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10일 월요일

대선 D-100, 후보도 공약도 모르는 이상한 선거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9-10일자 기사 '대선 D-100, 후보도 공약도 모르는  이상한 선거'를 퍼왔습니다.
[아침신문 솎아보기] “안철수 불출마 종용 논란, 박근혜에 손해” 51.4%

18대 대통령선거가 100일 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대선 100일 전까지 대선후보를 알 수 없는 안갯속 상황이다. 새누리당을 제외하면 아직 후보가 확정되지 않았다. 민주통합당은 빠르면 이달 16일, 늦으면 23일 대선 후보를 결정한다.
민주통합당 경선이 끝나도 최종 범야권 후보가 될 지는 불투명하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출마와 단일화 여부가 최대 변수다. 통합진보당의 분당과 이후 범야권 후보 단일화 여부도 대선 직전까지 변수가 될 수 있다.
대선 100일을 앞두고 신문들은 ‘가상의 후보’를 두고 여론조사를 벌였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원장의 양자 가상대결 조사에서 한겨레 ‘박근혜 51.3%, 안철수 44.8%’, 한국일보 ‘박근혜 50.4%, 안철수 40.9%’, 동아일보 ‘박근혜 46.3%, 안철수 43.9’, 중앙일보 ‘박근혜 50.4%, 안철수 45.9%’로 조사됐다. 보수 성향의 동아일보 여론조사에서만 박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앞선 점이 눈에 띈다.
충무로의 ‘이단아’ 김기덕 감독이 영화 (피에타)로 베니스 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최우수작품상)을 수상했다. 칸영화제, 베를린영화제와 함께 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히는 베니스 영화제에서 한국 영화가 최우수작품상을 차지한 것은 처음이다. 김 감독의 수상 장면은 경향신문 국민일보 동아일보 서울신문 조선일보 한겨레 한국일보의 1면을 장식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한 이후 처음으로 한일 정상이 만났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마친 후 회의장을 나오는 길목에서다.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가 이 대통령에게 다가가 선 채로 5분 정도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10일자 아침신문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공정위 4대강 담합 처리 청와대와 사전 협의했다”)
-국민일보 (용서·구원의 메시지, 세계를 사로잡다)
-동아일보 (문제적 이단아 세계거장 우뚝)
-서울신문 (유권자 “답답합니다”)
-세계일보 (“朴 vs 야권 단일후보 박빙승부 安, 민주후보보다 경쟁력 앞서”)
-조선일보 (부동산 취득세 50% 인하 검토)
-중앙일보 (이공계 기피 15년, 재앙이 시작됐다)
-한겨레 (학원 가느라 밥도 잠도 방학도 포기…행복하냐고요?)
-한국일보 (비주류 김기덕 ‘통쾌한 반란’)

대선 후보·공약 모르는 ‘안갯속 선거’

대선을 100일 앞두고 있지만 아직 대진표가 짜이지 않았다. 대선 100일 전까지 불투명한 대결구도를 빚은 게 한두 번은 아니지만 유독 올해는 심하다는 평가다.
한국일보는 사설 (대선 D-100, 불투명한 대진표 언제까지)에서 올해 대선 또한 정책선거보다 인기투표로 끌날 가능성을 우려했다. 한국일보는 “지난해 10·26 재보선 때부터 활발한 논의를 빚은 복지·경제 민주화 방안 등을 놓고 여느 때보다 풍성한 정책논쟁을 예고한 게 올 대선”이라며 “그러나 지금도 여론조사가 가상의 대진표를 두고 유권자의 표심을 물어야 하는 마당에 유권자의 정책관심을 흐려지기 십상”이라고 우려했다. 이렇게 되면 막연하게 뭉뚱그려진 이념 성향과 후보 이미지 중심의 투표를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국민일보는 1면 기사 (공약도 없고 상대도 모른다)에서 “18대 대통령 선거가 100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대선 정국은 여전히 안갯속”이라며 “야당 후보는 선출되지도 않았고, 여당 후보는 구체적인 공약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국민일보는 “역대 대선을 보면 후보를 먼저 확정한 측이 대권을 거머쥐었다”고 소개하면서 역대 여야 후보 확정 시기를 비교했다. 실제 1992년 김영삼 민주자유당 후보, 1997년 김대중 새정치국민회의 후보, 2002년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 2007년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먼저 대선 후보로 확정됐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 9월 10일 국민일보 1면

경향신문은 3면 (대진표도 안 짜여진 ‘이상한 대선’) 기사에서 “여권도 야권도, 유권자도 출마 선언조차 하지 않은 안철수 원장을 바라보고 있다”며 “안 원장이 대선 후보 지지율 1·2위를 다투는 현실이 그 원인이자 결과”라고 분석했다. 네거티브 논란과 야권의 ‘후보 단일화론’으로 대변되는 대선판의 정치 공학 탓으로도 보인다고 진단했다.
기사에서 박상훈 후마니타스 대표는 “어떤 사람이 어떤 정책으로 어떤 변화를 이끌지 시간을 두고 충분히 판단해야 하는데, 지금은 시민 주권이 거의 껍데기만 남게 되는 상황”이라며 “역대 대선 중 시민 주권이 가장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 아닌가 싶다”고 지적했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여야가 경제민주화, 복지로 치열하게 논쟁해야 선명성이 부각되고 진일보한 정책 선거가 될 수 있다”며 “지금은 구호만 외치다 끝날 수 있다. 양쪽 정당을 다 선택하지 못하는 영향이 생긴다”고 말했다.

▲ 9월 10일 경향신문 3면

박근혜 후보, 안철수 원장에 지지율 앞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현재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안철수 원장과의 가상 양자 대결, 민주통합당 후보를 포함한 다자간 대결에서 모두 마찬가지다.
한겨레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지난 8일 전국 19세 이상 남녀 700명을 대상으로 벌인 여론조사 결과, 박근혜-안철수 양자 가상대결에서 박 후보(51.3%)가 안 원장(44.8%)을 앞질렀다.
다자대결 조사에서는 박근혜 42.1%, 안철수 24.6%, 문재인 21.7%로 조사됐다. 박근혜 후보와 문재인 후보의 가상대결에서는 박 후보가 53.3%로 문 후보(42.0%)를 10% 포인트 이상 앞질렀다.

왼쪽부터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박근혜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동아일보가 리서치앤리서치(R&R)에 의뢰해 8일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박 후보와 안 원장 간 양자대결에서 박 후보 46.3%, 안 원장 43.9%로 박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2.4% 포인트 앞섰다. 동아가 지난 7월 13일, 14일 실시한 조사에서 두 후보 간 격차는 5.2포인트 차였는데 격차가 좁혀진 것이다.
한국일보가 8일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화여론조사 결과에서는 가상 양자 대결에서 박 후보가 50.4%로 안 원장(40.9%)를 앞섰다. 3자 대결 구도에서는 박 후보(46.4%) 안 원장(27.8%) 문 후보 (16.2%) 순이었다. 

▲ 9월 10일 한겨레 4면

‘불출마 협박’ vs ‘사적 대화’ 정반대 여론조사 결과

대선 후보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신문은 가상의 후보를 두고 지지율을 조사했다. 최근 정준길 전 새누리당 공보위원이 불출마를 종용했다는 안철수 원장 측 주장에 대해 유권자들이 어떻게 판단하는지도 주요 관심사다.
한겨레 여론조사 결과 안철수 협박전화 공방에 대해 응답자들은 안철수에 더 신뢰가 간다고 답했다. “새누리당 인사가 뇌물 및 여자 문제를 폭로하겠다며 협박 및 불출마를 종용했다”는 안 원장 쪽 주장에 더 신뢰가 간다는 답변이 49.1%, “친구 사이에 시중의 소문을 전달한 사적인 전화일 뿐”이라는 새누리당 쪽 주장을 더 신뢰한다는 응답은 24.4%였다.
반면 동아일보에서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동아일보가 리서치앤리서치(R&R)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안 원장 측이 제기한 불출마 협박 논란에 대해서는 ‘사적 대화를 과장했다’(42.5%)라는 평가가 ‘명백한 협박’(33.6%)이라는 평가보다 많았다.
하지만 정준길 전 공보위원이 제기한 안 원장의 ‘투자 유치 관련 뇌물 공여 의혹’과 ‘30대 여성과의 염문설’ 등 안 원장과 관련한 각종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고 본다’는 의견이 46.2%로 ‘사실이라고 본다’는 의견(20.9%)보다 많았다. 박 후보의 핵심 지지층이라고 볼 수 있는 60대 이상에서조차 ‘사실이라고 본다’는 응답이 12.1%에 그쳤다.
동아는 후보별 선호도 조사도 실시했다. 후보별로 ‘대통령이 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은 것이다. 지지층의 충성도와 안티세력의 거부감을 동시에 살펴보겠다는 것이다. 지지층의 충성도에서는 박근혜 후보가 안철수 원장과 문재인 민주통합당 경선 후보를 앞섰다. ‘반드시 대통령이 됐으면 한다’는 응답에 박 후보는 31.3%, 안 원장은 14.8%, 문재인 경선 후보는 11.1%를 얻었다.

▲ 9월 10일 동아일보 1면

안철수 불출마 종용 논란, 박근혜 손해 51.4%

한국일보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한 전화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불출마 종용 논란에 대해 ‘과장된 얘기라는 새누리당 정준길 공보위원 주장이 맞다’는 의견이 32.3%로 ‘불출마를 종용했다는 안 원장 측 금태섭 변호사 주장이 맞다’는 의견(31.6%)보다 오차범위(±3.1%) 내에서 약간 높았다.
반면 ‘양측 공방으로 어느 쪽이 더 손해를 볼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박 후보 측이라는 답변이 51.4%로 안 원장 측이라는 응답(28.5%)보다 많았다. 가상 양자 대결에서는 박 후보의 지지율이 50.4%로 안 원장(40.9%)보다 크게 앞섰지만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가 실시한 여론조사와 동아일보 여론조사에서는 박 후보가 오차범위에서 약간 앞섰다.
한편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가 전국의 19세 이상 성인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6~7일 유무선 여론조사를 실시해 9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양자 대결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원장은 46.5% 대 44.3% 지지율로 오차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였다.

▲ 9월 10일 한국일보 1면

문재인 후보, 파죽의 10연승은 했지만…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은 종반전으로 접어들었다. 문재인 후보는 8일 부산에서 66.26% 득표율을 얻은 데 이어 9일 세종·대전·충남에서도 62.71%를 획득해 파죽의 10연승을 이어갔다. 이날까지 문 후보의 누적 득표율은 50.38%를 기록했다.
앞으로 남은 경선이 남아있는 지역은 대구·경북(12일), 경기(15일), 서울(16일)이다. 서울과 경기에는 전체 선거인단의 절반 가량이 집중돼 있다. 서울 경선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1, 2위 후보가 23일 결선투표를 실시한다.
현재까지 1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후보가 민주통합당의 최종 대선 후보가 된다고 해도 마냥 웃고 있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 최대 변수 안철수 원장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한국일보 여론조사에서도 야권 단일 후보 경쟁에서 안철수 원장의 지지율이 42.5%로 문재인 후보 36.9%보다 높았다. 다만 전체 응답자의 50.6%가 안 원장의 대선 출마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피력한 점이 눈에 띈다.
당내 대선 후보 경선을 진행하면서도 안철수 원장을 바라보고 있어야 하는 민주통합당을 향해 조선일보는 “민주당 의원 중 절반가량은 여전히 경선 후보 가운데 어느 누구를 지지하는지 분명히 하지 않은 채 당 경선은 먼 산 바라보듯 하며 당 밖 안철수 교수의 향배에만 촉각을 세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선은 이날 사설 (자기 당 후보 뽑다 말고 안철수 지원 나선 민주당)에서 “민주당은 모바일 투표의 불공정 시비로 경선판이 깨질까말까 한 데다 경선 자체가 국민 관심 밖으로 밀려 나버린 제 코가 석 자인 상황에서 ‘새누리당의 안철수 교수 불출마 협박’에 대한 당 차원 진상조사위까지 구성했다”고 비판했다.
9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경선에서는 이해찬 대표 인사말 도중 일부 대의원과 당원들이 계란과 물병을 투척하며 “불공정 경선 그만둬라” “지도부 물러나라” 등의 비난을 퍼붓기도 했다.

▲ 9월 10일 한겨레 6면

세계 영화계 평정한 충무로 이단아, 김기덕
충무로에서는 비주류로 통하지만 국제 무대에서 늘 주목을 맏았던 김기덕 감독이 마침내 일을 냈다. 김기덕 감독의 영화 (피에타)가 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열린 제69회 베니스 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피에타)는 물질만능주의의 폐해와 인간성 상실, 구원에 관한 영화다. (피에타)는 현지 언론 시사회에서 10여분간 기립박수를 받았다. 외신에서도 호평을 받아 강력한 후보로 꼽혔다. 김기덕 감독은 수상소감으로 “이 상은 나에게 주는 것이 아니라 한국영화계에 주는 상이라고 생각한다”며 민요 아리랑을 불렀다.
김 감독은 2004년 영화 (사마리아)로 베를린 영화제 은곰상(감독상), 같은 해 (빈집)으로 베니스영화제 은사자상(감독상), 지난해 (아리랑)으로 칸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을 받았다. 김 감독은 베니스 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으로 세계 3대 영화제에서 모두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는 김 감독은 국민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베니스에 있는 현지 이탈리아 팬들이 ‘황금사자상의 진정한 주인공은 피에타’라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셔서 솔직히 기대를 했던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8일 시상식에서는 김 감독의 낡고 구겨진 신발도 화제가 됐다. 그는 검은색 양복이 아닌 개량 한복, 양말도 신지 않은 채 구겨진 신발을 신고 시상대에 올랐다.
한편 영화의 투자배급사에 따르면 베니스 영화제 심사위원들은 (피에타) 주연 배우 조민수씨의 여우주연상을 만장일치로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황금사자상 수상작이 주요 부문을 또 수상할 수 없다는 규정 때문에 아쉽게 상을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우주연상은 에 출연한 이스라엘 배우 하다스 야론에게 돌아갔다.

▲ 9월 10일 국민일보 1면

이명박 대통령-노다 총리, APEC에서 조우

이명박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한 이후 처음으로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와 조우했다. 이 대통령은 9일 APEC 정상회의 직후 노다 총리와 5분여간 대화를 나눴다. 회의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노다 총리가 먼저 말을 건 것으로 알려졌다.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한·일 관계를 미래 지향적으로 발전시켜나가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중앙일보는 10면 기사에서 클린턴 장관이 9일 이 대통령과 노다 총리를 각각 만난 뒤 “한·미·일 공조가 중요하다”며 “온도를 낮추고 조화로운 방식으로 함께 노력함으로써 이익을 추구할 수 있고, 조용하고 절제된 접근법을 취하도록 (양국에)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6면 기사에서 “8일 저녁 한일 외교장관 접촉도 겐바고이치로 외상이 제의해 이뤄졌다”며 “외형상 일본의 총리와 외무상이 각각 우리 측에 ‘휴전’ 메시지를 던진 셈”이라고 분석했다.

▲ 9월 10일 중앙일보 10면

조현미 기자 | ssal@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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