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6일 목요일

“애아빠 목숨과 바꾼 KBS 첫 출연자대기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9-05일자 기사 '“애아빠 목숨과 바꾼 KBS 첫 출연자대기실”'을 퍼왔습니다.
KBS 유족 요구 수용…105일 간의 1인시위 끝에 "후속처리 미흡 유감" 자막낸다

방송사에서는 처음으로 KBS에 보조출연자 대기실이 생긴다. KBS 수목드라마 (각시탈) 보조출연자 고 박희석씨의 유가족이 105일 간 벌인 1인시위 끝에 얻은 성과였다. 

KBS는 6일 방송되는 드라마 (각시탈) 최종회에서 유가족의 요구를 반영한 자막을 내보내기로 했다고 박씨의 배우자 윤아무개씨가 전했다.
5일 유가족에 따르면 유가족과 KBS 측은 지난 4일 만나 최종회 자막 내용에 최종 합의했다. KBS는 6일 최종회 방송 시작과 함께 “KBS 드라마 각시탈 제작과 관련해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하신 고 박희석님의 명복을 빈다”는 내용의 자막을 내보내기로 했다.
자막에는 “갑작스런 사고로 가장을 잃은 유가족에게 심심한 애도의 마음을 전한다”는 내용과 함께 유가족이 강하게 요구했던 “사고 관계사들의 후속처리가 미흡했던 점에 대해 드라마 각시탈 제작진은 깊은 유감을 표합니다”라는 내용도 포함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KBS는 유가족의 요구사항 중 하나였던 보조출연자 대기실도 마련해주기로 약속했다고 윤씨는 전했다. 이전에 KBS가 방공호를 보조출연자 대기실로 제공한 적은 있으나 제대로 된 대기실을 만드는 것은 처음이다. 현재 지상파 방송 3사 중에 보조출연자 대기실이 있는 곳은 없다.
특히 유가족은 사고 직후와 6월 8일 드라마 제작 관계사들이 “사후처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언론에 배포한 것과 관련해 실제로는 진정한 사과조차 하지 않은 상태에서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며 비판했었다. 유가족은 진정한 사과와 보조출연자를 위한 대기실 마련 등을 요구하며 KBS 앞에서 3개월 넘게 1인 시위를 벌여왔다. 유가족은 자막 내용을 합의하고 대기실 마련을 약속받으면서 1인 시위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 KBS 측이 <각시탈> 보조출연자 고 박희석씨의 유가족 요구를 반영해 6일 최종회에서 자막을 내보내기로 했다. 박씨의 아내 윤아무개씨는 KBS 앞에서 105일 동안 진행한 1인 시위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고 박희석씨의 아내 윤아무개씨는 “대기실은 4개월 넘게 투쟁하면서 애 아빠의 목숨과 바꾼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국민적으로 사기단으로까지 몰리면서 그런 요구를 한 것은 너무 힘들고 열악한 환경에서 고생하는 보조출연자가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윤씨는  “대기실은 우리가 요구할 게 아니라 진작에 KBS가 마련해줬어야 하는 것”이라며 “KBS에도 주연급만 신경쓰지 말고 보조출연자분들을 한 번 더 돌아보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유가족이 근로복지공단에 제기한 산재신청 건은 빠르면 이번 주 중에 결정이 날 것으로 알려졌다. 공단에서 산재로 인정될 경우 적잖은 파장을 나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가족과 함께 1인 시위를 해온 문계순 전국보조출연자노조 위원장은 “근로복지공단은 보조출연자 파견업체인 태양기획을 사용주로 보고 있지만 태양기획은 사용주라는 것을 유가족에게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태양기획을 상대로 한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문 위원장은 대기실과 관련해 “그동안 보조출연자들이 노숙자로 전락했는데 공간이 생기니 다행”이라며 “보조출연자들에게 뭉치면 강해진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4월 18일 경남 합천에 있는 드라마 (각시탈) 촬영 장소도 이동하던 중 보조출연자를 태운 버스가 전복해 박희석씨가 숨지고 30여명이 중경상을 입는 변을 당했다. 해당 교통사고건은 경찰에서 검찰로 송치돼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수목 드라마 시청률 1위를 달린 (각시탈)은 6일 최종회를 끝으로 종영된다.

조현미 기자 | ssal@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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