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시사인 2012-05-02일자 기사 '곽노현 “사전합의 없었는데 사후매수 성립하나”'를 퍼왔습니다.
교육감 선거 때 상대 후보를 매수한 혐의로 항소심에서 징역 1년 실형을 선고받은 곽노현 교육감과 돈을 건넨 강경선 교수를 만났다. 곽 교육감은 “선행으로 한 일이 결국 법률적 유죄가 되어버렸다”라고 항변했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4월17일 항소심에서 징역 1년 실형을 선고받았다. 2010년 교육감 선거 때 상대 후보를 매수한 혐의로 곽 교육감은 1심에서 3000만원 벌금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 서울고법 형사합의 2부(재판장 김동오)는 이날 “곽 교육감에게 실무진 간 금전 지급 합의의 직접적 책임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교육감 선거의 후보자 사후 매수 행위는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중대 범죄다. 범행 수단과 방법, 범행 후 정황 등을 고려하면 벌금 3000만원을 선고한 1심은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라고 밝혔다.
곽노현 교육감 측은 경제적·사회적으로 위기에 처한 박명기교수를 살리기 위해 선의에서 돈을 준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박명기 교수는 카드 돌려막기를 할 정도로 어려운 형편이었고, 사채업자들의 압박에 죽고 싶다는 이야기를 여러 차례 했다는 것이다. 곽 교육감의 돈을 박명기 교수에게 건넨 혐의로 곽 교육감과 함께 법정에 섰던 강경선 방송통신대 교수는 “곽 교육감은 선거와 당선 이후까지 한 번도 매수를 시도한 적이 없다. 돈을 주자고 주장한 사람도 곽노현이 아니라 나다”라고 말했다.
곽 교육감은 집행유예 없는 징역형을 받았다. 대법원은 1·2심처럼 사실관계나 형량을 따지지 않고 하급심이 적용한 법률이 맞는지 유·무죄 여부만 판단하는 법률심이다. 곽 교육감은 대법원에서 구속될 확률이 매우 높다. 법원이 재판을 서두르고 있는 만큼 대법원 판결은 7월께 나올 가능성이 크다. 2심 선고를 받은 4월17일 오후 서울시교육청 집무실에서 곽노현 교육감과 강경선 교수를 만났다.
ⓒ시사IN 백승기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오른쪽)과 박명기 교수에게 돈을 건넨 강경선 방송통신대 교수(왼쪽). 둘은 검찰의 기소 내용이 대부분 무너졌다고 주장했다.
2심에서 집행유예 없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대단히 이례적인 경우다.
곽노현:재판부가 벌금형에서 징역 1년으로 형량을 높였다. 놀라운 일이다. 설명도 납득도 안 된다. 사실관계가 달라지거나 범죄 혐의가 추가된 게 없다. 이것은 굉장한 모순이다. 선행으로 한 일이, 결국 법률적 유죄가 되어버렸다.2심 선고가 있기 전부터 형량이 높아질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는데….
단일화를 위해 사전에 금전적 합의를 하지 않았다고 법원이 인정했다면 후보자 매수가 아니라는 것 또한 인정했다는 뜻 아닌가?
강경선:검찰의 기소 조항인 공직선거법 제232조 제1항 제2호에는 ‘금전 제공 등에 대한 사전 약속을 범죄 구성 요건으로 하지 않는다’고 되어 있다. 재판부는 이 해석을 ‘사전 약속 없이도 처벌할 수 있다’고 적용한 것이다. 이는 상식에 반하는 판결이다. 이른바 사후 매수는 언어적으로 난센스다. 예컨대, 내 소유에 이미 속하는 물건을 내가 다시 매입할 수 없듯이, 이미 사퇴해버린 자는 후보자 지위를 거래의 대상으로 삼을 수도 없으며, 팔려고 해도 누가 사지 않는다. 사퇴하기 전의 후보자 지위만이 정치적·경제적 거래 대상이 될 수 있다.
ⓒ시사IN 조남진 곽노현 교육감이 4월18일 항소심 선고에 대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곽노현:사전 매수를 하기 위해서는 선거일 이전에 뭔가 약속을 해야 한다. 직접 하든, 제3자를 통해서 하든. 그것에 따라 대가를 지급하거나 나중에 지급할 수 있는 것이다. 그래야 매수가 성립된다. 재판부는 ‘사전에 합의한 사람이 없다’고 판결문에 적었다. 항소심 판결에는 매우 재미있게도, 두 번이나 이런 표현이 나온다. “돈을 준 것이 5·19 동서 합의(동서 사이인 박명기 후보의 선거대책본부장과 곽노현 후보의 회계 담당자가 가진 사적 합의)하고는 무관하다.”선거 전에 합의한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인가? 주변에서도 없었나?
‘사후 매수죄’는 상당히 생소한 개념이다. 해외 사례는 어떤가?
나중에라도 당선자가 낙선자를 도우면 대가성이 있다고 논란이 될 수 있는 것 아닌가.곽노현:선거 연관성을 100% 대가성으로 등치시켰다. 법의 분별력을 믿는 우리에게는 납득이 안 간다. 사기죄가 되려면 사기 행위가 있어야 하고, 절도죄가 성립하려면 절도 행위가 있어야 한다. 사후 매수가 있으려면 사전 합의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법적으로 없다고 인정하고는, 사후 매수는 성립한다고 했다. 판결문 1심 200쪽, 2심 50쪽을 다 읽어봐도 모르겠다. 곽노현과 강경선이 한 행위 중에 파렴치한 행위가 있으면 지적해보라. 파렴치한 범죄행위, 부끄러운 행위가 단 하나라도 있는가. 벌줘야 하는 행위가 있는가. 시민들에게 묻고 싶다.강경선:박명기 후보가 사퇴하기까지 곽노현에 의한 후보 매수 행위는 존재하지 않았다. 다만 ‘박명기 후보가 그동안 지출한 선거운동 비용 7억의 손실을 고스란히 안고 가지 않도록 하자’는 약속이 있었을 뿐이다. 그것도 곽노현은 모르게 진행하자는 의견이었다. 더욱이 합의 형태를 보면, 박명기 교수가 곽노현 교육감을 먼저 찾아간다. 일반적으로 매수를 하기 위해서는 후보 지위를 유지하는 자가 ‘돈을 줄 테니 사퇴하라’고 하는 것 아닌가.
결국 돈을 준 것이 문제다. 아무리 어렵다고 해도 돈을 주면 의심을 살 수밖에 없다.
곽 교육감은 출범 때부터 보수 언론의 집중 공격을 받아왔다는 평을 듣는다.
범법 행위를 저지르고도 그다지 주목받지 않았던 공정택 전 교육감과 달리 이들 언론의 집중 견제를 받은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나?
7월이면 대법원 판결이 날 것 같다. 구속될 확률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
재판 여파로 곽 교육감이 교육행정을 제대로 챙길 수 있을지 의심스러워 하는 학부모들도 있다.
주진우 기자 | ace@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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