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5월 29일 화요일

중앙일보의 궤변, 파업 때문에 생방송 못했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5-28일자 기사 '중앙일보의 궤변, 파업 때문에 생방송 못했다?'를 퍼왔습니다.
KBS·MBC “전사자 귀환 생방 안한게 파업탓? 사실과달라…꿰맞추기식 보도” 반발

한국전쟁 당시 북한에서 숨진 국군 전사자 유해가 62년 만에 국내로 귀환한 행사를 KBS·MBC·SBS 지상파 방송3사가 생중계하지 않은 이유가 MBC·KBS의 장기파업 탓이라는 한 보수신문 칼럼에 대해 꿰어맞추기식 주장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장기파업 중인 MBC와 KBS의 중계인력 등 스탭 모두 파업에 불참하고 있고, 이미 5·18, 초파일, 현충일 등 기념행사 중계를 차질없이 방송했거나 예정돼있기 때문이다. KBS는 생중계 못한 이유는 유해 송환 도착 시간이 예정보다 늦어져 못한 것이지, 파업과는 무관하다며 칼럼에 대해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임주리 중앙일보 기자는 28일 중앙일보의 ‘현장에서’ 칼럼에서 “북한에서 발굴된 국군 전사자 유해 12구 귀환에 대해 우리는 지상파 방송 어느 곳에서도 이 장면을 생중계로 볼 수 없었다”며 그 이유를 두고 “KBS와 MBC의 장기파업 여파 때문”이라고 단정했다. 임 기자는 “(KBS의) 노사 모두 ‘공정’과 ‘공영’을 외치는 동안 시청자는 25일의 역사적 현장을 놓쳐야 했다”며 “(생중계가 아닌) 녹화방송은 의미가 떨어진다. 공영성이란, 이런 현장의 누적에서 나오는 게 아닐까”라고 비난했다.
임 기자는 이 중계를 방송 3사가 아닌 YTN과 JTBC만 생중계했다고 강조했다.

지난 25일 저녁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

지난 25일 저녁 방송된 KBS <뉴스9>

이를 두고 KBS와 MBC 측은 파업 여파로 생중계 못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비판했다. 뉴스중계인력이 모두 파업에 불참하고 있기 때문. 또한 생중계 하지 않은 지상파 방송 3사 가운데 정작 SBS는 파업을 하고 있지 않다.
배재성 KBS 홍보실장은 28일 “애초 중계여부에 대한 의뢰를 받은 뒤, 애초 유해도착시간이 아침 7시 경 정도면 될 것이라는 얘기를 듣고, 그 시간이 아침 ‘뉴스광장’의 방송시간이기 때문에 뉴스 중계차로 방송할 판단으로 뉴스중계차를 내보내기로 했다”며 “그런데 갑자기 현지에서 사정이 생겨서 유해도착 행사 시간 자체가 8시40분으로 늦어졌다. 이 시간은 뉴스 시간이 다 끝난 뒤였기 때문에 중계하지 못한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배 실장은 “중계가 어려운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중계 스탭은 파업에 참여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파업과 아무 관련이 없다”며 “파업 여파와 무관하다는 설명을 충분히 해줬는데 왜 이런 식으로 칼럼을 썼는지 이해가 안된다. 대응여부를 고민중”이라고 밝혔다.
MBC도 마찬가지였다. 김동수 MBC 뉴스중계팀장은 “우리가 파업중이라도 중계인력이 있기 때문에 중계방송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다”며 “오늘(28일) 오전 MBC가 초파일(석가탄신일) 중계도 했다. 파업 때문에 유해송환식 중계를 안했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비판했다.
통상 국가기념일 행사는 지상파 3사가 순번대로 돌아가면서 한 방송씩 생중계를 주관하고 나머지 방송은 이를 받아 생방송(수중계)한다는 것이 KBS, MBC측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지난 5·18 항쟁 기념식 땐 KBS가, 석가탄신일 땐 MBC가 맡아서 했고, 오는 현충일 기념식은 SBS가 하기로 예정돼있다.

지난 25일 저녁 방송된 SBS <8뉴스> 톱뉴스

KBS 새노조 파업으로 생중계하지 못했고, 역사의 현장을 놓쳤다는 임 기자의 주장에 대해 최경영 KBS 새노조 공정방송추진위원회 간사는 “자기들이 원하는 시각으로 원하는 사실만 꿰어 맞춰서 보도한 것”이라며 “공영성에 관한 그 기자의 주장은 그 행사의 생중계를 해야 할만큼 중요한 일이라고 주장할 수 있겠지만, 마치 그 행사를 생방송하지 않으면 공영성이 없는 것인양 주장해서는 안되는 것”이라고 혹평했다. 방송 3사가 생중계는 안했지만 당일 메인뉴스에서 톱뉴스로 각각 2~3꼭지씩 대대적인 보도를 한 것은 그만큼 이 행사를 소홀히 생각지 않은 것이라고 최 간사는 설명했다.

영웅들을 추모하며 영웅들을 추모하며 (서울=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25일 서울 용산 미군기지 나이트필드 연병장에서 열린 美 현충일 기념 의장행사에서 참석자들이 전사자 명부를 바라보며 경례를 하고 있다. 2012.5.25 leesh@yna.co.kr/2012-05-25 13:45:13/ <저작권자 ⓒ 1980-2012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1980-2012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최 간사는 “더구나 스스로 진단한 원인(파업 여파)과 결과(생방송 안한 것)도 명확하지 못하게 보도하는 것은 짜맞추기식 보도”라며 “전원책 변호사가 ‘김정일 개××라고 말하지 않으면 종북이라고 몰아붙이는 무식한 단순 논리와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임주리 중앙일보 기자에게 여러번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보냈지만 답을 하지 않았다.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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