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미디어스 2012-05-06일자 기사 '[데스크 칼럼]'패밀리' 경기동부연합과 ‘보스’ 이석기의 '무책임''을 퍼왔습니다.
'수습안' 거부하는 무책임한 통합진보당 당권파
통합진보당이 역사의 ‘갈림길’ 앞에 섰다. 이틀에 걸친 격렬한 진통 끝에 당의 전국운영위원회는 5일 대표단과 비례순위 경쟁명부의 비례 당선자와 후보자 전원에 대해 총사퇴를 권고하기로 결정했다. 관련 당사자들에게는 ‘권고’의 형식을 빌려 표현되었지만 사실상 통합진보당의 ‘결정’으로 받아들여지면서 극적으로 사태수습의 단초가 마련된 것이다.
특히나, 운영위원회의 결정은 유시민 대표의 비례대표직 승계포기와 함께 작동하여, 당 비례대표 의원직 1명분의 ‘반납’이라는 ‘희생’과 ‘반성’, 그리고 ‘책임’의 모습까지 함께 자연스럽게 연출되면서, 부정경선사태로 빚어진 통합진보당에 대한 국민의 실망감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는 작은 ‘감동’을 느끼게 해주었다.
▲ 4일 통합진보당 전국운영위원회 회의ⓒ 연합뉴스
그러나, 그 감동도 잠시, 바로 당권파의 반발로 사태는 또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는 듯 하다. 사퇴권고를 받은 청년비례 김재연 당선자가 '사퇴불가'입장을 밝힌 것이다. 통합진보당을 이 지경으로 만든, ‘경기동부연합’이라고 지칭되는 당권파들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참으로 뻔뻔하고도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진상조사위원회의 진상조사결과에 따르면, 당직자가 선관위의 승인없이 온라인투표의 ‘소스’코드를 열어보고, 선거인단 수보다 투표자 수가 많은 사례가 발견되고, 관리자의 직인이 없는 투표용지가 발견되는 등 총체적인 부정이 있었다.
이에 대해 당권파들은 기술적으로 투표부정의 ‘성격’에 대해 증명하기 힘든 조사 결과의 일부 이슈를 꼬투리 삼아 전체를 부정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본말이 전도된 주장이다. 하나를 예로 들자면 이런 식이다. ‘소스코드’ 열람수정이 ‘투표조작’으로 이어졌는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기술적으로 소스코드 ‘열람’ 이전과 ‘이후’ 상태의 변화가 있었는지 확인하는 것이 어렵다고 한다. 이렇게 기술적으로 ‘확인’이 어렵다는 점을 들어 ‘정황’만 있지 ‘부정’의 증거는 없다는 식의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문제제기는 근본적인 질문 앞에 곁가지일 뿐이다. “왜 선관위가 아닌 자격없는 당직자의 지시에 의해 임의로 수정했느냐”는 물음에 뭐라고 변명할 수 있는가. 진상조사위가 발표한 이 내용마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할 수 있는가.
그래서 당권파의 문제제기는 국민의 눈에 '책임회피'의 구실을 찾으려는 무책임한 태도로 비춰질뿐이다. 국민들은 ‘통합진보당’내에서 벌어지는 세부적 ‘증명’의 문제에 대해서 그다지 관심이 없다. 당의 공식기구인 진상조사위원회의 공식발표가 있었고, 그 발표에 대해 통합진보당 모두가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라는 것이 국민적 관심사다.
당내에서 사실의 ‘층위’ 문제로 싸울 내용은 더 조사하고 보완하면 된다. 하지만 이미 확인 발표된 굵직한 내용들에 대해서는 통합진보당 전체가 즉각적으로 책임져야하는 문제다. 통합진보당에 대한 지지율이 급락하고, 진보진영에 대한 불신이 급속히 확산되는 것이 느껴지지 않는단 말인가.
지금은 ‘이정희’냐, ‘유시민’이냐, ‘윤금숙’이냐 ‘이석기’냐, ‘김재연’이냐가 아니다. 당에서 책임있는 위치에 있는 당직자들과 그 부정경선투표에 나섰던 비례대표 후보자들은 모두 사퇴해야 한다는 게 여론이다. 그것이 당이 대외적으로 발표한 당의 수습책이자 책임지는 자세이다.
특히 당의 공식적 책임을 담은 ‘수습방안’에 대해 계속 딴지를 거는 ‘당권파’의 모습은 ‘패밀리’와 '보스'를 지키기 위해, 앞뒤 가리지 않는 ‘마피아’ 조직을 연상케 한다.
▲ 통합진보당 이석기 당선자 ⓒ연합뉴스
‘비례대표 부정경선’사태의 가장 중심에 놓여있으면서 당권파 ‘경기동부연합’의 핵심인사라고 지목된 ‘이석기’당선자. 논란의 중심에 있는 그는 아직도 말이 없다. 경선조사 발표이후 이정희 대표가 앞장서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결과를 부정하더니, 이 대표가 사퇴한 뒤에는 ‘청년비례대표’인 대학생 김재연 당선자가 그녀의 뒤를 이어 진상조사결과를 부정하며 당권파의 논리를 대변하고 나섰다.
앞서 전국여성농민회 회장을 지낸 비례대표 1번 윤금순 후보가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비례당선 자격을 전격사퇴를 하며, ‘수습안’을 도출하는 데 물꼬를 냈다.
비례대표 2순위이자, 경선투표에서는 1위에 오른 이석기 당선자가 당연히 나서야 할 상황이다. 그가 의도했던 그렇지 않았던 사태의 수습안을 내놓지도 못하고 침묵하고 있는 그는 자신에게 날아오는 비판의 화살을 ‘여성’정치인들 뒤에 숨어 피하고 있는 꼴로 비쳐지고 있다.
이석기 당선자가 계속 숨은 채 당권파의 저항을 ‘방관’하고 있거나 혹은 ‘배후조종’하고 있다면, 사태는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분당’을 넘어 ‘검찰’의 개입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진보’는 분열하고, ‘야권연대’는 물 건너간다. ‘정치검찰’이라고 그토록 비판해왔던 검찰에게 ‘진보정당’의 운명을 내맡기게 된다. 올 12월에 기대하고 있는 ‘정권교체’도 당연히 물 건너가게 된다.
편집장 윤성한 | gayaju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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