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14일 금요일

“보조출연자 산재 인정 하청노동자 권리보장 초석”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9-13일자 기사 '“보조출연자 산재 인정 하청노동자 권리보장 초석”'을 퍼왔습니다.
민주노총·진보신당 논평 “연예산업 노동자 처지 열악하기 짝이 없어”

근로복지공단이 KBS 드라마 (각시탈) 보조출연자 고 박희석씨에 대해 산재를 인정한 것과 관련해 노동계에서 하청노동자의 권리를 인정해주는 초석이 돼야 할 결정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박은지 진보신당 창립준비위원회 대변인은 13일 논평에서 “보조출연자가 법적 소송 없이 산재로 인정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번 공단의 결정은 보조출연자 등 문화예술산업 내 엄연히 존재하지만 제대로 존중되지 않았던 하청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하는 초석이 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주목할 점은 사고 직후 KBS와 제작사, 기획사 등은 용역의 용역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드라마 제작환경을 핑계 삼아 직접계약이 아니라는 이유로 아무런 보상도 하지 않으려했다는 점”이라며 “유족들의 시위가 계속되자 버스회사의 사망보험금으로 마무리하려 했다니 ‘보조출연자는 인간이 아니라 소품이냐’는 말이 나오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진보신당은 이어 “고 박희석씨의 사고 후속조치는 한류 등 화려한 한국 드라마 산업의 어두운 진실인 하청노동자로서 보조출연자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일”이라며 “방송사와 제작사 등 원청의 책임성을 강화하고 문화예술노동자의 노동3권 보장을 위한 고용노동부의 철저한 관리 감독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도 이날 논평을 내어 “고 박희석씨의 유가족이 산재를 신청한 지 4개월 만에 법적 소송 없이 산재로 인정된 것은 늦었지만 다행”이라며 “보조출연노동자를 사업자로 보는 기막힌 관행을 이제는 확실히 바꾸자”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스크린과 브라운관에 화려하게 비춰지는 모습과 달리 연예산업 종사 노동자들의 처지는 열악하기 짝이 없다”며 “하청에 재하청이 이어지는 다단계 착취구조의 말단에 위치한 보조출연자와 비정규직 스텝들의 처지는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어렵다”고 우려했다.
민주노총은 “이 같은 처지를 호소하는 종사자들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며 “연예산업종사자, 특히 비정규 노동자들의 처지를 개선하기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근로복지공단은 지난 4월 18일 촬영 장소로 이동하다 교통사고로 사망한 고 박희석씨의 산재를 승인했다. 유가족이 산재를 신청한 지 4개월 만에 나온 결정으로, 보조출연자가 법적 소송 없이 산재를 인정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현미 기자 | ssal@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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