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8일 토요일

보통사람들' 사는 곳에 장애인들은 들어오지 말라?

이글은 프레시안 2012-09-07일자 기사 '보통사람들' 사는 곳에 장애인들은 들어오지 말라?'를 퍼왔습니다.
[현장] 장애인 시설 반대하는 아파트 공고문 논란

7일 오전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는 지난 4일 서울 도봉구 방학동의 한 아파트단지에서 촬영된 입주자 대표단 회장 명의의 장애인시설 반대 입장 공고문 사진이 게시됐다. 사진 게시 후 비난 여론이 이어지고 있다.

이 게시물은 7일 오후 현재 처음 트위터를 올린 사람의 계정에서만 300번이 넘게 리트윗(다른 사람의 트위터 내용을 전달하는 것) 돼 퍼져 나가고 있다.

공고문은 아파트 입주자 대표회장의 명의로 게시됐으며 "아파트 인근에 들어설 예정인 장애인 시설을 반대하는 서명을 해라"고 입주민들에게 부탁했다.

공고문은 '장애인 시설물 설치 시 문제점'을 4가지 항목으로 따로 정리했다.


▲ 장애인 시설 입주를 반대하는 아파트 공고문. 공고문의 '보통사람들이 사는 이곳'이란 표현이 눈에 띈다. ⓒ트위터

아파트 가격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첫 번째다. 마지막 부분의 "구청 앞에서 집회 시위하는 장애인 단체들을 보면서 우리는 절대로 그런 시설이 보통사람들이 사는 이곳에 들어와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는 문장도 논란거리다.

장애인을 보통사람이 아니며, 장애를 가지지 않은 사람과 완전히 격리돼 살아야 하는 존재로 경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심각한 인권 모독이다.

이 아파트는 2003년 입주를 시작한 고급형 아파트다. 방학동 일대의 명품 아파트로, 공고문에도 '명품 아파트'라 명시돼 있다. 현재 이 아파트의 1동부터 5동까지의 1단지에만 이 공고문이 게시돼 있다.

네티즌의 의견은 비난 일색이다. 트위터 아이디 m***는 "누가 보통사람이라는 건지 …내가 볼 때 정상이 아닌데"라고 했고 아이디 t***는 "미쳐가는구나"라는 짧은 평을 남겼다. 아이디 x***는 "명품 아파트라면서 사는 사람들은 어찌 그리 저질 같은 사고를 가졌는지?"라며 장애인 비하 인식을 꼬집었다.

한편 구청 관계자는 공고문에 적혀 있는 '구청 앞에서 집회 시위하는 장애인 단체'에 대해 묻자 "(공고문 작성자가 지칭하는 시위는) 시설을 요구하는 시위가 아니라 장애인 단체 내부의 세력다툼 때문에 일어난 시위였다"고 답했다.

이어 "지난번에 구청 측이 아파트 통장을 모아놓고 설명회를 한 번 했는데 그때 참가한 대표자가 자기만 알 수 없다는 생각에 알린 것 같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현재 입주민들의 반발 여론이 거세냐는 질문에 "아마 대부분 반대하지 않겠느냐"며 "(시설 입주를) 좀 더 진행해봐야 알겠다"고 밝혔다

공고문에 드러난 장애인 비하 표현에 대해 아파트 관리사무소 측은 입주민 다수의 뜻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 해당 아파트 입구마다 붙어있는 경고문 ⓒ프레시안(남빛나라)

/남빛나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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