혀 새누리당 앞에서 연좌 중이다.
한편, 이날 국회에서 열린 헌법재판관 청문회에서 이진성 헌법재판관 후보자는 “(사법부의 최종판결은)언제나 하나다”, “(두 개로 생각했다면)재심 구조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이라고 말했다.

신동근 기자  |  qkdkqh1@gmail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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