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21일 금요일

문재인 “쌍용차 진실, 다음 정부에서 꼭 밝혀내겠다”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9-21일자 기사 '문재인 “쌍용차 진실, 다음 정부에서 꼭 밝혀내겠다”'를 퍼왔습니다.
'힐링'행보 문재인, 쌍용차해고자 심리치유공간 '와락' 방문

ⓒNEWSIS 쌍용자동차 방문해 눈시울 붉히는 문재인

"일주일 정도 사이에 자살 시도했다는 얘기를 3번이나 들었어요. 3년 전과 지금은 하나도 변한 게 없어요. 쌍용자동차 가족들은 여전히 그 시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요. 삶과 죽음 사이를 계속 넘나드는 상태입니다."

말이 잠시 멈췄다. 한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의 아내는 울먹이며 말을 잇지 못했다. 옆에 있던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는 손을 꼬옥 붙잡으며 그를 위로했다. 

문재인 후보는 21일 경기도 평택 통복동에 위치한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과 가족들의 심리치료 공간인 '와락센터'를 방문했다. 와락센터는 2009년 쌍용차 대량해고 사태 및 옥쇄파업 이후 심리적·경제적인 어려움을 호소하는 해고자들과 가족들, 아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시민사회 지원으로 만들어진 공간이다. 

문 후보와 만난 해고자들과 가족들의 눈에서는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문 후보의 눈시울도 붉어졌다. 이들은 문 후보에게 쌍용차 문제 해결을 눈물로 호소했다. 

"어제 청문회가 있었잖아요. 쌍용차 대표를 하고 있는 이유일 사장, 조현오 전 경찰청장, 이채필 노동부 장관 등이 나와 계셨는데, 저희 가족들이 가장 듣고 싶은 말은 당장 복직시켜 주겠다는 게 아니예요. 잘못했다는 사과를 받고 싶은 거예요. 3천명에 가까운 사람들을 길 가다 채이는 돌멩이 마냥 대한 것, 짐승처럼 공권력을 자행했던 것, 그 모든 것에 대해 미안하다는 사과를 받고 싶은 거예요. 그러면 저희 쌍용차 가족들이 꼭 복직되지 않더라도 사는 게 더 편하지 않을까. 그렇게 위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또 다른 쌍용차 해고자는 재취업과 경제활동이 사실상 불가능한 현실을 토로했다. 쌍용차 해고자라는 사실이 알려지면 새로 취업한 회사에서 해고되기도 하고, 손배가압류가 걸려 있어 월급을 받아도 한 푼도 통장에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새로 취업을 해도 나중에 쌍용차 해고자라는 사실일 밝혀지면 해고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그런 일이 반복되다 보니 취업은 엄두도 못 내고 있습니다. 저희가 또 손배가압류, 파업 관련해 전과자로 걸려 있어 기본적으로 사회활동할 수 있는 것들이 없어요."

해고자 함봉득(41)씨는 문 후보에게 꼭 한을 풀어달라고 호소했다. "이명박 정권 들어서 사람을 사람으로 취급했는지. 어제 청문회 보면서, 살인과도 같은 짓을 한 조현오 (전) 경찰청장은 구속 안시키고, 우리는 길거리에서 다 헤메고, 정말 대한민국을 떠나고 싶은 마음 뿐입니다. 조현오도 구속시키고, 이명박 정권을 분명히 심판해서 죽은 22명 동지들의 한을 풀어주셨으면 합니다."

ⓒNEWSIS 쌍용차 해고자 가족들 만난 문재인 후보

이들의 눈물어린 호소에 문 후보는 "출마선언하기 전에 대한문 앞 분향소를 방문했을 때 우리 민주당 의원들이 야단을 맞았다"며 "너무 늦게 온 죄에 대한 야단이기도 하지만, 우리 사회가 무관심하고 긴 세월동안 야당이 제대로 역할을 못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어제 청문회를 통해 진실의 일단을 밝혔기 때문에, 그것을 토대로 국정조사를 추진할 것"이라며 "국정조사를 통해서 다음 정부에서는 반드시 진실을 밝혀내겠다. 차기 정부의 과제로 생각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와 함께 "해고자 본인들이나 가족들, 아이들 스트레스 문제를 국가가 해결해야 하는데 하지 않으니 민간에서 직접 나서서 와락센터를 만들었다"며 "참 고맙게 생각한다"고 해고자들과 가족들을 격려했다. 

이어 "우리나라에는 치유 프로그램이 필요한 곳이 많이 있다. 광주민주항쟁의 경우도 수많은 피해자들이 지금도 외상후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제주 4·3 피해자들도 마찬가지다. 와락센터가 치유의 모델을 잘 만들어 주시고 사회에 많이 전파도 해 달라"고 당부했다. 

문재인 "이제 모든 스트레스는 내가 다 받겠다. 여러분은 풀어달라"

눈물 다음에는 '힐링'의 시간이 있었다. 역시 해고자 아내인 권지영 와락센터 대표는 마련된 '난타' 악기를 소개하며 "저희가 다른 일을 하든지, 꼭 다시 그 회사에 들어가서 일하고 싶다는 희망을 여전히 갖고 있다"며 "그러기 위해선 오늘을 괴롭게 살면 안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오셨으니 잠깐이라도 스트레스를 풀고 가시라"고 문 후보에게 악기 강습을 권했다. 

이에 문 후보와 해고자 아내들은 북채를 들고 강사의 구령에 맞춰 북을 힘차게 두드렸다. 눈물이 가득했던 사람들의 얼굴엔 웃음꽃이 피어났다. 

'난타' 강습 후 문 후보는 "이제 모든 스트레스는 내가 다 받겠다. 여러분들은 풀어 달라"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환하게 웃었다. 

마지막으로 문 후보와 해고자들, 그리고 그 가족들은 '와락'의 의미를 되새기며 포옹을 나눴다. 

ⓒNEWSIS 쌍용차 해고자 가족들과 '난타'하는 문재인 후보

최명규 기자 press@v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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