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22일 토요일

박근혜 “아버지 억울하게 당했는데” 시민 “섬뜩”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922일자 기사 '박근혜 “아버지 억울하게 당했는데” 시민 “섬뜩”'을 퍼왔습니다.
23년 전 동영상 시민 반응 “아직도 생각 안변한 게 더 무서워” 박근혜 답변안해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박정희 시대를 논했던 23년 전 인터뷰 발언 전문이 공개된 데 대해 많은 시민들은 “놀라고 섬뜩했다” “아직도 생각이 그대로라는 것이 더 무서웠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박 후보가 24일 5ㆍ16쿠데타와 유신, 인혁당 사건 등에 대해 조만간 죽 정리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23년이 지난 지금은 과연 어떤 발언을 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23년 전 MBC와 인터뷰에서 박 후보는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머리끝까지 차있다”고 말하기도 했었다.
뉴스타파는 22일 새벽 인터넷에 올린 방송에서 일주일 전 방송을 통해 인터뷰 전문을 공개한 데 대한 시민들의 반응을 전했다.
젊은 층은 대부분 무섭고 소름끼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대학생 김민성(19)씨는 “학교에서 배운 근현대사에는 분명히 5·16이 쿠데타라고 써있는데 5·16은 구국의 혁명이다 이렇게 말하는 걸 보고 많이 놀랬다”며 “그 인터뷰를 보고 나니까 도대체 이 사람하고 내가 21세기에 같이 살고 있는 게 맞나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 말했다.
회사원 김승록(28)씨는 “좀 놀라웠죠. 섬뜩하기도 했고”라며 “아버지 서거 이후에 10년 이라는 세월이 지난 다음에도 아직도 박정희 정권 때의 세뇌교육이라고 해야 하나”라고 놀라워했다.

22일 새벽 인터넷에 올라온 <뉴스타파>

대학생 황윤식(23)씨도 “89년도 인터뷰인데 지금 2012년인데도 그 사람이 하는 박정희에 대한 생각은 변함이 없는 것 같다”며 “지금까지도 계속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은데 오히려 그게 더 무섭다”고 말했다.
박정희 시대를 살았던 노·장년층 가운데 제작진이 만난 한 장년층 인사는 강도높게 박정희 시대를 비판했다.
“유신은 하면 안되는 거에요. 절대로 박정희 대통령이 유신안하고 그 때 물러나야 영웅으로 남는 거에요. 그런데 강행을 해가지고 어마나 국민이 바라지 않는 빗나간 정치를 했어요. 지금 박근혜가 그것을 정당하다고 하는 것은 역사를 다시 후퇴시키는 반 시대적인 정치 견해에요.”
이에 반해 대부분의 장·노년층은 박정희 시대를 그리워하고 있었다. 특히 제작진이 만난 나머지 할아버지들은 박근혜의 역사인식을 옹호했다. 한 장년층 인사는 “민주당 때 심지어 여자들까지 데모하고 나라가 망할 지경인데 그 때 가만히 놔두었으면 어떻게 됐겠어요”라며 “북한에서 쳐들어와서 나라가 없어질 수도 있어요”라고 말했다.

22일 새벽 인터넷에 올라온 <뉴스타파>

이 같은 인식은 박 후보의 1989년 발언과 유사하다. 박 후보는 1989년 5월 19일 MBC (박경재의 시사토론) ‘박근혜씨 아버지를 말하다’ 편에 출연해 “매일 데모가 의사당 안에서 있고, 또 국회의원들이 의사당 안에서 이불깔고서 극한투쟁을 벌이고 학생들도 연일 데모하고 심지어는 초등학교 학생들까지 데모하고 그러니까 지금하고 그때하고는 우리나라 형편이 말할 수 없이 달랐다”며 “특히 북한과 대치하고 볼 때. 그 때 북한에게 지고 있을 때였거든요. 군사력에서나 경제력에 있어서나 그러면 그 때 공산당이 가만히 있겠어요. 가만 있으면 공산당이 아니죠”라고 말했다.
또한 박 후보의 1989년 인터뷰 전문이 공개된 이후인 지난 17일엔 김진 중앙일보 논설위원이 쓴 글도 뉴스타파에서 소개됐다. 김 위원은 “박정희는 천상에서 인혁당 8인에게 사죄했을 것”, “그들은 막걸리를 마시며 조국을 얘기하고 있을 것”, “박정희 개발독재 탐용이 아니라 국가를 위한 선택, 애국 독재” 등으로 박정희 시대를 평가했다.
이와 관련해 박 후보는 박정희 유신을 비판하는 것이야말로 역사의 왜곡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었다. 1989년 인터뷰에서 박 후보는 ‘유신으로 자기의 집권 연장에 이용한 나쁜 선례를 남겼다’는 박경재 당시 방송진행자의 비판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
“그게 바로 역사의 왜곡이에요 우리가 일본한테 왜 남의 나라 역사를 왜곡하느냐고 데모도 하고 그랬는데, 일본도 역사왜곡하면 안되지만 우리도 우리 스스로의 역사를 왜곡하면 안돼요. 왜 나라를 구하기 위해 정말 욕을 먹고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한 결정을 집권을 연장하기 위해서 안보를 이용했다, 그렇게 말을 갖다 붙여서 자라나는 세대도 전부 그렇게 알아듣도록 한다는 것. 이건 얼마나 큰 왜곡이에요.”
이어 박 후보는 아버지에 대해 진한 그리움을 전하기도 했다.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머리끝까지 차있고 어떻게 평점을 내리고 말고 할 것이 아니라 이렇게 그동안 억울하게 당하셨는데 그걸 어떻게 벗겨 드려야 하나 저한테 그런 걸 물으신다는 것이…”

22일 새벽 인터넷에 올라온 <뉴스타파>

22일 새벽 인터넷에 올라온 <뉴스타파>

이와 관련해 뉴스타파 제작진은 방송 이후 박근혜 대표에 질의서를 발송해 ‘현재의 의견이 변함없는 것인지’, ‘변한 부분이 있다면 어떤 사안에 대해서 어떻게 바뀌었는지 구체적으로 말해달라’는 간략한 요청을 했지만, 박 후보로부터 아직 답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앞서 뉴스타파 제작진이 지난 15일 새벽 공개했던 박 후보의 23년 전 인터뷰 전문에서 박 후보는 지난 1989년 5월 19일 방송된 MBC (박경재의 시사토론)‘박근혜씨, 아버지를 말하다’ 편에 출연해 “5·16은 구국의 혁명”, “나라가 없어지는 판에 민주주의 중단시켰다는 말이 나오느냐”, “5000년간 가난한 우리 나라의 가난을 몰아낸 것은 (박정희) 지도력이 없었다면 나올 수 없었던 것” 등 황당한 주장을 폈다.
박 후보는 또한 5·16과 유신이 없었다면 5·16을 비판하고 매도하는 사람들과 가족, 이 땅, 대한민국이 존재할 수 있었겠느냐며 5·16이 먼저나서 파멸직전에 국가가 구출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5·16이 무혈혁명이었다는 점을 들어 박 후보는 아버지가 인명을 가볍게 볼 분이 아니라고도 했다.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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