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22일 토요일

[사설] 국토부, 공주보 세굴현상 알고도 쉬쉬했다니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9-21일자 사설 '[사설] 국토부, 공주보 세굴현상 알고도 쉬쉬했다니'를 퍼왔습니다.

지난여름 4대강 사업의 효과는 낙제점에 가까웠다. 수질개선과 홍수예방이 목적이라는데 한여름에는 녹조를, 태풍 때는 낙동강 주변에 홍수를 안겨줬다. 더 심각한 걱정거리는 보의 안전성 문제다. 4대강 16개 보의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국토해양부의 말을 점점 믿기 어려운 탓이다.민주통합당 이미경 의원이 내놓은 대전지방국토관리청 자료를 보면, 지난 3월 시민단체가 공주보에서 세굴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하자 국토부는 세 차례 수심 측량을 했지만 그런 일은 없다고 해명했다. 그런데 실상 국토부는 보 주변 강바닥이 깊게 파여 들어가는 세굴현상을 확인하고 바닥재 보강 계획을 세운 뒤 슬그머니 바닥보호공 보강 공사를 벌였다고 한다. 국토부가 ‘보의 진실’을 덮기에 바빴다는 얘기다. 현 정권의 핵심 국책사업인데다 관리·감독 책임에 대한 부담 때문으로 짐작되지만 있을 수 없는 일이다.감사원 지시로 두 달 뒤 한국시설안전공단이 수중 조사를 했더니 또다시 시민단체가 지적했던 곳에 세굴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고 한다. 보강공사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세굴이 일어난다면 설계 잘못일 가능성도 있으며, 그렇다면 보통일이 아니다. 낙동강 쪽도 상류가 심하고 하류에서도 나타난 세굴현상 탓에 보문을 개방하지 못해 지난여름 녹조가 심화됐다는 지적마저 나온다.세굴현상은 보의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다. 한국시설안전공단은 지난해 9월 붕괴된 호국의 다리(구 왜관철교)가 준설로 하상 변화와 국부 세굴이 일어나 붕괴 가능성이 증가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세굴현상은 누수와 함께 함안보를 비롯해 4대강 대부분의 보에서 준공 전부터 발견됐다. 그런데도 한국수자원공사는 함안보의 안전성 문제를 제기한 시민단체를 고소하기도 했다.더이상 보의 안전성 문제를 쉬쉬해선 안 된다. 객관적인 조사단을 꾸려 전면적인 점검을 해야 한다. 수자원공사도 안전성 문제를 제기한 시민단체에 대한 고소를 당장 취하해야 한다. 4대강 공사의 입찰이 거의 전 구간에서 나눠먹기식으로 이뤄졌고 공기는 무리하게 단축했기 때문에 온전하게 시공됐다고 말하는 게 이상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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