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24일 월요일

4대강에 폐준설선 ‘둥둥’ 기름유출 등 사고 위험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9-24일자 기사 '4대강에 폐준설선 ‘둥둥’ 기름유출 등 사고 위험'을 퍼왔습니다.

사진 부산지역 환경단체 ‘생명그물’ 제공

153척 방치…관리부실 드러나
나무 등 5천여그루 말라죽기도
보수비용 눈덩이…“국민 부담”

거듭된 보강공사에도 4대강 보(둑)에서 세굴 현상이 계속되고 있음이 확인된 데([한겨레] 9월21일치 1·12면) 이어, 4대강 사업의 부실한 사후 관리 정황도 잇따라 드러나고 있다.먼저 4대강 유역에, 작업을 마친 준설선 153척이 그대로 방치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한겨레)가 민주통합당 박수현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국토해양부의 ‘준설장비 우기철 안전대책’ 공문 등을 보면, 이미 완공한 4대강 곳곳에 준설선 153척이 그대로 정박·방치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준설선은 강 유역에 놓인 채 그대로 방치되거나 강에 계속 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낙동강 유역에 132척이 방치돼 있고, 이어서 금강에 18척, 영산강에 3척이 잔류하고 있다.국토해양부는 준설선을 내보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실제 국토해양부와 부산지방국토관리청 등은 지난 5월 이후 4대강 사업 각 공구 책임자에게 수차례 공문을 보내, △준설선을 빨리 철수할 것 △안전관리를 철저히 할 것 등을 지시해 왔다. 그러나 ‘속도전’을 강조해 왔던 4대강 사업 추진 과정과 달리, 사후 처리 문제는 몇달째 제대로 해결이 안 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앞서 지난해 4대강 공사 당시부터 준설선에서 흘러나온 기름이 강 유역을 뒤덮는 사고가 잇따라 왔다. 특히 지난해 금강에 있던 준설선에서 벙커C유 등 기름이 유출됐음에도, 시공업체가 이런 사실을 숨겨 24시간 넘게 기름 유출이 방치된 사례도 있었다. 또 최근 잇따른 태풍과 호우에 유역에 방치된 폐준설선이 쓸려내려가 교각과 보에 부딪히는 아찔한 사고도 벌어졌다. 부산 지역의 환경단체인 ‘생명그물’은 태풍 산바에 폐준설선 4척이 떠내려갔으며, 이 가운데 한 척이 낙동강대교 교각에 걸리기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4대강 사업지에 하자보수도 누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수현 의원실에 따르면, 4대강 사업에 대한 크고 작은 하자보수가 39건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친수구역 조성을 위해 인공적으로 심어진 나무와 화초 등이 1년여 만에 5500여그루나 말라 죽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각지에서 발생한 균열과 포장 불량을 보수하고 수목을 교체하는 데 들어간 금액이 7억5000여만원에 이르렀다. 특히 아직 비용이 산정되지 않은 낙동강 유역에서 하자보수가 집중된 것으로 드러나, 하자보수 비용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환경운동연합의 이철재 녹색정책팀장은 “식물들이 1년 만에 말라 죽는다는 것은, 식물들의 생태적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눈요기나 장식품으로만 심어 놓았다는 방증”이라며 “강과 생태를 살리겠다며 시작된 사업이 강을 죽이고 국민에게 부담을 주는 방향으로 변질된 지 오래”라고 말했다. 박수현 의원은 “4대강 곳곳에 방치된 준설선은 환경 오염과 안전사고의 위험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사례”라며 “국토해양부는 시급히 현황을 파악한 뒤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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