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20일 목요일

쌍용차 정리해고 근거 ‘주력차 단종’ 허구였다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9-19일자 기사 '쌍용차 정리해고 근거 ‘주력차 단종’ 허구였다'를 퍼왔습니다.

“1~2년내 3개차 단종” 발표로
생산시설 등 가치 떨어뜨렸지만
실제론 현재까지 버젓이 생산
사쪽 “당시 경영위기 감안해야”

해고노동자와 가족을 포함해 22명의 안타까운 죽음을 부른 쌍용자동차가 정리해고 사태의 결정적인 근거는 주력 자동차들의 단종 계획이었으나 이들 차종이 여전히 생산되고 있어, 정리해고의 근거 자체가 허구였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 문제는 2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리는 ‘쌍용차 청문회’에서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쌍용차가 2011년 10월 서울 남부지방법원에 제출한 감사보고서의 기초자료 등을 보면, 쌍용차는 2008년 2661억원의 판매량을 기록한 액티언과 전체 매출의 25%가량을 차지한 카이런·렉스턴 등 3개 주력 차종을 1~2년 내로 단종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이 계획에 따라 안진회계법인은 회사가 보유한 기계·설비 등의 가치를 전면 재평가했다. 이들 3개 차종이 단종되면 쓸모가 없어지는 생산라인의 가치가 장부상 가치보다 2619억원 낮다고 분석한 것이다. 이밖에도 체어맨, 로디우스, 액티언스포츠 등 다른 차종을 생산하는 건물·기계·공구 등의 사용가치 역시 장부가보다 적다고 평가해 2008년에만 손상차손(회사가 가지고 있는 기계·설비·부동산 등 유형자산의 실제가치와 장부상 기록된 가치 간의 차이)이 5177억원에 이른다고 분석했다.2006년 이후 100억원을 넘긴 적 없는 손상차손이 갑자기 늘어나는 바람에 2008년 쌍용차의 총자산은 1조7050억원으로 전년도에 비해 7120억원이 줄었고, 자본 역시 6670억원 감소했다. 부채비율은 1년 전 168%에서 563%로 급증했다. 이런 장부상 부실은 대규모 정리해고를 포함한 회생 계획안의 주된 근거로 활용됐다.하지만 쌍용차는 단종계획과 달리 세 차종을 꾸준히 생산했다. 액티언은 단종 예정 시점이었던 2009년 8월부터 현재까지 1만5282대를 생산했고, 카이런과 렉스턴은 단종 예정 시점인 2010년 12월 이후 각각 2만8063대, 2만776대를 생산했다. 세 차종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 34.8%에서 2010년엔 36.3%로 되레 늘었다가 2011년 27.9%, 2012년 상반기 20.2%로 차츰 줄고 있다.한지원 노동자운동연구소 연구실장은 “주력 모델을 불과 1~2년 내에 단종하겠다는 것부터 비현실적이었다”며 “거짓 단종계획으로 부실을 부풀린 뒤 정리해고 정당화의 근거로 활용했다”고 말했다.이에 대해 쌍용차 쪽은 2008년 당시의 긴박한 경영상 위기를 고려해야 한다고 해명했다. 쌍용차 관계자는 “해당 차종들은 유럽 배출가스 기준을 맞추기 위해 재투자가 필요했고, 회사가 지속될 수 있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투자가 불투명했다”고 밝혔다.

윤형중 기자 hj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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