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1일 토요일

이재오·정몽준 빠진 새누리 연찬회... '박근혜 찬가'만?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2-08-31일자 기사 '이재오·정몽준 빠진 새누리 연찬회... '박근혜 찬가'만?'를 퍼왔습니다.
[현장]'유신미화' 비판여론 물밑에서 부글부글... 박근혜 입장 표명 여부엔 입장 갈려

 
▲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가 31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회의원 및 당협위원장 합동연찬회 오찬에서 국회의원과 당협위원장들에게 직접 커피를 따라주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이 힘들 때 어루만지고 3국 통일 기반 닦은 게 여성 최초 임금 선덕여왕이다. 국민대통합과 남북통일이 절실한 이 때 우리는 여성대통령을 간절히 원한다. 12월 대선에 박(근혜) 후보 대통령 만들기를 위해 합심하고 간절히 힘을 모으자." - 최연혜 대전 서구을 당협위원장
 

31일 오후 경기도 고양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새누리당 국회의원·원외당협위원장 합동연찬회' 오찬장, '박근혜 찬가'가 쏟아졌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를 '선덕여왕'에 비유한 최 위원장은 "박근혜 스타일로 대한민국을 감동으로 몰아넣으려 한다"며 "제가 대한민국 박근혜 스타일을 외치면 여러분은 '친근해, 포근해, 화끈해' 해달라"고 요청했다. 

최 위원장보다 먼저 건배사를 한 김상민 의원은 "박근혜 후보가 화끈하게 해주셔서 대학가가 뒤집혔다, 박근혜 후보가 한다고 하니 반값등록금 이뤄진다는 얘기가 퍼졌다"며 "100% 진심, 100% 당선, 100% 대한민국 되는 건배를 제안하겠다"고도 했다.

허용범 동대문갑 당협위원장은 "전세계 8000만 한민족의 운명과 미래를 걸고 내리는 대결단의 순간이 오고 있다"며 "이 결단이 어느 방향으로 가느냐에 따라 국가와 민족의 운명이 걸려있다, 우리 모두 가슴에 품은 염원이 함께 할 수 있길 바란다"고 건배사를 했다. 

식사 이후 박 후보가 직접 원내·외 인사들에게 커피를 따라주자, 대다수 의원들은 일어나서 커피를 받았다. 일부 인사는 잔받침까지 들고 커피를 받았다. 한 당협위원장은 뜨거운 커피를 한 번에 마시고 박 후보에게 한 잔 더 받겠다고 잔을 내미는, 색다른 '눈도장 찍기'에 나서기도 했다. 

▲ 31일 오전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새누리당 국회의원·당협위원장 합동연찬회에서 한 참석자가 박근혜 대선후보에게 '90도'로 고개숙여 인사를 하자 황우여 대표가 웃음을 터뜨리고 있다. ⓒ 권우성

이재오·정몽준 빠진 연찬회... '유신 미화' 발언 비판은 물밑에서만

새누리당이 '대선필승 결의대회' 성격으로 마련한 이날 연찬회는 철저히 박 후보에게 힘을 싣는 데 집중됐다.

특히, 주요 이슈·현안과 당의 전략을 놓고 치열한 토론이 벌어지던 자유토론은 없었고 각 시·도당 위원장의 지역별 전략 발표와 인터넷·미디어 홍보 관련 특강으로 채워졌다. 비박(비박근혜) 대표주자인 이재오·정몽준 의원이 개인 일정을 이유로 불참하고 지난 6월 의원 연찬회 당시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던 당내 쇄신파의 남경필·김성태 의원 등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애당초 다른 목소리가 나오기 힘들었던 셈이다. 

친이(친이명박) 직계로 분류되는 조해진 의원은 이재오·정몽준 의원 등의 불참에 대해 "친이계도 정권재창출이 굉장히 중요한 문제인만큼 참석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면서도 "편하게 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도록 '강자'가 배려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재오·정몽준 의원이 박 후보 측의 '러브콜'을 거절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반문에도 "정확하게 알지는 못하지만, 당 밖에서도 삼고초려하는데 당내에서도 삼고초려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다만, 최근 불거진 홍사덕 전 의원의 '유신 미화' 발언 등에 대한 우려는 친박·비박 가리지 않고 흘러나왔다. 논란의 당사자인 홍 전 의원은 이날 연찬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경제 얘기를 하다가 유신 이야기가 나온 건데 거두절미하고 그렇게 딱 보도하니까 (논란이 된 것)"이라며 발언 맥락이 잘못 전해졌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 "유신이 없었으면 수출 100억 달러를 못 넘었을 것이다"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박근혜 대선 후보의 경선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을 지낸 홍사덕 전 의원이 31일 오전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새누리당 국회의원·당협위원장 합동연찬회에 참석하고 있다. ⓒ 권우성

이와 관련, 한 친박 인사는 이날 연찬회장에서 "그동안 국민대통합 행보를 통해 얻었던 이미지를 다 깎아먹은 것"이라고 혹평했다. 또 다른 친박 인사도 "부적절한 발언이었다"고 지적했다. 조해진 의원도 "홍 전 의원 발언은 후보에게도, 당에게도 좋지 않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후보의 입장 표명 여부에 대해서는 입장이 갈렸다. 친박 김재원 의원은 "이미 박 후보는 5·16이나 유신에 대해 입장을 다 밝혔다"며 "야권의 공세는 박근혜 후보가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과오를 모두 책임지라는 논리인데 옳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해진 의원은 "박 후보가 아버지 시대의 일들도 사적 인연을 떠나 국민 눈높이에서 바라봐야 한다, 담담하게 이 논란을 정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아버지(박정희 전 대통령)의 일로 객관적 평가가 어렵고, 지지층도 박정희 전 대통령을 긍정적으로 보는 부분이 있어 염려될 수도 있지만, 내일의 지도자답게 정리해야 한다"며 "국민들은 그 사람의 가치관, 역사관 등을 통해 그의 비전을 판단하고 선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근혜 "시간 얼마 남지 않았다, 단결하고 화합해야 한다"

▲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31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새누리당 국회의원·당협위원장 합동연찬회에서 "국민이 행복한 나라를 만들도록 함께 노력할 것을 약속하자"며 새끼손가락을 높이 올리고 있다. ⓒ 권우성

▲ 31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새누리당 국회의원·당협위원장 합동연찬회에서 박근혜 대선후보, 황우여 대표 등 참석자들이 결의문을 채택하고 있다. ⓒ 권우성

한편, 박근혜 후보는 이날 인사말을 통해 "대선까지 사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우리가 단결하고 화합하고 서로 믿고 의지하며 심기일전해 새롭게 출발해야 할 때"라고 '단결'을 강조했다. 또 "비장한 각오로 대선에 임해야 한다, 각 지역에서 여러분이 주역이 돼 뛸 때 우리는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며 원내·외 당협위원장들을 독려하기도 했다. 

박 후보는 무엇보다 "우리가 나아갈 길은 국민통합, 정치쇄신, 그리고 국민행복"이라며 "앞으로 이 세가지 방향과 길이 이뤄지도록 여러분과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분열된 사회에서 국민의 행복이란 있을 수 없고 국민의 지혜와 에너지가 하나로 모이지 않으면 국가발전도 없다"며 "국민이 행복한 대한민국과 (우리나라의) 또 한 번의 도약을 위해 반드시 (통합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통합을 위해서는 마음의 벽을 무너뜨리는 게 가장 중요하나 쉬운 일은 아니다"라며 "그러나 우리가 존재하고 정치하고 이유가 국민의 삶을 챙기는 것이고, 그 선상에서 생각하면 얼마든지 우리는 하나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여러분들의 의견에 항상 귀 기울일 테니 언제든지 연락주시고 찾아주시기 바란다"면서 원내·외 당협위원장들의 협조도 부탁했다. 또 "우리는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했던 총선 승리를 이뤄낸 동지들이다, 모두가 하나 돼 대선승리를 이루자"며 "현장에 들으시는 에로사항, 현장 목소리를 꼭 들려주시고 언제든지 조언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국회의원들과 원외 당협위원장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박 후보가 새끼손가락을 들며 "국민이 행복한 나라 만들자, 후대들에게도 미래를 꿈꾸고 희망 가질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 넘겨주자, 저하고 약속하자"고 할 땐 "네"라고 답하기도 했다.

이경태(sneerc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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