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5월 28일 월요일

“조용기 목사 일가, 교회에 335억 손실 끼쳐”


이글은 경향신문 2012-05-27일자 기사 '“조용기 목사 일가, 교회에 335억 손실 끼쳐”'를 퍼왔습니다.
ㆍ순복음교회 특위, 장로들 의혹 제기 내용 확인

여의도순복음교회 ‘교회 의혹 진상조사특별위원회’는 “조용기 원로목사(사진)와 가족이 교회에 손해를 끼친 의혹이 일부 사실”이라고 조사 결과를 밝혔다.

교회 공식기구가 조 목사와 가족들에게 제기된 의혹을 일부 인정하고 비판의 목소리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발표로 교회 사유화 움직임에 대한 내부의 비판 목소리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여의도순복음교회 장로 51명은 지난해 9월 조 목사와 장남 조희준 전 국민일보 회장이 교회에 손해를 끼쳤다며 배임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진상조사특별위원회는 27일 중간 조사 결과를 장로회에 보고했다. 위원회는 “장로들이 제기한 비리 의혹 11가지 가운데 중요한 2건에 대한 진상조사를 해본 결과 교회 손실액이 335억원으로 추정됐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이어 “직접 연루된 당사자들에게 확인해보니 한결같이 윗분의 지시를 거부할 수 없었다고 시인했다”고 말했다.

첫 번째 의혹은 2002년 조희준 전 회장이 자신이 소유한 한 회사의 주식 27만5000주와 교회 소유의 영산아트홀을 맞바꾸는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당시 그 회사의 주식은 거래가치가 거의 없었지만 조 전 회장은 주당 8만원이 넘는 고가로 쳐서 200억원이 넘는 돈으로 환산해 영산아트홀을 넘겨받았다. 위원회는 이 사건으로 교회가 입은 손실이 305억원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두 번째는 위원회가 밝힌 ‘조모씨’(조 전 회장으로 추정)의 투자 지시로 2000년 교회 돈 30억원을 벤처투자조합에 출자했으나 대부분 손실을 입은 사건이다. 당초 교회는 손해가 나더라도 가장 먼저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순위를 부여받았으나 2003년 청산 당시 알 수 없는 이유로 중소기업진흥공단에 이를 양보했다.

교회는 30억원을 투자하고도 현금 4억원과 거래가치가 없는 주식 일부를 배분받았다. 위원회는 “이 건으로도 교회가 26억여원의 손실을 입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책임 당사자들이 아무런 반성의 기색도 없이 조 원로목사님 가까이에서 목사님의 입장만 더 어렵게 하고 있다”며 “가시적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 한 의혹 사건에 대한 조사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장로는 “교회 재산을 처분할 때는 당회 승인을 받도록 돼 있는데 그런 과정이 생략됐다”며 “조 원로목사는 자신과 가족에 대한 고발을 폄훼라고 했으나 고발 내용이 교회 내부의 공식기관에서 사실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조 목사에 대한 장로회의 비판적 분위기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지난 16일에도 고발에 참여한 장로 3명을 제명하려는 조 목사 측의 시도가 있었지만 당기위원회에 참석한 37명의 장로 가운데 34명이 반대해 부결됐다.

지난해에는 조 목사 가족들의 교회 사유화에 반대하는 서명에 시무장로 807명 중 90% 이상이 참여하기도 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측은 “종결되지 않은 교회 내부 사건이라 공식입장을 밝히는 건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황경상 기자 yellowpi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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