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20일 목요일

지지율 요동, 박빙의 ‘3자 구도’로 격렬한 검증 경쟁 펼칠 듯


이글은 경향신문 2012-09-19일자 기사 '지지율 요동, 박빙의 ‘3자 구도’로 격렬한 검증 경쟁 펼칠 듯'을 퍼왔습니다.

ㆍ18대 대선, 90일간 대장정 본격 돌입

18대 대통령 선거전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출마와 함께 본격적으로 닻을 올렸다.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안철수 대선 후보는 향후 90일간의 대선 대장정에 들어간다. 단일화 등 변수가 남아 있지만 우리 사회 여야와 ‘정치 신인류’를 대변하는 세 축이 접전을 벌이게 됐다. 

■ 여·야·무소속의 3각 경쟁 

안 후보가 이날 단일화 문제에 대해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정치권의 변화·혁신’과 ‘국민 동의’를 전제로 걸고, 현시점에선 단일화론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당장은 물론 상당 기간 3각 경쟁이 이어질 공산이 커 보인다. ‘야권 필패론’에도 불구하고 대선 끝까지 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는 이번 대선에 ‘정권교체’ 열망으로 집약되는 여야 대결 특성과 보다 근본적으로 ‘안철수 현상’으로 대변되는 ‘낡은 정치 대 새 정치’의 대결 가치가 동시에 요구되는 특징이 배경이다. 결과에 따라 정치 문화·질서 자체가 근본적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엿보이는 것이다. 

그 결과 후보 간 정책경쟁은 물론 상대에 대한 격렬한 검증경쟁도 예상된다. 기존처럼 여야 간이 아닌 3각 검증이다. 박 후보는 역사인식과 친·인척 및 측근 문제, 문 후보는 노무현 정부 당시 실패한 정책들에 대한 책임 문제, 안 후보는 재벌 회장 구명 탄원서 등 과거기업 경영 과정에서의 일이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 박빙의 접전 양상 

지금 3각 경쟁의 지형은 안갯속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여론조사 결과들을 보면 여전히 3자 대결 구도에선 새누리당 박 후보가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그 격차는 줄어들고 있다. 문 후보와 안 후보 간의 단일화를 가정한 여야 양자 대결에선 엎치락뒤치락하는 결과들도 속속 나오고 있다. 

당장 리얼미터의 지난 17~18일 양자 대결 여론조사(1500명,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2.5%포인트)에서 박 후보는 44.0%로 47.1%를 기록한 문 후보에게 처음으로 뒤졌다. 박 후보가 역사인식 논란과 측근 비리 의혹에 갇힌 동안 문 후보가 민주당 경선 컨벤션효과를 바탕으로 급상승한 결과다. 물론 3자 구도에선 박 후보가 38.6%의 지지율로 26.1%의 문 후보와 22.5%의 안 후보를 앞섰다. 정권교체를 최우선 과제로 내건 야권에선 단일화가 요구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여기에 안 후보가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여론 지형은 다시 단기적으로 출렁일 것으로 전망된다. 당장 안 후보와 문 후보의 컨벤션 효과가 충돌할 가능성과 이들이 범야권 후보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야권 전체의 지지율 상승 시너지 효과 가능성이 거론된다. 

■ 후보 모두 ‘변화’ 강조

세 후보들이 모두 입에 달고 다니듯 하는 말은 ‘변화’다. 그것도 모두 변화의 출발점을 ‘정치’로 지목했다. 가장 늦게 출마를 선언한 안 후보는 이날 “정치가 바뀌어야 우리 삶이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박 후보도 이날 정치쇄신특위에 참석해 “국민이 정말 바라는 새로운 정치 환경을 꼭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문 후보도 박·안 후보를 맞는 일성으로 “여의도의 정치 관행에 얽매이지 않겠다”고 했다. 

변화의 종착점은 결국 우리 사회다. 경제, 사회, 문화, 의식 전반에 대한 변화가 지향점이란 이야기다. 이미 경제민주화론으로 대별되는 재벌개혁, 복지로의 패러다임 변화, 정치 쇄신, ‘남남 이념 대립’ 극복 등이 가시화하고 있지만 향후 이들 영역에서 각 후보들 간 차별화가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광호·장은교 기자 lubof@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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