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9월 11일 화요일

재벌 새 사외이사 38% ‘권력기관 출신’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9-10일자 기사 '재벌 새 사외이사 38% ‘권력기관 출신’'을 퍼왔습니다.

검찰 10명·행정부처 9명 등 29명
“로비창구로 전락” 비판 목소리

10대 재벌그룹 상장계열사가 지난 1년간 새로 선임한 사외이사 10명 중 4명꼴로 검찰,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 등 권력기관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재벌들이 사외이사제도를 ‘경영권 감시’라는 애초의 도입 취지와 달리 인맥을 이용하려는 ‘로비 창구’로 전락시켰다는 비판을 받을 대목이다.10일 재벌닷컴 자료를 보면, 6월말 현재 10대 그룹 소속 93개 상장계열사의 신규 선임 사외이사 77명 중 검찰 출신은 10명이었다. 행정부처 9명, 국세청 4명, 공정위 3명, 법원2명, 관세청 출신 1명 등이었다. 신임 사외이사의 37.7%(29명)가 이른바 ‘힘있는 기관’ 출신이었다. 이들 기관 출신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출신 직업군은 교수로 31명(40.3%)이었다. 기업인 4명, 금융인 출신은 4명이었다.차관급에서 신규 선임된 인물을 보면, 김정관 전 지식경제부 2차관(삼성생명), 문효남 전 부산고검장(삼성화재), 노민기 전 노동부 차관(삼성에스디아이ㆍ롯데미도파), 서대원 전 국정원 1차장(두산), 이재훈 전 지식경제부 2차관(두산인프라코어), 조근호 전 법무연수원장(롯데손해보험), 문성우 전 대검 차장검사(대한생명), 이동명 전 의정부지법원장(한진해운) 등이다. 국세청에서는 이주석 전 서울지방국세청장(대한항공), 김남문 전 대전지방국세청장(롯데칠성), 석호영 전 서울지방국세청 국장(현대글로비스) 등이 이름을 올렸다.재선임된 기존 인사들까지 포함한 10대 그룹 사외이사 전체에서 장·차관 등 고위관료와 검찰, 금감원, 국세청 등 권력기관 출신 인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36.4%(120명)로 나타났다. 출신 기관으로 보면 검찰이 27명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이 행정부처(20명), 국세청(17명), 법원(15명), 공정위(10명) 순이었다.장관 출신도 8명이나 됐다. 이건춘 전 건설부 장관이 지에스(GS) 사외이사로 일하고 있으며 이환균 전 건설교통부장관(에스케이시앤시), 김대환 전 노동부장관(엘지), 이희범 전 산업자원부장관(대한항공), 김종민 전 문화부장관(한화증권), 김영주 전 산업자원부 장관(에스케이이노베이션)도 대기업 사외이사를 맡고 있다. 검찰총장 출신으로는 정구영 전 총장이 두산엔진, 이종남 전 총장이 삼성생명 사외이사를 맡았다.김선웅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장은 “현재 경영감시라는 취지로 대기업에서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며 “대기업들은 이사회가 갖는 무게감을 외부에 과시하고 규제 이슈에 대한 로비 통로 확보를 목적으로 권력기관 출신을 사외이사로 임명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권은중 기자 detail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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