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11일 화요일

"현병철을 현병철에게 맡길 수 없다"


이글은 미디어스 2012-09-10일자 기사 '"현병철을 현병철에게 맡길 수 없다"'를 퍼왔습니다.
인권활동가, 현병철 인권침해 진정 철회…“유엔에 인권침해 조사 청구”

“도둑놈에게 도둑질에 대한 판단을 맡길 수 없다. 현병철이 있는 국가인권위원회는 현 위원장 당사자의 인권침해 사건을 더 이상 판단할 능력과 상황이 아니기에 진정을 철회한다”
현병철 장애인권침해시민진정인단이 10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 위원장의 인권침해 진정을 철회했다. 현 위원장에 대한 인권침해 조사결과가 ‘문제없음’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대신 이들은 UN 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에게 현 위원장의 인권침해 조사를 청구한다는 계획이다.

▲ 10일 인권활동가들이 현병철 위원장을 상대로 접수된 인권침해 진정을 철회했다. 앞서 이들은 2010년 장애들이 농성중인 인권위에 난방과 전기, 엘리베이터 작동을 중단시킨 현병철 위원장을 인권침해로 진정을 접수시킨 바 있다. 그러나 현 위원장이 연임되는 등 ‘문제없음’ 나올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접수를 자진 철회, 유엔에 대신 청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디어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지난 7월 장애인의 인권을 침해한 당자사로서 현병철 위원장에 대한 진정서를 접수했다”면서 “이 번만큼은 사건을 잘 조사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하지만 (현병철 위원장이 연임된)이 시점에서 도둑놈이 대장으로 있는 곳에 도둑질에 대한 진정서를 요청하는 것이 말이 안 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이 우스운 상황을 만든 장본인은 이명박 대통령”이라면서 “현병철 위원장의 인권침해 진정을 철회한다. 대신 이 문제제기는 유엔에 청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원교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 역시 “장애인 인권침해 당사자가 국가인권위원회 수장이 된 지금 국가인권위에 대한 진정을 접고자 한다”고 씁쓸함을 나타냈다. 이 회장은 “1년이 걸리더라도, 5년 10년이 걸리더라도 인권위가 다시 객관성이 확보되면 당시 현병철 위원장의 인권침해에 대한 책임을 다시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명숙 활동가는 “2010년 장애인 농성 당시 전기와 난방, 엘리베이터 작동을 중단시켜 인권을 침해한 사건은 현병철 위원장과 손심길 사무총장을 조사하지 않고는 밝혀지지 않을 것”이라며 “그 둘을 제외한 침해조사는 말이 안된다”고 비판했다.
명숙 활동가는 “현병철 위원장이 지난달 13일 임명이 재가 되고 한 일이 뭐가 있느냐”면서 “장애인 등급제와 부양의무제 폐지를 위한 노숙농성이 한 달이 되어가고 폐지됐던 불신검문이 부활되고 물리적 거세 이야기가 나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말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새누리당 대통령(박근혜)후보가 사형제 존치를 이야기했으면 인권위에서는 최소한 유감표명이라도 했어야 하는 게 아니냐”면서 “정치권 눈치보기, 인권 후퇴는 현병철 위원장이 있는 한 3년간 더 지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들은 현병철 위원장이 2010년 12월 장애인들의 인권 점거농성 당시 전기·난방·엘리베이터를 중단해 장애인이동권 등 인권을 침해했다는 진정을 지난 7월 접수한 바 있다. 당시 사건 이후, 우동민 장애활동가가 폐렴 증세로 입원한 뒤 목숨을 잃었다.
한편, 이날 연임 이후 현병철 위원장이 첫 번째로 주재하는 인권위원회 전원위원회는 “현 위원장 사퇴”를 위한 인권활동가들의 액션으로 인해 두 차례 정회되기도 했다. 

권순택 기자  |  nana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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