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경향신문 2012-05-17일자 사설 '[사설]OECD 최고 수준에 이른 소득 불평등'을 퍼왔습니다.
우리나라 근로소득 불평등 정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멕시코 다음으로 심각하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가 발표한 ‘근로소득 불평등 실태’ 보고서는 국세청의 근로소득 연말정산 신고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것이어서 정부가 내놓는 경제활동인구조사 통계보다 실상에 더 근접한 것으로 평가된다.
노동사회연구소가 2010년 근로소득자 1518만명의 근로소득을 기준으로 계산한 지니계수는 0.503으로 2009년의 0.494보다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불평등을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0’의 경우 완전평등, ‘1’은 완전불평등을 의미하며,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 정도가 심하다. 개인별 근로소득이 아닌 가구소득을 기준으로 작성하는 정부 통계상의 지니계수는 2009년 0.314에서 2010년 0.310으로 개선됐다가 지난해 0.311로 악화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소득 불평등 정도는 가구소득 기준의 지니계수로 비교할 때 OECD 평균(0.314) 수준이어서 그리 심각하지 않은 것처럼 인식돼왔다. 하지만 개인별 소득을 기준으로 할 경우 불평등이 훨씬 심각한 수준임을 잘 보여준다.
저소득 가구일수록 생계를 위해 일하는 식구가 많게 마련이다. 그러다 보니 가구소득 기준의 불평등 정도가 개인별 근로소득의 불평등보다 낮게 나타나 소득 불평등에 대한 일종의 착시현상을 초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니계수와 함께 소득 불평등 수준을 보여주는 또 다른 지표인 근로소득 10분위 배율(상위 10% 소득의 하위 10% 소득 배율)의 경우 전체 근로자를 대상으로 할 경우 5.23배로 나타났다. 비교가능한 27개 OECD 회원국 가운데 멕시코(5.71) 다음으로 높은 수준이다. 10분위 배율 역시 5인 이상 사업체의 상용직을 대상으로 한 정부 통계(4.78배)보다 훨씬 높다.
노동사회연구소의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소득 불평등이 정부의 공식 통계를 바탕으로 한 지금까지의 평가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임을 말해준다. ‘OECD 평균 수준의 소득 불평등’에 안주할 상황이 절대 아님을 일깨운다. 근로소득의 불평등 정도가 심한 이유는 전체 근로자의 절반에 이르는 세계 최고 수준의 비정규직 비율과 대기업·중소기업 간의 임금 격차 등을 꼽을 수 있다. 최근 들어서는 고소득 근로자가 집중된 수출중심 소수 대기업과 나머지 기업 간의 임금격차가 가파르게 벌어지면서 소득 불평등을 더욱 부채질하는 요인이 되고 있기도 하다.
소득 불평등 구조는 이처럼 갈수록 심화하는 반면 이를 완화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은 턱없이 미진하다. 체계적이지도 못하다. 불평등 시정을 겨냥한 조세정책을 비롯해 소득 재분배 정책의 절박성에 대한 인식마저 부족하다. 가장 기초적이고 시급을 요하는 저소득층 지원을 위한 복지정책조차 여전히 논쟁의 대상이 되는 답답한 현실이다. 소득 불평등 개선 없는 경제발전은 상상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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