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2일 일요일

"박근혜, 내 아버지는 민족 반역자라 고백하라"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2-09-01일자 기사 '"박근혜, 내 아버지는 민족 반역자라 고백하라"'를 퍼왔습니다.
[인터뷰] 함세웅 신부 "안철수, 선거 통해 희망 창출 도와야"

▲ 민주화 운동의 상징이자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창립을 주도한 함세웅 신부가 지난 27일 서울 중구 천주교 청구성당에서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 중 "건강한 후보만 있으면 언제든지 우리 국민은 투표장으로 나온다"며 "젊은이들이 투표장으로 나올 수 있도록 올 대선에서 반드시 매력적인 후보가 야권단일후보로 선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유성호

"원탁회의는 안철수 원장을 압박한 게 아니다. 정치에 실망하고 무관심한 세대에게 희망을 불러 넣는 역할은 안철수만 할 수 있다. 안 원장이 개인적 생각으로 출마하지 않고 뒤로 물러서면 민족의 운명에 큰 영향을 줄 것이다. 신중할 필요도 있고 어려운 점도 있겠지만 이제는 뒤로 갈 때가 아니다. 앞으로 갈 때다. 선거를 통해 희망을 창출할 수 있도록 돕는 게 시대의 의무다. 우리가 그에게 하고싶은 말은 이거다.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44년간 현장사목을 정리한 함세웅 신부의 말이다. 30대 혈기왕성한 눈으로 세상의 불의와 맞서왔던 함 신부는 지난 26일 마지막 은퇴미사를 끝으로 현장사목에서 물러났다. 1973년 서슬퍼런 박정희 유신시절 감옥에 두번이나 투옥됐던 함 신부는 아직도 끝나지 않은 '유신과의 전쟁' 중이었다.

그는 은퇴미사 직후인 지난 27일 서울 청구성당에서 와 만나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에 대해 거침없는 일격을 날리기도 했다. 박근혜 후보는 1975년 영부인 육영수씨가 작고한 뒤 사실상 영부인 역할을 대행했으며 대통령 2인자 역할을 했다는데 박정희 유신정권과 관계없다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함 신부는 "박근혜씨는 유신독재의 공범자이자 독재자의 장본인"이라며 "박근혜씨가 진정 대통령이 되고 싶다면 우리 아버지는 민족사의 반역자였다, 친일분자다, 여수순천반란 사건 때 동료들의 명단을 팔아넘긴 사람이다, 친구를 배반하고 살아남은 사람이다, 이렇게 고백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함 신부는 "우리 아버지는 인혁당으로 사람들을 죽인 죄, 정말 잘못했다고 사죄해야 한다"며 "이러면 얼마나 훌륭한 딸인가, 그런데도 그는 아버지 박정희를 두둔한다, 이것이 바로 박근혜의 한계"라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함 신부는 한국사회의 운명을 바꿀 이번 대선에서 '역사의 후퇴'를 선택하지 않으려면 안철수 서울대 교수가 "정치에 실망하고 무관심한 세대에게 희망을 불러 넣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안 원장이 개인적인 생각으로 출마하지 않고 물러서면 민족의 운명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충고했다. 

이어 그는 "(안 원장이) 신중할 필요도 있고 어려운 점도 있겠지만 이제는 뒤로 갈 때가 아니다"라며 "선거를 통해 희망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시대의 의무"라고 말했다.

함 신부는 또 "모든 것은 개인의 선택과 결단이지만 안 원장이 어떤 선택을 하든 젊은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길을 찾았으면 한다"며 "국민과 함께 미래를 만드는 일에 열린 사고로 임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그는 "올 대선에서 정권을 바꾸려면 투표율이 높아야 한다"며 "반드시 매력적인 후보가 나서야 하고 민주당이든 진보당이든 모든 정치인은 정당적 이익을 넘어 시대의 요청에 응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함 신부는 보수언론의 문제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박근혜씨가 집권여당의 대통령후보가 된 것과 관련해, 함 신부는 "참 슬프고 아프다"며 "일제잔재를 깨끗이 청산하지 못한 원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현대사를 돌아보면 과거사 청산이 제대로 안돼 파생되는 문제가 많다"며 "그 주범이 조중동"이라고 비판했다. 

함 신부는 "일제 강점기, 와 는 묘하게 국민을 속이며 일제에 야합했던 거짓언론"이라며 "어떤 때는 민주신문으로 위장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불의한 정권의 앞잡이 노릇을 했고, 왜곡된 말로 국민들이 거짓정보를 듣고 잘못된 선택을 하도록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어느 독일 철학자의 말을 빌어 "인간이 썩은 음식을 먹으면 육체적 건강이 나빠지고 죽게 되는 것처럼 정신도 마찬가지"라며 "건강한 소식을 들어야 하는데 자꾸 왜곡되고 거짓된 지식을 접하면 판단력을 상실하는데 조중동에 의해 만들어진 박근혜 현상은 바로 우리 국민들의 착시현상"이라고 지적했다.

함 신부는 "폐쇄적인 새누리당 지지자 35%는 고정표로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겠지만 나머지 60% 이상은 민주주의를 열망한다"며 "건강한 후보만 있으면 언제든지 우리 국민은 투표장으로 나온다, 젊은이들이 투표장으로 나올 수 있도록 올 대선에서 반드시 매력적인 후보가 야권단일후보로 선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함세웅 신부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박근혜 현상은 착시현상, 그는 유신독재의 공범자"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mov_pg.aspx?CNTN_CD=ME000068355&gb=5&tag=%ED%95%A8%EC%84%B8%EC%9B%85 
(여기서 동영상을 확인하세요) : http://bit.ly/RwXjlQ

- 지난 26일 은퇴미사를 올렸다. 44년간의 현장사목을 정리하는 마지막 미사였는데, 소회가 어떤가."성당이 작고 좁은데 참 많은 분들이 오셨다. 성당이 꽉 차면 대개 400명 정도 들어가는데 그날은 700~800여 명이 오셨다. 마당과 성당 밖에서 미사를 봉헌했던 분들께는 죄송했다. 그래도 기도는 벽을 넘는 것이니까 (웃음). 그날 미사 지향은 민주화와 통일, 독재타파를 위해 애쓴 순국선열과 동지들을 위한 기도, 4대강 막개발과 제주 강정마을 그 밖의 많은 불법사업에 대한 아픔, 한반도 평화와 자유, 정의를 일으켜 주십사 기도했다. 44년간 사제생활을 기쁘게 잘 마감하면서 제2의 산업현장으로 옮겨간다는 생각으로 미사를 올렸다."

- 44년간 현장사목을 정리하는 느낌이 남달랐을 것 같은데, 마지막 미사를 봉헌하던 날 아침 눈을 뜬 뒤 가장 먼저 든 생각은 무엇인가."그냥 평소와 똑같았다. 다만 마무리를 잘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은 있었는데 실행에 옮기질 못했다. 그런데 마침 손석춘 선생이 인터뷰 책을 내자고 했다. 원래 10월 출간 예정이었는데 은퇴에 맞춰 서둘렀다. 완전치는 않지만, 내 성장과정에서 장년 그리고 이 세상 한복판에서의 삶을 정리할 기회가 생겼다. 은총이다."

- 책을 통해 꼭 하고 싶었던 얘기는 무엇이었나. "금송아지 우상을 부숴야 한다는 것이다. 물질만능, 황금만능을 버리고 가치를 지향하자는데 초점을 맞췄다. 그런데 출판사 측에서 젊은이들이 '금송아지 우상'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고 했다. 책 제목을 신동엽 시인의 시 로 결정한 이유다. 전반적으로는 교회 공동체를 성찰하는 내용이다. 성서 말씀대로 우리 사회가 겉만 번들한 회칠한 무덤으로 갈 것이냐, 아니면 비어 있지만 예수님이 부활한 '빈 무덤'으로 갈 것이냐. 그 점에 대해 묵상하면서 결국 우리 시대가 껍데기로 가득 찼지만 그래도 우리가 지향해야 할 것은 비움의 정신이 아닌가 하는 점을 강조했다."

- 교회 안에서 민주화운동을 일군 1세대 사제로서 박정희 유신독재 시절 감옥에 두 번이나 갔었다. 당시를 회상하면 박정희 대통령과 박정희 정권은 어떤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겠나."박정희 정권이 참으로 불의한 정권이라고 생각한 건 로마 유학시절이었다. 국제신학교에 30여 개국 학생들이 와 있었는데, 가만히 각자 나라 얘기를 들어보면 죄다 후진국에서만 군사반란이 일어났다. 너무 부끄러웠다. 한국 하면 '박정희 군사쿠데타의 나라' 이런 식이었다. 박정희는 중앙정보부를 만들어 북한처럼 통제만 하면서 영구집권을 꿈꾸고, 민주인사를 탄압하는 야수와 같은 정치를 했다. 외국에서 이런 정보를 접하니 박정희는 정말 김일성, 스탈린과 같은 악마다 싶었다. 신학적 관점에서 볼 때도, 악마와 같은 불의한 세력을 퇴치하는 것이 사회적 소명이라고 생각했다."

- 귀국하자마자 민주화운동에 나선 것인가."그해(1973년) 8월 일본에서 김대중씨가 납치됐다. 그때 나는 연희동 보좌신부였다. 봉성체 영해주러 갔는데 중정 요원이 하루 종일 나를 이리 끌고 가고, 저리 끌고 갔다. 아무리 연금 상태여도 의사와 종교인에 대한 면회는 보장되는 게 민주국가인데 어떻게 이럴 수 있나 마음이 아팠다. 

1973년 긴급조치로 장준하, 백기완 선생이 잡혀갔고 인혁당 사건에 지학순 주교까지 구속돼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 수도권 신부 30명이 김수환 추기경을 만났다. 김 추기경이 대화하다 울어버렸다. 절망속에 깜깜했는데 뜻밖의 지원군을 만나 반가웠다는 게다. 1974년 9월 명동성당에서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을 만들고 제의를 입은 채 시위를 했다. 유신헌법 철폐하라고 외쳤다. 명동의 시민들이 박수를 쳤고 이게 바로 시대의 요청이자 명령이라고 생각했다. 박정희 정권은 무자비한 정권이었다." 

- 무자비한 정권의 딸, 박근혜씨가 새누리당 대선후보로 결정됐다. 어떻게 생각하나."참 슬프고 아프다. 일제잔재를 깨끗이 청산하지 못한 원죄라고 생각한다. 우리 현대사를 돌아보면 과거사 청산이 제대로 안돼 파생되는 문제가 많다. 결국 그것이 오늘의 박근혜 현상을 빚었다고 본다. 그 주범이 조중동이다. 일제 강점기, 와 는 묘하게 국민을 속이며 일제에 야합했던 거짓언론이다. 어떤 때는 민주신문으로 위장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불의한 정권의 앞잡이 노릇을 했다. 왜곡된 말로 국민들이 거짓정보를 듣고 잘못된 선택을 하도록 만들었다. 

독일의 어느 철학자가 이런 말을 했다. 인간이 썩은 음식을 먹으면 육체적 건강이 나빠지고 죽게 되는 것처럼 정신도 마찬가지다, 건강한 소식을 들어야 하는데 자꾸 왜곡되고 거짓된 지식을 접하면 판단력을 상실한다. 박근혜 현상은 착시현상이다. 폐쇄적인 새누리당 지지자 35%는 고정표로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겠지만 나머지 60% 이상은 민주주의를 열망한다. 건강한 후보만 있으면 언제든지 투표장으로 나온다. 꿈이 없기 때문에 젊은이들이 투표장에 안 나온다. 젊은이들이 투표장으로 나올 수 있도록 매력적인 후보가 야권단일후보로 선출돼야 한다."

- 박근혜 후보는 아버지 박정희 시대와 관계가 없는 것으로 정리했다. 군사쿠데타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말도 했는데."1975년 영부인 육영수씨가 세상을 떠난 뒤 박근혜 후보는 영부인 역할을 했다. 구국봉사단 총재로 사실상 대통령의 2인자 역할을 했다. 박근혜씨는 유신독재의 공범자다. 독재자의 장본인이다. 그런데 이런 내용을 거짓언론들이 말을 안 하고 있다. 그러니 국민이 알 리가 있겠나. 박근혜씨가 진정 대통령이 되고 싶다면 우리 아버지는 민족사의 반역자였다, 친일분자다, 여수순천반란 사건 때 동료들의 명단을 팔아넘긴 사람이다, 친구를 배반하고 살아남은 사람이다, 이렇게 고백을 해야 한다. 인혁당으로 사람들을 죽인 죄, 정말 잘못했습니다, 이러면 얼마나 훌륭한 딸인가. 그런데 아버지 박정희를 두둔한다. 이것이 바로 박근혜의 한계다." 

- 박근혜 후보의 과거사 인식도 문제로 지적할 수 있겠지만 그보다는 박 후보가 오늘날 이렇게 유력한 대통령 후보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민주당이 제대로 역할하지 못한 탓도 있는 게 아닌가."지난 4·11 총선 결과를 보면서 뼈저리게 느낀 게 있다. 그것은 민주당 486 젊은 정치인들이 민주주의와 인간에 대한 가치를 갖고 정치를 한 게 아니라 순전히 파당적 이익으로 정치를 했던 게 아닌가 판단하는 계기가 됐다. 민주당도 정치모리배나 다름 없다는 생각도 하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00만 원 훔친 도둑과 100만 원 훔친 도둑을 똑같이 칠 수는 없다. 다만 당부하고 싶은 것은 민주당이 역사적 소명의식을 지켰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탐욕만 앞세우지 말고 제발 독립운동가와 순국선열들의 그 뜻을 생각하면서 일했으면 한다. 민주당 486은 감옥에 있을 때와 달리 정치꾼이 됐다. 민주주의를 위해서라면 감옥에 가도 좋다, 이런 초심을 가져달라. 그 열정 하나만 있다면 한국정치 판도는 확 바뀔 것이다."

"안철수 출마 안 하면 민족의 운명에 큰 영향 줄 것"

▲ 민주화 운동의 상징이자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창립을 주도한 함세웅 신부. ⓒ 유성호
- 민주당 밖에 제3의 인물로 안철수 서울대 교수가 있다. 그의 대선출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나는 개인적으로 그를 모른다. 다만 그에게 대선출마를 요청하는 목소리가 높은 것은 시대의 요구에 응답하라는 호소다. 정치에 실망하고 무관심한 세대에게 희망을 불러 넣는 역할을 안철수만 할 수 있다. 안 원장이 개인적인 생각으로 출마하지 않고 물러서면 민족의 운명에 큰 영향을 줄 것이다. 신중할 필요도 있고 어려운 점도 있겠지만 이제는 뒤로 갈 때가 아니다. 앞으로 갈 때다. 선거를 통해 희망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시대의 의무다."

- 안철수 원장이 끝내 출마하지 않는 쪽으로 결론을 낸다면?"모든 것은 개인의 선택과 결단이다. 다만 당부하고 싶은 것은 안 원장이 어떤 선택을 하든 젊은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길을 찾았으면 한다. 국민과 함께 미래를 만드는 일에 열린 사고로 임했으면 좋겠다. 원탁회의 사람들이 안 원장에게 '나서서 판을 키우라'고 요청한 건 그에게 압박한 게 아니다. 단언컨대,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이다. 사회적 연대로 우리 모두 안철수가 돼서 이 험난한 세상을 헤쳐가자, 이런 당부인 게다. 우리 시대 안철수는 더 이상 고유명사가 아니다. 대명사다. 우리 모두 안철수가 돼서 각자 '안철수 현상'에 응답해야 한다."

- 올 대선에서 시민참여공간을 열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올 대선에서 정권을 바꾸려면 투표율이 높아야 한다. 70%? 80%? 아무튼 높으면 높을수록 좋다. 다만 이런 조건이 있다. 반드시 매력적인 후보여야 한다. 그 매력적인 후보는 어떤 형태로든 국민과 함께 해야 한다. 이런 시대적 요청에 민주당이든 진보당이든 모든 정치인은 정당적 이익을 넘어 시대의 요청에 응답해야 한다. 시대의 요청에 순응하는 정당이 돼야 한다."

- 44년간 현장사목을 통해 만난 역대 대통령을 평가한다면? "YS의 3당 합당은 역사에 대한 배반이라 전제한다. 다만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구속은 정치적 행업으로 평가할 만하다. DJ는 대체로 실책이 많지만 남북대화의 물꼬를 틔웠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앉으나 서나 민족문제를 고민했던 데 대해 높이 평가한다. 다만 박정희 기념관을 지었다거나 영남 껴안기 정책을 펴면서 김중권 같은 이를 비서실장에 앉힌 점은 역시 그분의 한계였다."

-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정치적 기반이 없고 즉흥적인 대통령이었다고 본다. 그는 1980년대 고난 받던 정치인이 아니다. 박정희시대에 잔혹한 탄압을 받지 않은 정치인이기 때문에 386세대 정치인들의 기교로부터 벗어나지 못했고, 삼성장학생들로 이뤄진 삼성 종속 정권이었다. 그분의 뜻은 컸지만 선배나 원로집단과 자문 받지 않았던 한계가 있었다. 그럼에도 대화정치, 개방정치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결국 그는 스스로 목숨을 던져 기존의 한계를 넘어서려 했다. 목숨을 던지는 선택으로 노무현 현상이 나타났는데, 나는 이것이 좀 더 창조적으로 갔으면 좋겠다. 김대중과 노무현을 넘어서는 그 다음 세대의 무언가가 됐으면 한다. 제3의 창조적인 모습으로 발전하기를 바란다. 산소와 수소가 만나 물이 되듯이."

- 노무현 대통령과의 비사도 있나. "내가 마지막으로 노무현 대통령을 만난 것은 2007년 대선이 임박했을 때다. 그때 노 대통령의 말이 이런 것이었다. 나는 역사적 책무를 다했다. 정권 재창출의 열의가 별로 없었다. 그게 제일 마음이 아팠다. 절대로 잊을 수 없는 기억이다. 그분은 자신이 역사적 임무를 다했다고 착각했던 것 같다. 그러나 그는 역사적 소명도 잘 몰랐다. 정치를 가치 지향적으로 접근하기보다는 상업적으로 접근하는 사람들이 그 진영에 많았다. 그러니까 삼성에 종속돼 있었다."

- 2013년 체제를 목전에 두고 볼 때, 민족사에서 존경받는 정치지도자가 없는 것 같다."우리의 공동책임이고, 우리의 한계다. 베트남의 호치민을 생각하면 참 부럽다. 우리는 남북 모두에서 존경받는 정치지도자가 없다. 그러나 베트남엔 호치민 같은 이가 있다. 남북 모두 독재로 타락했다."

-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하게 되나."사제로서 살아왔던 삶을 그대로 지속할 것이다. 원로사목이라는 말을 쓰지만 별로 바뀌는 것은 없다. 현장에서 책임을 놓는 것뿐이다."

- 은퇴하면 꼭 해보고 싶은 것은 무엇이었나."교회 쇄신. 여성 신학자들이 요구하는 가톨릭교회의 쇄신이 있다. 여성 사제가 나올 때가 됐다. 여성 사제를 배제하는 것은 가톨릭과 그리스정교회 딱 둘이다. 두 종교집단은 정말 퇴행적이고 전근대적이다. 여성 대통령, 여성 기업인, 여성 뭐뭐, 이렇게 많은데 유독 여성 사제만 없다. 이렇게 옹졸한 집단이 어디 있나. 교황도 예수님의 가르침대로 왕궁에서 나와 민중들 속에서 함께 해야 한다."

장윤선(sunnij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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