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5일 수요일

악성 댓글로 두 번 우는 각시탈 보조출연자 유가족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9-04일자 기사 '악성 댓글로 두 번 우는 각시탈 보조출연자 유가족'을 퍼왓습니다.
누리꾼 37명 명예훼손 혐의 추가 고소… “우리가 원하는 건 돈이 아니라 진정성 있는 사과”

KBS 드라마 (각시탈) 촬영장소로 이동하던 중 사망한 보조출연자 고 박희석씨의 유가족이 누리꾼들의 악성 댓글로 2차 피해를 입고 있다. 유가족은 지난 3일 인터넷 기사에 악성 댓글을 남긴 누리꾼 37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유가족이 누리꾼을 고소한 것은 지난 7월에 이어 두 번째다.
유가족은 지난 3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인터넷에 올라온 기사에 유가족은 물론 고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의 댓글을 거침없이 올렸다. 지난달 29일 인터넷 언론사 ‘뉴스엔’이 올린 ‘유족 측 “각시탈 최종회 보조출연자 애도 자막, 성의 보여라’ 기사에 올라온 댓글 중에는 ‘진상중의 진상. 거지 중의 거지’, ‘연기하다 죽은 것 아니네, 별 미친가족 다 있네’, ‘목숨 하나 걸고 팔자 고쳐보려는 심산인 듯, 교통사고를 일부러 낸 것도 아닌데’, ‘속 보이게 망자를 위해서라도 이게 다 무슨 짓’, ‘정신나간 유족들아 일부러 죽인 것도 아닌데 꼭 그렇게 해야겠냐’와 같은 악성 댓글이 올라왔다.
이 기사에는 고 박희석씨의 아내 윤아무개씨와 딸이 (각시탈)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사력을 다해 사후처리 한다던 KBS, 팬엔터테인먼트, 태양기획, 동백관광은 유족에게 무엇을 하였는가’, ‘KBS는 우리아빠 돌려주고 각시탈 방영하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하는 사진이 함께 실려 있었다.

▲ 한 누리꾼이 올린 악성 댓글

윤씨는 악성 댓글이 달린 이유 중 하나가 어린 딸이 함께 1인 시위를 하는 사진때문이라고 판단해 언론사 측에 사진을 내려줄 것을 여러 차례 요청했다. 그러나 뉴스엔측은 유가족이 누리꾼들을 고소한 3일까지도 사진을 내리지 않다가 4일 오후 사진을 내렸다.
뉴스엔 관계자는 4일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사진을 내려달라는 요청이 온 것은 한 번 밖에 없다”며 “당사자가 삭제해달라고 하면 신분을 확인하는 등 절차를 밟으면 내려줄 수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반면 유가족은 “관련 기사를 쓴 다른 기자에게 전화도 하고 문자도 남겼지만 끝내 답변을 듣지 못했다”며 “본사로 전화를 건 것도 여러 번”이라고 반박했다.
해당 기사에는 4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가 300여개로 줄어들기도 했다. 유가족은 댓글이 동시에 여러 개가 삭제된 점, 일부 누리꾼들이 일반 누리꾼이라고 보기에는 힘들 정도로 험악한 말을 쏟아낸 점 등을 들어 누군가 ‘알바’를 고용해 악성 댓글을 달았을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윤씨는 “돈을 요구한 적도 없고 진정성 있는 사과를 요구하며 진실을 밝히기 위해 싸우고 있다”며 “저와 아이들을 포함해 집안 전체를 돈을 밝히는 가족사기단으로 몰아간 것을 참을 수 없다”고 말했다. 유가족은 앞서 7월 6일에도 6명의 누리꾼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바 있다.

▲ 한 누리꾼이 올린 악성 댓글

유가족은 이와 함께 지난 6월 말 고영탁 KBS 드라마국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고 국장은 지난 6월 4일 ‘미디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유가족에 대해 ‘구체적으로 뭘 요구하는지는 말 안하면서 자꾸 돈을 더 요구하는 분위기’, ‘미망인이 딸아이를 학교에도 보내지 않고 자꾸 데리고 와서 시위를 하고 있는데, 정신 좀 차렸으면 좋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유가족은 “관할 경찰서가 지지부진하게 조사를 진행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유가족 주거지 인근에 있는 수원중부경찰서에 접수한 누리꾼 고소건의 경우 관할 경찰서에서 7월 말 이전에 먼저 유가족에게 사건 진행 상황을 알려줬다. 반면 이보다 앞서 고소한 고영탁 국장 건에 대해서는 영등포경찰서 측에서 아무 연락이 없자 유가족이 먼저 경찰에 연락을 취했다. 그런데 돌아온 것은 “고영탁 국장 전화번호를 몰라 아직 연락을 하지 못했다”는 답변이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김종필 영등포경찰서 사이버수사대 팀장은 4일 미디어오늘과의 통화에서 “수사가 진행 중이라 아무 것도 얘기할 수 없다”며 “조사 결과 보고서 초안을 만들고 있고, 곧 종결할 예정”이라고만 말했다. 고 국장은 8월 초께 조사를 받고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영등포경찰서는 조만간 해당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것으로 전해졌다.
유가족은 “수원중부경찰서에 고소한 사건은 누리꾼이 거주하고 있는 관할 경찰서로 이첩돼 사건 진행 상황이 수시로 문자로 통보된다”며 “경찰서 위치만 다를 뿐인데 어쩜 이렇게 다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한편 드라마 (각시탈)은 6일 최종회 방영을 앞두고 있다.

조현미 기자 | ssal@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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