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15일 토요일

전과자 이건희가 국민 훈계하는 바보 같은 세상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2-09-14일자 기사 '전과자 이건희가 국민 훈계하는 바보 같은 세상'을 퍼왔습니다.

http://www.youtube.com/watch?v=tKgYpqiru-E&feature=player_embedded

[인터뷰 전문 (전 편에 이어)]
원소속은 어디였나?
김성환: 이천전기였다.
이천전기는 삼성과 어떤 관계였나?
김성환: 애초 두 회사 사이에는 아무런 관계가 없었다. 당시 한국중공업이라는 업체가 있었다. (현재 한국중공업은 두산중공업이 되었다.) 당시 한국중공업이 민영화되면서 삼성에서도 이 회사를 인수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런데 삼성에는 인수할 수 있을 정도의 기술이 없었다. 발전기, 변압기 등의 기술력이 필요했다. 그래서 대형 발전기를 만드는 업체였던 이천전기를 인수했다. 결국, 1990년대 초반에 한국중공업을 인수할만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이천전기를 인수한 것이다.

노사협의회 전 노동자들에 대한 민주적인 의견수렴이 나의 해고 사유   

조용히 근무하면서 정년까지 가고자 하는 마음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어떤 동기에서 어려운 노조 건설의 길을 선택하게 되었나? 김 위원장이 생각하는 노조의 의미는 무엇인가?
김성환: 당시 나는 노사협의회 위원장이었다. 특별히 잘한 것도 없었지만, 나에게는 한 가지 특색이 있었다. 노사 협의회를 하면 안건이 미리 제시될 것이 아닌가? 어느 날 노동자들이 제기한 안건 중 하나가 “현장 노동자들은 당장 사람을 모을 수 없으니, 사람들(노동자들)에게 안건을 밝히고, 그 안건에 대한 의견을 받자!”라는 것이 있었다. 그래서 노동자들에게 노사협의회 회의 내용과 안건을 회람시켰다. 그리고 노사협의회에 참석해서도 내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회람 후 의견을 제시한 사람들의 생각들을 정리해서 회사 측에 전달하곤 했다. 그런 나의 행동에 대해 회사에서는 위협을 느낀 모양이었다.
(회사의 입장에서는) 그냥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면 되는 것인데……. 사람들을 모아놓고, ‘오늘 안건은 무엇’이라고 이야기하지는 못한다고 해도, 한 바퀴 돌면서 의견을 쓰라고 하면 참으로 다양한 의견들이 개진되었다. 그러던 중 90년도 9월에 회사에서 나에게 "가만히만 앉아 있어라.", "이야기하지 마라. 그러면 무조건 너는 A급이다."라고 제안해오기도 했다.
A급은 무슨 뜻인가?
김성환: 인사고과에서 A급을 주겠다는 뜻이다. 그런데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 노사협의회 위원이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것도 아니고, 우리 대위원들이 뽑아준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국 나는 징계 해고를 당했다. 당시 노사협의회 이미지를 훼손했다며 징계를 당한 것인데, 해고 사유가 현재 국가보안법과 유사했다. 불법 홍보물 배포, 불법 단체 구성 등의 이유였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이었다면 해고 사유도 되지 않는다.

그래도 융자 끼고 처음 장만한 집만은 지키고 싶었다.

그렇게 해고가 되고, 싸움을 시작했다. 싸움하게 된 이유는 다른 것은 없다. 같이 현장에서 소모임 활동을 했는데, 해고되었다고 해서 떨어져 나가면 그 탄압이 노동자들에게 갈 것이다. 나를 해고시킨 이유는 현장과 나를 떨어트려 놓기 위한 것인데, 내가 싸우지 않으면 현장 안에 있는 노동자들이 피해를 볼 것으로는 생각으로 6개월만 싸우려고 했다.
왜냐면 지난 1995년도 12월에 융자를 끼고 집을 한 채 샀기 때문이었다. 재직 시 두 달에 한 번씩 상여금이 나왔다. 그래서 월급 받아 원급 갚고, 상여금 나올 때에는 이자 내고, 이렇게 1년을 잘 내왔다. "야, 저 집을 어떻게든 지키고 싶다."라는 마음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나도, 아내도……. 싸움을 계속하게 되면 그것까지 다 팔아야 할 상황이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일이 있었다. 내가 해고되고 나서, 현장 노동자들이 돈을 모아서 주었다. 그때 내가 맞교대하며 한 달에 월급으로 한 150만 원 정도 받았다. 그런데 두세 달 동안 현장 노동자들이 모아서 준 돈이 150만 원이 넘었다. 이렇게 큰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물론 계기를 꼭 찾는다면, 삼성의 비열함이 가장 주요한 계기였을 것이다.
그러니까 정면에 대 놓고 말을 하면 좋은데, 삼성은 없는 사실을 만들어서 현장 노동자들에게 유포를 시켰다. "김성환은 어떤 놈이다!", "나쁜 놈이다!"라며 강하게 나를 매도했다. 나는 현장 밖에서 그 사실을 모르고 있었는데, 현장 노동자들이 와서, "회사 ×들이 김 위원에게 이렇게 말하는데 이것이 사실이냐, 무슨 말이냐? 부서장들이 이렇게 말하고 다닌다."라고 알려주었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니까 오기가 생겼다. 아주 떳떳하게 "삼성은 무노조 경영을 해야 하고, 노동조합을 만들면 안 된다. 그러니까 너는 해고 되었다. 조용히 물러나라."라고 말했다면 물러날 수도 있었다. 그런데 오히려 사람을 부당하게 해고시켜 놓고, 파렴치범으로 매도하는 것을 보면서 나는 “이것은 아니다!”라는 생각했다. 사실 회사에서 하는 그런 말들이 현장 노동자들에게 그리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저 ×들은 원래 저런 놈들이다. 매도하는 놈들이다.” 라는 식으로 넘겨 버린다.

IMF외환위기 속에서 노동자들은 사람도 아니었다.

그렇게 해고싸움을 했고, 결국 이천 전기는 구조조정을 당했다. IMF 외환위기가 터지자 재벌들의 문어발식 기업 확장 등 결국 IMF 외환위기를 재벌들이 가져온 것이라면서 재벌들의 비판들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당시 삼성에서는 꼼수를 부렸다.
삼성은 이 위기 국면에서 스스로 개혁한다는 명목으로 5개 회사를 퇴출했다. 이천전기, 대도 제약, 한일전선, 삼성 시계 등이 퇴출당하였는데, 따져보면 대도 제약은 인원이 몇십 명밖에 되지 않는 업체였다. 이 업체는 삼성 정밀화학 자회사였다. 그리고 한일 전선은 이미 인원에 대한 정리가 된 상태였다. 삼성 시계 또한 이미 정리가 된 상태였다. 이 중에서 그나마 형태가 남아 있고, 규모가 있던 것이 이천전기였다. 당시 인원이 1,200여 명 정도 되었다. 결국, 생목숨을 날려버린 것이다.
그러니까 삼성이 이천전기의 기술력을 통해 한국 중공업을 인수하려고, 이천전기를 인수했는데, IMF 외환위기가 닥치니까 물 건너가 버린 것이다. 이런 이유로 말미암아 재벌들에 대한 비판 여론이 쏟아지고 있었다. 따라서 삼성에서는 자기들도 스스로 개혁을 하고 있다고 하면서 이천전기를 퇴출을 시켰다. 그러면서 1,200명을 다 정리해고해 버렸다.

60,000명 해고, 여성 노동자들이 대부분이었다. 무릎을 꿇고 빌기도 했다.

그 이전에 해고된 나, 삼성계열사 정리해고자들, 그 당시에 60,000명 정도가 해고되었다. 삼성생명의 경우, 1,700여 명의 노동자가 정리해고되었는데, 그중에서 여직원이 90% 정도였다. 정리해고 대상도 야간대학 다니는 여사원들, 임신한 여사원, 사내 부부 여사원 등 이런 분들만 아주 집요하게 가려 시행했다. 어느 여사원은 구조조정 당시 동생이 대학교에 다니고 있었는데 나가라는 말에 무릎을 꿇고 빌었다고 한다. “내가 나가면 내 부모님 봉양이며, 내 동생 교육 못 시킨다.”라고 사정했단다. 그런데도 가차없이 잘라버렸다. 그러면서도 사측은 스스로 퇴사한 것으로 처리했다.
1999년 당시 삼성생명에서 300여 명이 모여서 삼성생명 '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해복투)'를 만들었다. 그리고 2000년에 '삼성그룹 해고자 원직 복직 투쟁위원회'를 만들었다. 내가 그 조직의 의장을 맡아 싸우게 되었다.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원직 복지․정리해고 철폐 등을 내 걸고 싸웠다. 끝도 없는 싸움이었다.

아름다운 화분과 조형물은 삼성에게는 집회 방해용 기물일 뿐이었다.

우리가 집회 신고를 하는 것도 어려웠지만, 설사 집회 신고를 했다고 해도, 삼성은 우리의 집회를 막기 위해 기상천외하고 기이한 방법들을 동원했다. 어떤 때에는 대형화분이나 큰 조형물을 회사 앞에 조성해 놓았다. 물론 전후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은 삼성에서 환경미화했다고 생각했겠지만, 그 목적은 집회를 제대로 못 하게 하기 위해서이다. 2002년까지 싸우다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삼성에 노동조합을 건설해야 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뜻이 맞는 사람들이 모여 2003년 삼성 일반 노조를 만들게 되었다.
내가 삼성에서 해고되고 나서 싸우다 보니, 노조의 필요성을 느낀 것이다. 또한, 노동조합이 없는 한 삼성 노동자들은 계속 벼랑 끝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백혈병 문제가 가장 대표적인 사례일 수 있다. 또한, 26살 먹은 젊은 노동자가 투신해 자살하고…….

삼성 반도체의 백혈병 사망 노동자…문제지만, 삼성에서 자살하는 노동자의 수도 엄청나다.

삼성 반도체 기흥 공장에서는 기숙사가 있다. 이 기숙사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젊은 여성 노동자가 그렇게 많다. 목을 매고, 커튼에 목을 매거나, 뛰어내리거나……. 어떤 노동자는 나에게 “백혈병으로 죽어가는 노동자보다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는 노동자들이 더 많습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왜 자살이 발생했나. 경찰 조사는 있었나?
김성환: 사람이 죽은 일인데, 투신자살로 사람이 죽은 것이라면 현장 보전은 해 놓아야 할 것이 아닌가? 그런데 그런 것도 없다.
경찰이 그렇게 한 것인가?
김성환: 회사원들이 한 것이고, 경찰은 묵인한 것이다. 그러니까 유족들이 투신자살 후 현장에 가 봤더니, 아무것도 없다고 한다. 여기에서 떨어져 죽었다고 경비들이 말을 해 주어야 알 정도로 완벽하게 은폐가 되어 있었다.
그 부모님은 이런 말을 했다. 삼성에 들어갔다고 해서, 참 좋아했다고 말이다. 그리고 힘들다고 했을 때에도 처음 직장이니 힘들 수 있다며, 참고 견디라고 했단다. 그런데 그 아들이 변해 가더라는 것이다. 집이 인천이고, 회사가 천안이니까 일요일 밤 인천 집에서 막차를 타고 천안에 가서 회사 기숙사에 들어갔다가 그 다음 날 바로 회사 기숙사에서 투신한 것이다.

외로웠을 노동자의 투신, …주변에서는 "삼성이 어떤 회사인데, 그냥 네가 참아라!"   
지방 공장 기숙사는 노동자 복지시설이 아닌, 노동자 탄압의 도구

그 친구가 나오는 동영상을 보면 13층 난간에 조용히 앉아 있었다. 앉아서 바로 떨어진 것이 아니라, 한참 동안 무언가를 생각하고, 있다가 떨어진 것이다. 무엇을 생각했을까? 참 외로웠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부모님은 이 청년 노동자가 자신에게 일이 힘들어서 못 다니겠다고 말했다고 했다. 그리고 화공약품에 노출되어 피부병에 걸린 것을 보여주며 괴롭다고 했다고 말했단다. 그런데도 부모님은 내 말을 안 믿어 준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부모님은 "좀 참아라. 원래 회사에 입사하고 처음에는 좀 힘들다. 그리고 삼성이 어떤 회사냐. 국내에서 1위 하는 회사 아니냐?"
그러니까 자기가 회사 생활하고서 하루에 13~14시간 동안 일을 했단다. 월급명세서를 그 또래 다른 사람들에 비해 급여를 많이 받았다. 그리고 기숙사에 있다고 하니 시도때도없이 불려 나갔다. 기숙사라는 것이 잠을 재우려고 있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들의 편의를 봐 주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의 이익에 들어맞으니까 새운 것이다. 왜냐면 기숙사에서 잠을 재우게 되면 언제든지 불러서 쓸 수 있으니까 말이다. 잠을 자다가도 전화를 해서 “야 기계 망가졌다, 나와라!"라고 하면 나와야 했다.

자칭 진보단체, 성명서 한 장으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이런 비극적인 장면들을 보고 듣고 하면서 정말 노동조합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삼성 반도체 한 공장에서만 해도 서른 몇 명의 노동자들이 죽었다. 삼성전자 전 계열사로 따지면 57명이 죽었다. 사람이 이렇게 죽어나가는 데도 이 사회는 꿈쩍도 하지 않는다. 아는 사람만 안다. 소위 이 땅의 진보 단체, 민주노총ㆍ한국 노총도 이 죽음에 대해 성명서 한 장 발표하면 끝이다.
이것들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최소한의 사례이다. 우리조차 제보가 들어와야 알 수 있으니 말이다. 현재 알려진 죽음, 그 이상의 죽음들이 방치되어 있다. 이렇게 초일류 기업이라는 삼성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폐기물처럼 죽어가고 있다.  과연 누가 이것을 누가 해결해 줄 것인가? 결국, 노동자들이 스스로 노동조합을 건설해야 한다.
노조 건설로 가장 위협을 받는 자들이 누구인가? 바로 삼성 족벌이다. 그들의 불법 세습 경영, 주가 조작, 탈세, 비자금 조성 등 많은 비행을 저지르고 있지 않나? 때때로 이런 비행들이 문제가 되어 공정거래처에서 조사한다고 들어가면 삼성은 그들을 가로막는다. 또한, 삼성 SDS 직원들이 주가 조작해서 돈 챙기고, 그것으로 다시 불공정 거래하는 등 이 모든 것들이 지금 터져 나오는 이유가 있다.

이제 삼성에 대한 국민의 눈도 달라지고 있다.

다시 말해 삼성 족벌이 지금까지 경쟁 성장 위주, 과정이 어떻든 간에 돈만 벌면 된다는 물신적인 시대에 맞추어서 유지됐지만, 세상이 변하다 보니까 이젠 “그것은 아니다!”라고 사람들이 느껴간다는 것이다. 물론 현장에 있는 분들도 그렇고, 직업병 피해 유족들, 피해 노동자들도 그렇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런 분위기 속에서 삼성에 노동조합이 있다고 한다면 많은 문제를 막을 수 있고, 어느 정도는 정화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삼성 족벌은 자체적으로 정화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 다시 말해, 자기 정화 수행 능력이 없다. 삼성은 지금까지 계속 이렇게 해 왔기 때문에 그냥 저렇게 갈 것이다.
세상이 잘못했다고 비판하면 그 순간 욕만 얻어먹으면 되니까 그냥 가는 것이다. 보통 인간이라고 한다면 부끄럽고, 치사하고, 더러워서라도 삼성전자 회장 자리 때려치우고 그만둘 것이다.

전과자 이건희가 오히려 국민에게 훈계하는 바보 같은 세상

그런 데 이 자들은 그렇지 않다. 그런 범죄 전과자 이건희라는 삼성전자 회장이 거꾸로 국민을 훈계하려고 든다. 어떻게 보면 삼성 노동자들이 참 바보 같다. 자신의 동료가 이렇게 쓰러져 죽고, 납치당하고, 해고당해도 눈치만 보고 있다. 그런 점들, 저런 점들을 생각한다면 삼성에 노동조합을 만드는 것은 한 기업과 노동자 사이의 문제가 아니라, 삼성이라는 기업이 이 사회에 미치고 있는 영향과 탄압에 걸맞은 대책이다.
아래 내용은 삼성 일반노동조합 김성환 위원장과의 인터뷰 전문이다. 은 지난 8월 1일 인터뷰한 영상과 전문을 총 7회에 걸쳐 싣을 계획이었으며, 이번이 6편이다.

이경직 기자  |  mp9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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