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5월 31일 목요일

“진보정당 북한에만 다른 잣대 동의 못해”


이글은 경향신문 2012-05-31일자 기사 '“진보정당 북한에만 다른 잣대 동의 못해”'를 퍼왔습니다.

ㆍ안철수, 부산대 특강서 당권파 대북관 비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사진)은 30일 폭력 사태로 얼룩진 통합진보당 문제를 두고 “진보를 표방하는 정당에서 민주적인 절차가 지켜지지 않았다는 것에 많은 분들이 실망했다”고 당권파를 비판했다. 

안 원장은 이날 고향인 부산의 금정구 부산대 실내체육관에서 총학생회 주최로 열린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이라는 주제의 강연에서 “진보정당은 기존 정당보다 훨씬 더 민주적 절차를 중시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안 원장이 구체적 현안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안 원장은 “진보정당이 인권과 평화 같은 보편적 가치를 중시해야 하는데 이러한 잣대가 북한에 대해서만 다르게 적용되는 것은 동의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좋든 싫든 우리가 대화할 상대지만 보편적 인권이나 평화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라며 “유독 이 문제가 보이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국민들에게 받아들여지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개인의 사상은 헌법에서 보장되는 권리이지만, 국가 경영에 참여하는 정당이나 정치인은 이 문제에 대해 솔직히 밝히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보수세력의 색깔론 공세에 안 원장은 “건강하지 못한 이념 논쟁으로 가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박원순 서울시장을 두고 일부에서 빨갱이라고 공격하는 것을 보고 어처구니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안 원장은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이 제안한 공동정부론에 대해 “이 시점에서 제가 답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답을 피했다.

그는 정치 참여와 관련해 “만약 정치를 하게 된다면 과연 그 기대, 저를 통한 사회적 열망에 어긋나지 않을 수 있을까 그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는 게 도리”라며 “지금 제가 그 과정 중에 있다”고 했다.

이어 “사회 변화에 대한 열망들이 저를 통해 분출된 것인데 저에 대한 지지의 본뜻, 사람들의 뜻을 파악하고 결정을 내리면 분명하게 말씀드리겠다”며 “누구의 입을 통해 어떻다는 것은 믿지 마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안 원장은 정치권을 향해선 “여전히 정치가 과거의 프레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력 정치인을 두고 한쪽에선 10년째 어떤 분 자제라고 공격하고, 한쪽에선 싸잡아 좌파세력이라고 공격하고 있다”며 “그런 게 낡은 프레임, 낡은 체제”라고 덧붙였다.

부산 | 김진우 기자 jw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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