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6일 목요일

‘의혹 3종’ 이길영씨 KBS 이사장에 대선 공정보도 물건너가나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9-05일자 기사 '‘의혹 3종’ 이길영씨 KBS 이사장에 대선 공정보도 물건너가나'를 퍼왔습니다.

 
정영하 <문화방송>(MBC) 노조위원장(가운데)과 노조원들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사옥 앞 기자회견에서 사쪽이 영상취재부 조직을 해체하는 등 ‘보복 인사’를 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야당쪽 이사 퇴장속 새벽 선출
새노조 “정권 나팔수 사전각본
”방문진 김재우 이사장 재임에
MBC노조 “재투쟁 돌입” 반발

* 의혹 3종 : 학력 조작· 5공 부역 · 정치성 편향(한국방송)(KBS) 이사회가 마라톤 회의 끝에 ‘반쪽 표결’로 이길영(71·전 한국방송 감사)씨를 새 이사장으로 선임했다. 이씨는 노조와 시민단체한테서 “학력 조작, 독재정권 부역, 정치적 편향성 등 ‘의혹 3종 세트’를 갖춘 부적격 인사”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앞서 (문화방송)(MBC) 최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장으로 이명박 대통령의 고려대 동문인 김재우(68)씨가 재선임돼, 대선을 앞두고 양대 공영방송의 공정 보도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한국방송 이사회는 전날 오후 4시에 시작한 회의에서 여·야 추천 이사들간 격론 끝에 5일 새벽 1시께 이씨를 새 이사장으로 선출했다. 야당 추천 이사 4명은 학력 조작 의혹의 검증을 요구하며 표결에 반대해 퇴장했고, 여권 추천 이사 7명이 만장일치로 그를 추대했다.이씨는 대학과 고교 학력 조작 의혹을 받아왔다. 정규 대학이 아닌 국민산업학교를 졸업했지만 이력서에는 ‘국민대학교 농경제학과 졸업’으로 적혀 있기도 하다. 또 서울 대신고를 졸업하고도 대구 지역 명문인 대구상고 동창회 명부에 이름이 올라가기도 했다. 그는 학력 논란에 대해 “(내가 재직했던) 문공부 인사과 담당자 등의 실수”라며 스스로 학력을 속인 적이 없다고 해명하고 있다. 그는 1987년 한국방송 보도국장으로 독재정권을 옹호하고 시민들의 민주화 요구를 부정적으로 전한 책임이 있다는 비난도 사고 있다. 윤관석 민주통합당 의원은 지난달, 전두환 정권 때 문공부가 작성한 ‘언론인 개별 접촉 보고서’를 근거로 들어 “이씨는 1987년 6·10 항쟁 당시 9시 뉴스에서 민정당 전당대회를 22분 동안 소개한 것을 보고해 민정당으로부터 치하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이씨는 2006년에는 한나라당 경북도지사 후보 선대본부장·인수위원장을 맡았다.한국방송은 이명박 대통령의 선거캠프 출신인 김인규 사장의 임기가 11월로 끝나는데 여권 주변에서는 연임이 아닌 교체설도 나오고 있다. 사장 임명제청권을 지닌 이사회의 수장 성향을 보면 공정한 인물이 새 사장으로 오는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국방송 새노조는 “한국방송을 정권의 나팔수로 전락시켜 12월 대선에서 편파·불공정 방송을 통해 정권을 잡으려는 사전 각본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지난주에는 역시 논문 표절 등의 문제가 드러난 김재우씨가 (문화방송)(MBC) 최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장으로 재선임된 바 있다. 문화방송 노조는 “재투쟁 돌입”을 선언하며, 김재철 사장을 비호해온 김씨의 이사장 연임에 반발하고 있다. 문화방송 노조는 5일 기자회견에서 “사쪽이 보복 인사를 일삼고 있다”며 “오는 10일 ‘연가 투쟁’을 하고 상황에 따라 투쟁 수위를 높여가겠다”고 밝혔다.한편 국회 예산결산위원회가 지난 3일 방문진의 경영관리와 감독 실태에 대한 감사원 감사를 의결해 문화방송 사태에 끼칠 영향이 주목된다. 문화방송이 직접적 감사 대상은 아니지만, 방문진이 문화방송을 감독하는 만큼 김재철 사장의 비리 의혹이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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