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24일 월요일

장하준, 안 캠프 옆 이헌재에 “누가 좀 말려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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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일 프레시안 기고 “안철수·이헌재 주장 모두 낡은 비전”

장하준 영국 캠브리지대 교수가 안철수 후보 캠프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에 대해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의 정계 진출을 누가 좀 말려줬으면 좋겠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새 시대’를 열겠다는 안 후보와 대비되는 ‘낡은 인물’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장하준 교수는 21일 프레시안 창간 11주년을 기념해 서울 종로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경제민주화, 어떻게 할 것인가’ 강연에서 “신자유주의 정책을 도입 (한국 사회를) 이 지경을 만든 그가 아무런 사과 없이 다시 나온다는 건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 부총리는 김대중 정부에서 금융감독위원회 위원장과 경제부총리, 재정경제부 장관을 역임한 인물이다. IMF 위기 직후의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했으며, ‘모피아’의 대부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는 노무현 정부에서도 재정경제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로 일했다.

(관련기사: [안철수와 이헌재의 결합, 위험하다])

▲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19일 오후 서울 충정로 구세군아트홀에서 대선출마 선언 기자회견장으로 입장하며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장하준 교수는 “복지제도가 없는 불안한 체제가 만들어진 것이 IMF 직후”라며 “이런 체제를 만든 사람이 이헌재 전 부총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장 교수는 “그 사람(이 전 부총리)이 문제지 안철수 원장이 문제라는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경향신문 22일자 보도에 따르면 박선숙 안철수캠프 총괄역은 이 전 부총리에 대해 “경험과 지혜에서 도움을 많이 받을 수 있다”며 “공식적 캠프 직함은 차차 말하겠다”고 밝혔다.
장 교수의 ‘주문’ 보다 더 나아가 아예 이 부총리 뿐 아니라 안 후보도 마찬가지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정승일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정책위원은 21일 프레시안에 기고한 글에서 안철수 후보와 이헌재 전 부총리는 ‘찰떡궁합’이라고 주장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1999년 당시 “구질구질한 굴뚝 산업(제조업) 대신에 정보통신(IT) 산업, 지식 산업 위주의 경제를 만들자”는 386들의 목소리가 ‘경제민주화’로 여겨지던 시절은 ‘안철수 연구소’의 등장과 맞아 떨어진다. 이 전 부총리는 금융개혁과 재벌개혁을 총괄 지휘하며 “그러한 시대적 요구를 충실하게 집행한 유능한 관료”였다는 것이다.

정 위원은 이어 “그렇기 때문에 더욱 위험하다”며 “양자 모두 '열린 시장주의(신자유주의)'의 프레임 속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구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두 사람이 해법으로 내놓고 있는 ‘개방된 시장 경제’나 ‘공정한 시장 경쟁 질서’가 모두 ‘낡은’ 비전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안 후보에 대한 평가를 유보한 장하준 교수보다 한 발 더 나아간 비판인 셈이다.


그는 “지금부터 10년 전, 모피아 그룹과 경제 민주화 그룹이라는 두 세력이 합작하여 진행된 것이 바로 외환은행의 론스타 매각, 쌍용자동차의 상하이차 매각이었다”며 안 후보와 이 전 부총리에 대해 “경제 민주화를 얘기하며 사실은 ‘경제 자유화’를 밀어붙이는 이들”로 규정하기까지 했다.

아직 합류가 공식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이헌재 부총리와 안철수 후보를 둘러싼 ‘구시대’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관건은 안 후보가 내놓을 ‘비전’이다. 안 후보는 19일 대선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정책비전과 구상의 구체적 내용은 앞으로 선거과정에서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허완 기자 | nina@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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