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15일 토요일

실체없는 안철수 룸살롱에 기자들만 바글바글…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9-14일자 기사 '실체없는 안철수 룸살롱에 기자들만 바글바글…'을 퍼왔습니다.
[황당뉴스 다시보기] 막나가는 종편, “철수는 공약이 없니? 얼레리꼴레리”

조선·중앙·동아일보 종합편성채널들이 메인뉴스에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한 소문과 인터넷에 있는 비하 글을 그대로 리포트로 내보내는 등 황당한 뉴스를 내보냈다.

채널A는 13일 메인뉴스 ‘뉴스A’에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룸살롱 출입 루머를 검증한다며 현장을 찾았지만 “온 적이 없다”는 말만 들은 채 돌아섰다. 리포트 제목은 (대선 D-97/소문의 ‘안철수 룸살롱’ 가보니…)이다. 현장을 무작정 찾아간 것 외에 ‘새로운 사실’이 없는 리포트지만 채널A는 이를 메인뉴스에 내보냈다.

채널A는 “○○ 오픈 때부터 있었는데 온 적 없어요. 그런 분들이 여기 오시겠어요?”라는 룸살롱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1분 59초짜리 리포트는 중간에 ‘불출마 협박’ 통화 상황을 목격한 택시기사의 증언으로 정준길 전 새누리당 공보위원과 안철수 원장 측 금태섭 변호사의 동향을 보고하기도 했다.

▲ 채널A 메인뉴스 '뉴스A' 화면 갈무리.

채널A는 이날 톱뉴스로 (박근혜 “인혁당 피해가족 원하면 만날 것”)을 내보냈고, 둘째로 박원순 서울시장과 만난 안철수 원장의 동정을 보도했다. 이어 ‘룸살롱’ 리포트를 내보냈다.

jTBC와 TV조선은 이번 대선 정국을 초등학교 회장·반장 선거에 비유하며 안철수 원장에 대한 소문을 증폭시켰다. 

대선을 꼭 100일 남긴 지난 10일 jTBC는 메인뉴스 ‘뉴스 10’에서 ‘대선 안개정국’을 그림동화로 구성해 리포트를 내보냈다([“철수랑 목동녀랑 얼레리꼴레리” 그림동화로 본 대선정국]). 이 동화는 이번 대선을 대한초등학교의 학생회장 선거에 비유하며 박근혜 안철수 문재인 손학규 등을 후보로 출연시켰다.

▲ jTBC '뉴스 10' 화면 갈무리.

특히 이 동화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안철수 원장을 차별했다. 박근혜 후보에 대해서는 “5년 만에 다시 도전한 근혜 어린이, 이제 수첩이 없어도 불안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오랫동안 교장선생님을 지냈던 아버지 욕을 하는 건 도저히 못 참습니다”라고 소개했다. 두 문장 정도로 장점과 단점을 하나씩 소개했다.

jTBC는 반면 안철수 원장에 대해서는 단점을 부각했다. 동화는 안 원장이 백신을 공짜로 나눠줘 인기가 많다고 소개했지만 이후 연거푸 단점을 4가지나 지적했다.

“철수 어린이는 나온다 만다 똑부러진 대답을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인기가 떨어질만하면 교내 방송에 출연하거나 책을 냅니다. 그러자 슬슬 짜증 내는 아이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화장실 담벼락엔 ‘철수가 어른들 술집에 갔다’, ‘목동에 사는 여자애랑 사귄다’는 낙서까지 등장했습니다.”

앞서 jTBC는 지난 6일 (안철수 내연녀는 음악인? 접대부?…소문들 수면 위로) 제하 리포트에서 “금태섭 변호사가 박근혜 캠프 공보위원인 정준길 변호사에게 들은 얘기를 공개하면서 정치권에서만 오가던 ‘안철수의 여자’에 대한 소문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면서 ‘소문’을 보도했다. jTBC는 “정치권에선 그동안 안 교수의 ‘룸살롱 출입설’이 끊이지 않았다”며 “심지어 안 교수가 룸살롱에서 만난 여성 접대부와 사귀고 있다는 소문까지 떠돌았다”고 보도했다.

jTBC는 “‘R모 룸살롱의 M모씨가 주인공’이란 식의 믿거나 말거나 정보까지 오가는 상황”이라고 했지만 이 소문을 그대로 보도했다. jTBC는 “안 교수가 대선 무대에 한발짝 더 가까이 다가오면서 사실여부와 상관없이 앞으로도 이 소문은 계속 안 교수를 괴롭힐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TV조선은 대선을 ‘반장선거’에 비유했다. TV조선은 10일 메인뉴스 ‘뉴스 날’ ([18대 대선 D-100] 인터넷에서 떠도는 반장선거 이야기) 리포트에서 “안철수 서울대 교수가 대선출마선언을 하지 않고 있는 현 상황을 빗댄 가상대화록이 요즘 인터넷에서 인기”라며 이 글을 그대로 리포트로 내보냈다.

특히 해당 리포트에서 안철수 원장이 출마선언을 하지 않는 것에 대해 비속어로 추정되는 단어가 등장하기도 했다. 공약을 발표하지 않는 안철수 학생에 대해 ‘선생님’은 “야이 XXX아”라고 꾸짖는다.

▲ TV조선 메인뉴스 '뉴스 날' 화면 갈무리.

박근혜 문재인 손학규 안철수 김제동이 등장하는 이 리포트의 대부분은 ‘언론’으로 비유되는 ‘선생님’이 안철수 원장을 추궁하는 내용이다. 선생님은 김제동의 추천을 받은 안철수가 “제게 그런 능력과 자격이 되는지…”라고 하자 “철수는 그럼 안 하겠다는 거니?”라고 묻는다. 안철수가 “안 하겠다고는 안 했고요. 반 학생들의 생각에 따라야겠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대답하자 “그래서 후보등록할 거니, 말 거니?”라고 재차 묻는다.

김제동이 선생님에게 재차 안철수를 후보로 추천하자 선생님은 공약을 내놓으라고 한다. 안철수는 “난 공약이 없는데…”라고 독백하는 장면이 나온다. 선생님이 “철수는 공약이 없니?”라고 묻자 안철수는 “저 그게…제가 아직 후보로 나온다고 말한 건 아니라서요. 반장이 목표는 아니고요. 저는 호출된 케이스랄까요?”라고 대답했다.

해당 리포트에 대해 윤여진 언론인권센터 사무처장은 14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공정하고 객관적인 뉴스를 내보내겠다고 한 종편이 기계적 중립마저 깨뜨렸다고 볼 수 있다”면서 “지상파도 마찬가지고 종편에서 공정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윤여진 처장은 “종편의 불공정보도는 꼭 심의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장준 기자 | weshe@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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