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19일 수요일

안철수 대선출마 기자회견에 없는 '세 가지'?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2-09-18일자 기사 '안철수 대선출마 기자회견에 없는 '세 가지'?'를 퍼왔습니다.
19일, 모습 드러낼 안철수... 기존 정치권과 다른 '입장발표' 예고

▲ 8월 29일 오후 경기도 수원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에서 열리는 후기 학위수여식에 참석하는 안철수 원장을 취재하기 위해 취재진 수십명이 몰리자, 안 원장이 학위수여식에 방해가 되지 않도록 미리 취재진을 만나겠다며 건물밖으로 나와 기자들을 만나고 있다. ⓒ 권우성

안철수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이 드디어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19일 오후 3시 안 원장은 서울 충정로 구세군 아트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 달 여 동안 '경청 투어'를 한 결과물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안 원장이 대선 출마를 선언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지난 7월 19일 (안철수의 생각)을 출간한 지 꼭 두 달 만에 나온 '답'이다. 

안 원장의 대권 출마 선언에는 기존 정치권과는 다른 문법이 보인다. 자신을 향한 높은 지지 열기에 대해 "변화에 대한 열망이다, 오래된 체제가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졌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스스로 정의 내린 바 있는 안 원장이, 자신의 대선 출정식에도 변화를 꾀한 것일까. 

'의미부여'와 '병풍치기' 없는 안철수의 기자회견

일단, '세 가지'가 없다. 기자회견 장소의 상징성이 없는 것이 첫째다. 올 초부터 시작된 대선 출마 릴레이에서 후보들은 각자 출마 장소에 '의미부여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영등포 타임스퀘어광장을 선택해 "대국민 소통 강화"를 내세웠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는 서대문 독립공원에서 출마를 선언하며 "역사를 가슴에 새기고 미래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겠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손학규·김두관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도 각각 광화문과 땅끝마을을 택해 "'세종대왕과 같은 대통령이 되겠다", "아래에서부터의 정치 역정"을 강조했다. 이 때문에 2012년 대선에는 '출마 선언 장소의 정치학'이 있다는 공식이 회자되기도 했다. 

그러나 안 원장이 구세군 아트홀을 기자회견 장소를 택한 이유는 '편의성' 때문이다. 몇몇 언론은 안철수연구소 주식을 기부한 안 원장이 갖고 있는 '나눔' 이미지를 부각하기 위함이라는 해석을 내놓았지만, 안 원장 측은 "특별한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많은 인원을 수용해 기자회견을 할 장소를 선택했다"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병풍 치기'가 없다. 대선 출마자들은 대부분 많은 인사를 초청해 출정식에 함께 했다. 자신의 세를 강조하기 위한 의미도 컸다. 출마 선언하는 후보자 뒤편에 인사들을 세워 '병풍'을 치는 것도 일반적인 모습이었다. 이에 대해 안 원장 측 유민영 대변인은 "기자회견 자리에서 참석자를 소개하는 등의 절차는 없을 것"이라며 "당연히 안 원장 뒤에 인사들을 세워놓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회견 형식도 간단하다. 언론들은 "안 원장이 PT를 하기 위해 스크린 설치까지 주문했다"고 '카더라'를 앞 다투어 전했다. 이에 대해 유 대변인은 "기자회견 자리에서 PT를 한다는 보도도 있던데, 오보"라며 "스크린도 없다, 정책발표를 하는 것도 아닌데 스크린이 뭐가 필요하냐, 연단에서 마이크 들고 서서 얘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은 10~20분 간 진행 될 안 원장의 입장발표에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시간까지 합쳐 1시간을 넘지 않을 것이라고 유 대변인은 전했다.

안철수 측, "출마할 것" 확신... 일각선 '불출마 선언' 전망도

또 다른 '무'는 안 원장의 출마에 대한 확신이다. 안 원장 측에서는 "출마할 것"이라고 잘라 말한다. 하지만 아직도 일각에서는 "안 원장의 성격상 불출마를 선언할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정치권 내부에서도 "이렇게까지 하고 불출마 한다고 말하는 건 아니겠지?", "또 다시 '고민해보겠다'거나 애매모호한 답변을 내놓는 게 아닐까?"라는 의구심이 존재한다.

1년 전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를 지지하며 서울시장 출마를 양보를 한 이후부터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로 불렸던 안 원장의 고민이 그간 계속됐던 탓에 "이번에도?"라는 물음표가 남는 것이다. 

안 원장의 출마 여부가 '핫 이슈'가 된 지도 벌써 두 달째다. "조만간 결론내리겠다"던 안 원장의 결심은 지난 7월 23일 SBS (힐링캠프)에 출연한 지 60여 일이 지난 이제서야 굳어진 것. 당시 그는 "책을 통해 내 생각의 방향을 말씀드리고, (이를 통해) 저를 지지하셨던 분들이 본인들의 기대 수준과 (제가) 맞는지 판단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국민들이 나를) 판단해 보셨으면 좋겠다, 지지자들의 생각을 아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안 원장은 전국 각지를 돌며 일반 시민들과 간담회를 가졌고, 정재계 인사들을 만나 조언을 들었다. 그 결과물이 19일 발표될 기자회견에서 드러나는 것이다. '세 가지'가 없는 기자회견에서 안 원장이 어떤 콘텐츠를 들고 나타날지, 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이주연(ld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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